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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조평통 '국가기구' 격상 뒤 첫 성명...한국 "핵 보유국 주장 궤변"


29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4차 회의 모습. 북한은 이 회의에서 당 외곽기구였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조평통을 국가기구로 격상했다.
29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4차 회의 모습. 북한은 이 회의에서 당 외곽기구였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조평통을 국가기구로 격상했다.

한국 정부는 핵 보유국 지위를 거듭 주장한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성명에 대해 `궤변'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북한은 국가기구로 격상된 조평통을 통해 앞으로 대남관계에서 보다 공세적으로 나올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국가기구로 승격한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조평통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첫 성명에서 북한이 핵 보유국임을 주장한 데 대해, 북한을 결코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게 한국과 국제사회의 일치된 입장이라고 반박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1일 대변인 논평을 내고 북한이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자화자찬하면서 스스로를 핵 보유국으로 주장하는 것은 궤변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입니다.

[녹취: 정준희 대변인 / 한국 통일부] “북한이 스스로 처한 현실을 바로 보지 못하면서 ‘핵 선제타격 태세 완성’ 운운하며 핵 위협을 계속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평화와 통일을 거론하는 거짓된 행태를 계속한다면 북한은 더 고립될 뿐입니다.”

논평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은 유엔 안보리 결의 등 국제규범을 위반한 불법행위이자 한반도와 전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위협이라며 북한이 하루빨리 핵 미몽에서 벗어나 진정성 있는 비핵화 의지를 행동으로 보일 것을 촉구했습니다.

북한은 앞서 지난달 30일 조평통 대변인 성명을 통해 미국과 한국에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화성-10’ 발사로 정세가 달라졌다며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성명은 그 누가 인정을 하든 안 하든 북한이 핵 보유국이고 중장거리 탄도 로켓까지 갖춘 군사대국이라며 미국과 한국은 근본적으로 달라진 엄연한 현실을 똑바로 보고 경거망동하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번 성명은 조평통이 지난달 29일 최고인민회의 제13기 4차 회의에서 당 외곽기구에서 국가기구로 승격된 이후 나온 첫 대외 메시지입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입니다.

[녹취: 장용석 박사 /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핵 보유국 입장에서 새롭게 관계를 정립하자고 김정은이 이야기를 했고 그런 의미에서 자신들의 전략적 지위가 이전과는 달리 굉장히 높아졌고 우위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해서 미국과 남측에 대해서 적대시 정책 철회 내지는 관계 개선 쪽으로 정책을 전환하라고 촉구하는 또는 압박하는 이와 같은 성명이 아니겠는가 생각합니다.”

조평통의 이번 성명은 또 대남기구로서 과거와는 달리 미국을 한국보다 먼저 언급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견해도 나왔습니다.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 전현준 박사는 국가기구가 된 조평통이 통일 문제와 관련해 보다 포괄적인 역할을 맡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전현준 박사 /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 “국가기구로서 면모를 갖췄기 때문에, 사실 통일 문제라는 게 대남관계만 있는 게 아니고 주변국과의 관계 또 북한 내부 통합 문제 이런 것들이 아우러져서 통일 문제라고 할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대남정책, 주변국 정책, 북한 내부정책 그런 것들을 조평통이 모두 다 담당하겠다는 점을 천명한 게 아닌가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전문가들은 조평통이 앞으로 남북관계나 대남정책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보다 공세적으로 나올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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