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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스콤, 북한 고려링크 계열사에서 협력사로 전환


지난 2008년 이집트 통신회사 오라스콤이 평양에서 3세대 휴대전화 네트워크 개통식을 가졌다. (자료사진)
지난 2008년 이집트 통신회사 오라스콤이 평양에서 3세대 휴대전화 네트워크 개통식을 가졌다. (자료사진)

북한 내 휴대전화 사업자인 이집트 통신업체 오라스콤이 고려링크를 계열사에서 협력사로 전환했습니다. 북한 국영업체와의 합병을 통해 북한에 묶여있는 수익금을 이집트로 송금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되는데요. 오라스콤은 북한에 고려링크 손전화기를 사용하는 인구가 3백만 명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집트 통신업체인 오라스콤 (OTMT)은 지난 15일 발표한 언론보도문에서 고려링크를 계열사(subsidiary)에서 분리해 협력 (assosiciate)업체로 전환한다고 밝혔습니다.

오라스콤은 회사 3분기 연결재무제표 (consolidated financial statement)에서 고려링크를 분할(de-consolidation)하는 조치를 택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오라스콤은 북한 휴대전화 업체인 고려링크의 지분 75%를 보유한 최대 주주입니다.

오라스콤은 북한 체신성 산하 조선체신회사 (KPTC)와 논의 중인 합병을 원활히 하기 위해 이런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고려링크가 오라스콤의 계열사로 있으면 합병에 필요한 이집트회계기준 (EAS)과 국제회계기준 (IFRS)을 모두 부합하기 힘들기 때문에 우선 협력사로 전환시켰다는 설명입니다.
오라스콤은 또 국제사회의 제재가 오라스콤의 고려링크 운영에도 영향을 미쳐 수익의 현금 전환과 이를 이집트로 송금하는 게 힘들다는 배경을 지적했습니다.

이는 합병을 통해 북한에 묶여있는 수 억 달러의 수익금을 이집트로 가져가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오라스콤의 재무재표에 따르면 지난 2008년 말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고려링크의 현금 잔고는 지난해 말 현재 5억 4천 8 백 만 달러에 달합니다.

오라스콤은 그러나 이번 조치로 합병 협상이 끝난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이 업체의 나기브 사위리스 최고경영자 (CEO)는 보도문에서 “북한에서 3백만 명이 고려링크의 손전화기를 사용하고 있다”며 “고려링크의 성공적인 운영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성공적인 여정을 계속하기 위해 모든 미결 문제가 풀릴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사위리스 최고경영자는 그러나 합병 과정과 북한 정부의 입장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오라스콤은 앞서 지난 6월 회계감사 보고서에서 고려링크 운영의 걸림돌을 자세히 밝혔었습니다.

북한에 자유로운 외환시장이 없다는 것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수익금을 이집트로 송금하지 못하는 문제, 그리고 북한 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이동통신 업체와의 경쟁으로 영업을 더이상 지속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겁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오라스콤이 마지막 해법의 하나로 북한 당국과 합병을 추진하고 있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 여름 ‘VOA’에 오라스콤이 합병을 통해 북한 측에 지분을 팔고 북한 사업을 접을 계획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경제난으로 외자 유치에 진력하고 있는 북한 당국이 오라스콤의 현금 반출을 허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들은 오라스콤이 북한에 진출해 손해만 보고 나간 외국 회사들의 전철을 그대로 밟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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