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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이산가족 상봉 모두 19차례…"북한 이번에 가장 적극적"


4일 금강산에서 남북 이산가족 2차 상봉단의 개별상봉이 진행된 가운데, 북측 이산가족들이 상봉 장소에 도착하고 있다.
4일 금강산에서 남북 이산가족 2차 상봉단의 개별상봉이 진행된 가운데, 북측 이산가족들이 상봉 장소에 도착하고 있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1985년 처음 시작된 뒤 이번까지 모두 19차례 성사됐습니다. 북한은 이번 이산가족 상봉의 경우 과거와 달리 상당히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과 북으로 갈라진 이산가족들이 처음으로 만난 것은 지난 1985년 9월. 분단된 지 30여 년의 세월이 흐른 뒤였습 니다.

당시 ‘고향 방문단’이라는 이름으로, 남북에서 각각 서른 가족이 서울과 평양을 방문했습니다.

이산가족 상봉이 본격화된 것은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입니다.

정상회담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발언입니다.

[녹취 : 김정일 국방위원회 위원장] “실향민이라든가 탈북자에 대한 거 많이 소개해서 잘 봤습니다. 그들이 눈물 흘리면서 고향 소식이나 이런 거 전달될 수 있지 않은가, 그 길이 빨라지지 않겠는가”

남북 정상간의 6.15공동선언을 계기로 남북한은 매회 각각 백 명씩 서로의 가족을 찾는 방식의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 하게 됩니다.

이후 2010년 10월까지 모두 18차례 대면상봉을 통해 모두 3천 8백여 가족, 만 8천여 명이 재회의 기쁨을 누렸습니다.

2005년에는 처음으로 화상 상봉도 이뤄져 2007년까지 모두 7차례에 걸쳐 3천 7백여 명이 서로의 소식을 주고 받았습니다.

한 해 두 차례 정도 이뤄지던 상봉 행사는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4년 동안 단 두 차례 상봉에 그쳤습니다.

남북은 박근혜 정부 출범 첫 해인 지난 해에도 추석 맞이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열기로 합의했지만 북한이 행사를 나흘 앞두고 일방적으로 연기를 통보하면서 무산됐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본격화되면서 북측에 지속적으로 상봉 정례화를 요구했지만 북한은 이를 받아들 이지 않았습니다.

이산가족 상봉을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한국과 달리, 북한은 체제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그러나 3년 4개월 만에 재개된 이번 상봉행사에서 과거와 달리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미국과 한국의 군사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 기간 중에 상봉 행사 개최를 수용한 것은 가장 진일보한 점으로 평가됩니다.

지난 14일 열린 남북 고위급 접촉 김규현 남측 수석대표의 기자 설명회 내용입니다.

[녹취: 김규현 남측 수석대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제대로 가동하기 위해서는 그 신뢰의 첫걸음이, 첫 단추가 이산가족 상봉행사이기 때문에 우선 믿고 행사를 그대로 진행을 시켜야 된다´ 그런 설득을 많이 했고, 북측에서도 ´일단 그러면 우리 측이 그렇게 얘기하니까 믿고 한번 해보자´ 그런 차원에서 합의를 했습니다.”

지난해 3월 북한이 미-한 군사훈련에 대응해 정전협정 백지화를 주장하며 강력하게 반발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달라진 겁니다.

북한 스스로도 미-한 군사훈련 등 불리한 조건에도 한국 정부의 요구를 대범하게 받아들였다며 ‘통큰 용단’이라는 표 현을 썼을 정도였습니다.

북한의 협조적인 태도는 행사 기간 내내 이어졌습니다.

2미터 넘게 쌓인 금강산 내 상봉 시설의 눈을 치우는 작업에서부터 남측 방문단을 맞는 북한 봉사원들의 모습까지 상봉 행사를 잘 치르겠다는 북한 당국의 의지가 엿보였습니다

지난 20일부터 23일까지 상봉 행사에 참석하고 돌아온 대한적십자사 관계자입니다.

[녹취: 한적 관계자] “예를 들면 구급차 상봉의 경우도 북한의 양보로 이뤄졌고, 마지막 작별 상봉 시간이 예전보다 늘어난 점 등 북한이 행사 기간 내내 우리측 요구를 수용해줬고요. 행사 기간 중에 북측 안내원들도 공통적으로 잘 해보자는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북측 단장인 리충복 조선적십자회 부위원장은 이번 상봉으로 남북관계 개선에서 새로운 활로가 열렸다고 말했다고 재일본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22일 보도했습니다.

북한 매체들도 이산가족 상봉 소식을 신속하게 보도하며 북한의 달라진 분위기를 반영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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