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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스콤 주가 폭락…'북 고려링크 국유화 우려'


지난 2008년 이집트 통신회사 오라스콤이 평양에서 3세대 휴대전화 네트워크 개통식을 가졌다. (자료사진)
지난 2008년 이집트 통신회사 오라스콤이 평양에서 3세대 휴대전화 네트워크 개통식을 가졌다. (자료사진)

북한 내 휴대전화 사업자인 이집트 통신업체 오라스콤 (OTMT)의 주가가 22일 크게 떨어졌습니다. 이는 이집트에서 오라스콤이 운영하는 고려링크의 북한 국유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겁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아흐람 온라인’과 ‘아스왓 마스리야’ 등 이집트 매체들은 22일 오라스콤의 주가가 이날 이집트 주식시장에서 2.94% 폭락했다고 전했습니다.

매체들은 오라스콤의 나기브 사위리스 최고경영자 (CEO)가 이날 오전 북한에서 운영 중인 고려링크의 국유화 우려에 대해 이집트 주식시장에 해명했지만 주가 폭락을 막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이 회사의 올해 9 개월 간 영업손실액이 3억8천만 달러에 달한다는 발표 역시 주가 폭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지적됐습니다.

사위리스 최고경영자는 22일 오전 성명에서 “고려링크에 대한 (합병) 논의가 계속 진행 중이며 이 업체 운영팀이 계속 (북한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며 국유화설을 부인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 유럽연합, 유엔 등 국제사회가 부과한 대북 제재에 따른 규제로 금융과 영업 활동이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이집트에서는 오라스콤이 지난주 고려링크를 계열사에서 협력업체로 전환한다고 발표한 뒤 고려링크에 대한 북한 국유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오라스콤의 북한 내 영업이익에 대한 현금전환과 해외송금이 막혀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지불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고려링크의 국유화가 이뤄지면 손실과 회사 신뢰에 미치는 타격이 클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오라스콤의 재무재표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북한 내 고려링크의 지난해 말 현금 잔고는 5억4천8백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오라스콤은 앞서 북한 체신성과 논의 중인 합병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고려링크를 계열사에서 협력사로 전환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합병에 필요한 이집트 회계기준 (EAS)과 국제회계기준 (IRFS)에 모두 부합하기 위해 이런 조치를 취했다는 겁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라스콤의 합병 의도와 관련해 ‘VOA’에, 오라스콤이 지분을 북한에 파는 형식으로 수익금을 챙긴 뒤 북한 내 사업을 접으려는 의도로 풀이했었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경제난으로 외자 유치에 진력하고 있는 북한 정부가 오라스콤에 현금을 반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위리스 최고경영자가 국제사회의 제재 문제를 걸림돌로 거듭 강조하는 것은 경영에 대한 비난을 피하면서 북한 당국과의 협상에서 수익금을 건지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오라스콤은 현재 고려링크 지분 75%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주 성명에서 북한 내 휴대전화 가입자가 3백만 명에 달한다고 밝혔었습니다.

오라스콤은 이집트와 북한 외에 레바논, 파키스탄,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여러 나라에서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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