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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특집 Q&A] 트럼프 정책 분석...'미국 우선주의' 변화 예고


미국 대선 다음날인 9일 아침 출근길 뉴욕 시민이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1면에 적힌 뉴욕포스트 신문을 집어들고 있다.
미국 대선 다음날인 9일 아침 출근길 뉴욕 시민이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1면에 적힌 뉴욕포스트 신문을 집어들고 있다.

2016 대통령 선거 특집방송 듣고 계십니다. 이번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분야별 정책을 살펴보겠습니다. 박영서 기자, 오종수 기자 함께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먼저 박영서 기자, 트럼프 당선자의 정책 기조를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박) 미국 언론들은 한마디로 '고립주의', 혹은 '미국 우선주의'라고 표현하는데요. 미국이 세계 각국에서 벌어지는 일에 신경을 쏟으면서 희생할 필요가 없다는겁니다. 한국과 일본, 독일 등 미군주둔 동맹국들이 비용을 적게 낸다며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하고, 다른 나라들을 방어하는 데 애쓰지 말자고 선거운동과정에서 꾸준히 말해왔습니다. 나중에 한발 물러섰습니다만, 대테러 정책으로 무슬림 입국 금지 정책을 제안한 일도 있고요. 물고문 부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무용론 등을 내세우면서, 어떻게 보면 상당히 극단적인 정책들을 예고했습니다.

오) 그렇습니다. 트럼프 당선자는 얼마전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미국은 더이상 '세계의 경찰'이 아니다. 남의 나라 안보 수호에 엄청난 돈을 쓸 수 없다”면서 한국과 일본이 분담금을 많이 안 내면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했고요, 자체적인 핵무장도 용인하겠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북한에 대해서는 “김정은은 미치광이”라면서, 북한과 관련된 문제들은 중국이 나서서 해결해야한다고 밝혔습니다. 중동·중남미 정책도 소극적인 방향으로 전환하려는 입장을 내놓은 가운데, 이란 핵협상은 물론이고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 협상을 비롯한 바락 오바마 행정부의 대외 정책이 미흡하다면서 “다시 생각해야한다”고 비판해왔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주도한 각 분야 정책들을 대부분 바꾸겠다고 했죠?

박) 그렇습니다. 트럼프 당선자는 현 정부의 주요 정책 사업들을 대부분 무효화하거나 재검토하겠다고 지난 선거운동 과정에서 밝혀왔는데요. 대표적인 게 오바마 대통령이 주도한 전국민 건강보험 제도인 ‘오바마케어’입니다. 트럼프 후보는 선거운동 홈페이지 등을 통해 ‘오바마케어’를 바락 오바마 대통령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꼽으면서 철폐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자유의 나라인 미국에서 특정 보험사와 특정 가격대에 거래를 강요하는 것은 커다란 잘못이라는 주장이었습니다.

오) 또한, 바락 오바마 대통령 가장 역점을 둔 대외정책 중 하나가 ‘파리기후변화협약’인데요. 세계 각국의 탄소 배출량을 규제하는 국제규범으로, 미국이 주도해서 지난 4일부터 공식 발효됐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후보는 취임 즉시 이를 무효로 하겠다고 했습니다. 이밖에 외교분야에서는 현 정부의 이스라엘 중시 정책과는 달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서 중립을 지켜야한다고 했고요, 현재 미국이 주도하는 유럽지역안보협력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러시아와 대립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 “나토는 구시대의 산물”이라고 지적하면서, 러시아와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당선자는 특히 이민 정책에서 극적인 전환을 예고해왔잖아요?

박) 그렇습니다.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불법이민자를 막기위한 장벽을 건설하겠다고 공언했고요. 나중에 한 발 물러서긴 했습니디만, 이슬람 신도들의 입국을 금지하겠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1천만명이 훨씬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불법체류자들에 대해서도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포괄적 이민개혁’을 통해 합법적인 체류신분을 줘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반면, 트럼프 당선자는 “불법체류자는 자기 나라로 돌아가야 한다”는 발언을 수차례 거듭했습니다.

진행자) 경제 정책은 어떻게 예상됩니까?

오) 대외 경제 분야에서는 소속당인 공화당의 전통적 자유무역주의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보호무역주의를 예고했습니다. 자유무역을 통해 개발도상국들의 값싼 물건과 서비스들이 쏟아져들어와 미국 근로자들이 피해를 보는 일을 막겠다는 건데요. 무역적자를 대폭 줄이기 위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재협상하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철회한다는 방침입니다. 중국은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해서 국제거래에서 부당한 이득을 거둬가는 것을 막겠다고도 밝혔습니다.

박) 국내 경제에서는 세금을 크게 내리고 각종 규제를 풀겠다는 게 기본 원칙입니다. 개인이 내는 소득세와 기업 또는 단체가 내는 법인세 모두 지난 1980년대 초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재임 당시 이후 최대 폭으로 내릴 계획입니다. 개인의 소득 수준에 따라 세금을 내는 비율이 현재 7단계로 나뉘어 있는데요, 이를 3구간으로 단순화하겠다고 했습니다. 또 최고세율이 35%인 법인세는 15%로 낮춥니다. 불필요한 규제도 대폭 폐지하겠다고 했는데요, 2008년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 오바마 행정부가 금융기관 부실을 막기 위해 도입한 금융개혁법인 ‘도드-프랭크법’도 폐지 대상에 올라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어떤 사람들이 정부에 들어가게 될까요?

오) 오늘(9일)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끌 새 정부 입각 예상자들을 앞다퉈 소개했는데요, 그동안 거의 알려지지 않은, 기성 정치권과 동떨어진 인물들이 대다수입니다. 대표적으로 재무장관에 거론되는 유명 헤지펀드 투자자 스티브 너친이 그렇고요, 또 다른 투자자인 칼 아이칸도 재무장관 물망에 올라있습니다. 그리고 보험회사 최고경영자 출신인 존 라이딩스 리가 보건장관, 석유재벌 해롤드 햄이 에너지장관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외교를 관장하는 국무장관직에는 정통 행정관료와 전문가 층이 거론되는 중인데요, 존 볼턴 전 유엔대표부 대사, 밥 코커 상원외교위원장,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CFR) 회장도 물망에 올랐습니다. 국방장관에는 마이클 플린 전 국방정보국(DIA) 국장 이름이 자주 거론됩니다.

박) 기성 정치인들 가운데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트럼프 후보의 자문역할을 맡았던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이 중책을 맡을 전망이고, 공화당 대선후보 당내 경선에 나섰다가 중도 사퇴한 뒤 트럼프 진영에 합류한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도 법무장관이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외교.안보 분야 전략가 노릇을 했던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도 법무장관 혹은 국무장관에 기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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