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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ICBM 실질적 운용능력 확보에 2~3년 더 필요”


북한이 지난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발사되는 화성-14.
북한이 지난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발사되는 화성-14.

북한의 ‘화성-14형’ 탄도미사일이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급 사거리를 확보하기는 했지만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또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매진하는 것은 생존전략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지난 4일 발사한 ‘화성-14형’ 미사일은 1차 시험발사를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급 사거리를 확보하기는 했지만 탄도미사일로서의 운용 능력을 인정 받기 위해서는 2~3년 정도 더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미사일 기술 전문가인 한국 항공대학교 장영근 교수는 20일 통일한국포럼이 서울에서 개최한 ‘북한 ICBM 도발, 대북정책 주도권 확보 방안’ 세미나 주제발표에서 ‘화성-14형’의 사거리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화성-14형’에 600kg 질량의 핵탄두가 실리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가 나올 수 없다는 겁니다.

[녹취: 장영근 교수 / 한국 항공대] “실제 ‘화성-14’를 고각발사할 때 탄두질량을 거꾸로 역분석을 해보니까 900kg을 실었어요. 그래서 북한이 대형질량 핵탄두를 실었다고 하는 겁니다. 이것을 변환하면 6천200kg이에요. 그러니까 1단이 뭐든, 2단이 뭐든 상관없이 실질적으로 변환하면 6천200km, 그 정도면 알래스카는 때린다…”

장 교수에 따르면 북한의 표준핵탄두 질량 600kg을 탑재할 경우 사거리는 8천100km 정도로, 북한에서 쏘면 하와이에 도달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장 교수는 ‘화성-14형’에 대한 모의시험 결과, 핵탄두 질량이 900kg일 때 사거리는 6천200 km로 알래스카 타격이 가능하며 핵탄두의 질량이 450kg 일 경우 사거리는 9천km, 미국 서부 샌프란시스코 도달이 가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여기에다 북한이 만약 추가 핵실험을 통한 핵탄두 경량화에 성공해 핵탄두의 질량을 200kg까지 줄인다면 약 1만천km의 사거리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거리 1만천km는 미국 동부 워싱턴 DC까지 도달할 수 있는 거리입니다. 장영근 교수의 설명입니다.

[녹취: 장영근 교수 / 한국 항공대] “만일에 250kg 경량화했다 그러면 1만천km가 나가는 거죠. 그러면 워싱턴 DC를 때릴 수 있다. 물론 이거는 대부분 다 북극궤도로 쏘는 겁니다. 어쨌든 간에 이렇게 핵탄두 질량에 따라서 사거리가 상당히 차이가 있다…”

장 교수는 ‘화성-14형’이 한 쪽 면 바퀴가 8개인 중국제 이동식 발사 차량에 탑재됐으며 길이는 19.5m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1단 추진체는 길이 11m, 직경은 1.4m이며, 2단 추진체는 길이 3m, 직경은 1.2m라고 분석했습니다.

토론에 나선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는 김정일 ‘선군시대’에서 김정은 정권의 ‘경제-핵 무력 병진 노선’으로 북한의 생존전략이 변화했다며, 이제 핵 무력은 단순히 협상수단이나 거래가 아닌 북한의 미래 생존을 위한 보검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적극적으로 남북대화에 나올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줘야 하며 대화를 위한 비공개 실무접촉 등 대화 이전의 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교수는 이를 위해 남북한 특사 교환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 김재천 교수는 북한이 지금 시점에서 핵미사일을 동결하거나 포기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이지만 ICBM의 미국 도달 능력을 입증한 후에는 동결과 보상을 교환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와 함께 어떠한 동결을 할 것인지, 동결과 무엇을 바꿀 것인지 등에 대한 미-한 간 조율, 미국과 남북한 간 조율, 그리고 한국 내 합의 도출이 중요하다고 전망했습니다.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신범철 교수는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정책적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며 막혀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해법을 다양하게 제시해 주변국이 수용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핵 문제의 출구로서 대화를 통한 북 핵 해법을 꾸준히 제시하되, 북한의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하지 않고 강력한 제재를 통한 압박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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