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제외한 북 핵 6자회담 참가 5개국이 6자회담 재개에 앞서 이른바 ‘탐색적 대화’를 먼저 갖는 방안에 공감하고 이런 뜻을 북한 측에 전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기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 재개에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를 방문한 한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북 핵 6자회담 참가국 가운데 북한을 제외한 5개국 사이에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북한을 포함한 참가국들이 ‘탐색적 대화’를 먼저 갖는 방안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습니다.
황 본부장은 현지 시간으로 24일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고리 모르굴로프 외무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과 6자회담 재개 방안 등을 논의한 뒤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말했습니다.
황 본부장은 지난 1월 미-한-일 3자 협의에 이어 이달 초 한-중 협의, 그리고 이번 한-러 협의를 통해 5개국 사이에 공감대가 만들어짐으로써 6자회담 재개 방안에 의견이 수렴됐다고 할 수 있다며 이런 공통된 인식을 적절한 방식과 채널을 통해 북한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황 본부장은 북한이 이런 5개국의 공통된 입장에 진정성을 갖고 호응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황 본부장은 공통된 인식이 무엇인지에 대해 6자회담 본 협상에 앞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탐색적 대화’(Exploratory Talks)가 필요하다는 데 5개국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런 탐색적 대화를 언제, 어디서, 어떤 형식으로 할지 협의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탐색적 대화’ 방안은 6자회담이 성과를 내려면 북한의 진정성이 우선 확인돼야 한다는 미국과 한국의 입장을 고려하면서 동시에 조건 없는 대화를 주장해 온 중국과 러시아 북한의 입장도 상당 부분 반영한 타협안으로 해석됩니다.
황 본부장은 이런 타협안이 그동안 5개국이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를 막기 위해 비핵화 대화를 조속히 재개해야 한다는 공감대 위에서 협의를 벌여 온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도 회담 뒤 발표한 언론 보도문에서 9.19 공동성명에 기초해 6자회담을 조속히 재개할 필요가 있다는 데 견해를 같이 했다며 협상 재개를 위한 환경 조성을 위해 공동 노력을 계속할 준비가 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조태용 한국 외교부 제1차관은 2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북한의 태도를 바꾸기 위해 5개국의 공조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조태용 외교부 1차관] “북한의 핵을 가지겠다는 고집 때문에 북한의 우방국은 더 이상 없고 5자가 공조를 해서 북한에 강한 압박을 가하고 있어서 북한도 상당한 비용을 치르고 있습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북한 지도자가 다시 한 번 핵을 포기하는 게 자신들에게 이익이 된다는 그런 계산법의 변화를 만들도록 계속 노력하려고 합니다”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도 25일 한국의 뉴스 전문 유선방송인 ‘YTN’에 출연해 올 들어 두 달 새 6자회담 참가국들과의 연쇄 협의를 통해 6자회담 재개와 북한 비핵화를 위한 한국 측의 구상인 ‘코리안 포뮬러’에 대한 공감대가 만들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윤 장관은 본격적인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북한이 보여야 할 진정성에 대해선 수위가 너무 높지도 낮지도 않은 그러면서도 일단 비핵화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적절한 수준의 내용을 담고 있다며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