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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에서 트럭 하역작업 포착...버스, 사람들 움직임도


트럭 한 대(아래 붉은 원 안)가 개성공단의 한 공장건물 내부로 통하는 대형 통로에 맞댄 상태로 정차해 있다. 사진 위쪽 도로에는 버스가 달리고 있다.
트럭 한 대(아래 붉은 원 안)가 개성공단의 한 공장건물 내부로 통하는 대형 통로에 맞댄 상태로 정차해 있다. 사진 위쪽 도로에는 버스가 달리고 있다.

개성공단에서 대형 트럭이 물품을 반출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모습이 위성사진에 포착됐습니다. 공단 내에서는 버스들이 움직이고, 이전에 보이지 않던 사람과 차량이 등장하는 등 무단 가동의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개성공단 중심부에 위치한 한 공장건물에 트럭 한 대가 발견됐습니다.

‘VOA’가 ‘구글어스’를 통해 지난해 11월30일 개성공단을 찍은 ‘디지털글로브’의 위성사진을 살펴 본 결과 약 13m 길이의 이 트럭은 해당 공장건물 외벽에 맞닿은 형태로 주차돼 있었습니다.

이 트럭이 정차한 위치가 건물 내부로 통하는 대형 통로인 점으로 미뤄볼 때, 트럭은 물건을 싣거나 내리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주변에는 사람으로 보이는 작은 물체와 그림자도 포착됐습니다.

개성공단이 폐쇄된 지난 2016년 2월 이후 이 공장을 찍은 위성사진에선 해당 지점에 트럭을 비롯해 사람이 포착된 적은 없었습니다.

또 다른 건물 공터에 주차된 차량(붉은 원 안)을 찍은 지난해 11월30일자 위성사진.
또 다른 건물 공터에 주차된 차량(붉은 원 안)을 찍은 지난해 11월30일자 위성사진.

사람의 흔적이 발견된 건 이곳뿐만이 아닙니다.

이 공장건물에서 남쪽으로 100m 떨어진 바로 앞 건물 앞 공터에도 약 5m 길이의 하얀색 차량이 주차돼 있는데, 이 역시 과거 사진에선 볼 수 없던 모습입니다.

그 외 공단 내 곳곳에 쌓여 있던 물건이 이동을 하거나, 쓰레기더미로 보이는 물체들이 사라지는 등 사람의 손길이 닿은 것으로 추정되는 움직임을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또 트럭이 발견됐던 지점으로부터 북동쪽으로 약 200m 떨어진 대로에는 개성공단에서 운영되던 파란색 버스가 이동하는 모습도 관측됐습니다. 이 버스에서 북쪽으로 약 230m 더 올라가면 교차로에 또 다른 버스 한 대가 서 있는 모습도 보입니다.

개성공단 버스 차고지의 지난해 11월 모습. 사진 위쪽 도로에는 운행 중인 버스(붉은 원 안)도 보인다.
개성공단 버스 차고지의 지난해 11월 모습. 사진 위쪽 도로에는 운행 중인 버스(붉은 원 안)도 보인다.

개성공단 버스들이 개성 시내에서 돌아다니는 모습은 과거에도 포착된 적이 있지만, 공단 내 도로를 운행하는 버스가 포착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런 움직임과 맞물려 개성공단 내 버스 차고지에서도 버스들이 대거 이동한 흔적이 보입니다.

앞서 ‘VOA’는 지난해 6월16일 촬영한 위성사진을 토대로 총 33대의 버스가 기존의 주차 자리에서 사라졌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진에서도 추가로 약 30대의 버스가 기존 자리를 이탈해 새로운 곳에 주차된 것이 확인됐습니다.

‘VOA’는 지난 2016년 9월과 12월의 위성사진 등을 통해 개성공단 내 버스의 움직임이 없다는 사실을 파악한 바 있습니다. 당시 위성사진에서 버스들은 주차 자리를 바꾸지 않았을 뿐 아니라, 비스듬히 주차된 버스마저 위치를 변동하지 않은 것이 관측됐습니다.

그런데 공단이 폐쇄된 지 약 1년 4개월이 지난 지난해 6월 버스들의 움직임이 처음으로 포착됐고, 이번에 추가로 흔적이 드러난 겁니다.

해당 버스들이 어떤 용도로든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는 북측 근로자 출퇴근 편의 제공을 위해 290여대의 버스를 운행했으며, 소유권은 한국 측에 있습니다.

제재 전문가인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는 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위반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녹취: 스탠튼 변호사] “The UN Security Council has spoken pretty clearly…”

안보리는 북한과의 합작사업을 운영하거나, 북한 무역에 도움을 주는 행위를 할 경우 대북제재위원회의 사전 허가를 받도록 했기 때문에 그 누구도 개성공단을 운영하거나 재가동할 권한이 없다는 설명입니다.

스탠튼 변호사는 트럭과 버스가 한국 측 자산이라면, 현지에서 포착된 움직임은 북한이 사업을 운영하는 방식과 일치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경수로 건설현장에 투입됐던 한반도에너지 개발기구(KEDO)의 중장비 등 자산을 빼돌렸었고, 북한에서 통신사업을 벌이고 있는 이집트의 오라스콤의 수익을 반출하지 못하도록 한 전례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2016년 2월10일 개성공단 폐쇄를 결정한 바 있습니다. 이에 반발한 북한은 다음날인 11일 한국 측 인원에 대한 추방을 통보했고, 한 달 뒤인 3월10일에는 한국 측 자산을 청산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VOA’에 북한의 불안정하고 도발적 행동에 맞서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중단하기로 한 한국 정부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혀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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