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대선 특집입니다. 이번에는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가 어떤 절차를 거쳐 정권을 이어받게 되는지, 그 과정과 내용을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박영서, 오종수 기자와 계속 함께 하겠습니다.
진행자) 이제 대통령 당선인으로 확정이 됐는데, 정권 인수 작업은 바로 시작하게 되는 건가요?
박) 네, 미국에서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기 전까지 정권을 인수하는 공식 기간은 선거가 끝나고 당선인이 확정된 직후부터 다음 해 취임식이 열리는 1월 20일 정오까지입니다. 취임식을 마치고 곧바로 대통령에게 핵무기의 사용을 명령할 수 있는 블랙박스가 인계되면 정권 인수 작업은 완료됩니다.
오) 당선이 확정된 이후의 공식 정권 인수 기간은 이렇습니다만, 실제로 보면 정권 인수 기간은 이보다 훨씬 긴데요. 대부분 각 후보 진영에서는 정권 인수 조직을 일찍 구성합니다.
박) 그렇죠. 선거 직후 인수 팀을 구성하면 11주라는 짧은 기간 동안 정권 인수 작업을 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인데요. 이런 이유로 각 당은 대부분 대통령 후보가 공식적으로 확정되는 전당대회를 전후해 정권 인수위원회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미국의 정권 인수 과정 자체가 법으로 규정돼 있다면서요?
오) 네, 바로 ‘정권인수에 대한 법’인데요. 1963년에 처음 제정돼서 이후 두 차례 법을 손질했습니다. 이 법에 따라 연방조달청이 정권 인수를 돕는 전담부서가 돼 필요한 자금이나 장비, 시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박) 특히 2008년 대선부터는 대통령 선출 전 후보들의 정권 인수작업에도 연방 차원의 지원을 하도록 했는데요, 대통령 선거일 이전부터 후보들이 정권 인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에서 개정됐습니다.
진행자) 선거 때부터 미국의 정권 인수 작업이 시작되는 셈이군요. 그렇다면 앞으로 정권 인수 과정에서는 어떤 점들이 중요하게 다뤄질까요?
오) 새로운 정권의 인수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정권을 이끌어갈 주요 공직자들을 지명하는 일인데요. 비서진과 각 부의 장관 역시 선거 직후 바로 지명될 수 있도록 인선 작업이 사전에 진행됩니다.
박) 또 인사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정책 준비인데요. 취임 후 첫 200일 정도 내로 추진해야 할 과제를 정권 인수 팀에서 준비합니다.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실천하겠다고 공약한 정책 중 우선 순위를 정해 이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죠.
오) 뿐만 아니라 새롭게 대통령으로 뽑히게 되면 선거 다음 날 당선인 신분으로 국가정보국(FBI)과 중앙정보국(CIA)의 국장들로부터 국가 1급 비밀에 대한 보고를 받습니다
진행자) 마치 자동차가 잘 달릴 수 있게 예열을 하는 것과 같은 준비 작업인데요, 가장 최근의 오바마 행정부의 정권 인수 작업은 어땠는지도 궁금한데요?
박) 가장 최근인 2008년 오바마 행정부의 정권 인수작업을 보면 특히 전임 부시 행정부에서 일했던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을 그대로 유임시키거나 대선 후보로 경쟁했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국무장관에 임명한 일, 또 미국 내 소수 인종과 여러 계층을 아우른 포용적인 내각을 구성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으로서 화합과 하나됨을 강조했던 오바마 행정부의 정체성이 정권 인수 과정에서도 잘 드러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 이렇게 정권 인수 과정을 잘 살펴보면 앞으로 어떤 정책을 우선 추진하고 어디에 중점을 두고 있는지, 어떤 정부의 모습을 지향하는지 알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아주 큰데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5월에 일찌감치 정권 인수위원회 인선 윤곽을 만들었습니다. 공화당 주류 인사이자, 당내 경선 경쟁자였던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를 중심으로 조직을 꾸렸습니다.
박) 네, 이제 대통령 공식 취임일인 내년 1월 20일까지 차질 없는 정권 인수를 위해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될 텐데요. 향후 4년의 국정 운영을 가늠할 시금석으로 평가 받는 만큼 정권 인수 작업이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