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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관심 끄는 미국과 북한의 제재 문제 입장차 조율


지난 6월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 첫 미북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지난 6월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 첫 미북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미국과 북한이 평양에서 실무 협상을 벌이는 와중에 미 국무부가 `선 비핵화, 후 제재 해제’ 방침을 거듭 강조하고 나서 주목됩니다. 양측이 제재 문제에 관한 입장차를 어떻게 조율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평양에서 꼬박 사흘간 북한 측과 정상회담 의제에 관해 조율했는데요. 좋은 신호로 봐야 할까요?

기자) 나쁜 신호는 아닙니다. 양측이 타협점을 찾기 위해 장시간 치열하게 협상을 벌였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측의 실무자들이 출퇴근 하며 판문점에서 협상을 벌였던 것과는 깊이나 강도 면에서 상당히 다른 상황입니다.

진행자) 양측이 정상회담에서 발표할 공동선언 문안을 조정하고 있는 것이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협상단 규모가 20명에 달하고,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 등 다양한 부처 관계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만큼 구체적인 내용이 공동선언에 담길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큰 틀의 의견 접근이 이뤄졌을 것이라는 관측도 없지 않습니다. 양측은 의제뿐 아니라 의전 등 정상회담과 관련한 일정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어제(7일) 핵심 쟁점인 제재 문제에 대해 기존의 방침을 재확인했는데요, 제재 완화나 해제 없이 북한 측과 합의를 이룰 수 있을까요?

기자) 가능성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북한이 핵 포기를 선언한 건 제재 해제를 통해 경제발전을 이루는 것이 목적인데, 단계적이나마 제재 해제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비핵화 조치를 실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북한은 실무 협상이 진행 중인 와중에도 줄곧 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제재와 관계 개선은 양립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영변 핵 시설 폐기와 사찰 등을 요구하면서 종전 선언과 연락사무소 개설, 인도주의 지원 등을 상응 조치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이 이런 조치들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나요?

기자) 없습니다. 무엇보다, 북한은 더 이상 종전 선언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비핵화 논의가 구체적인 핵 시설 폐기와 미-북 간 새로운 관계 수립 단계로 접어든 마당에 종전 선언은 용도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종전 선언은 비핵화 협상의 `입구’에서 신뢰 구축 조치의 일환으로 검토할 사안이라는 겁니다. 북한은 특히 종전 선언은 자신들이 이미 취한 핵과 미사일 시험 중단으로 충분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진행자) 연락사무소 설치나 인도주의 지원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북한은 이들 사안에 대한 입장을 밝힌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오로지 제재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은, 이 문제와 다른 사안을 맞바꿀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북한이 지난해 10월 초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 이후 한동안 고위급 대화를 거부했던 것은 미국의 입장에 대한 반발이 이유였습니다. 당시 북한은 폼페오 장관을 비롯한 미국 당국자들을 비난하면서, 제재 문제에 대한 입장 변화를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제재 문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타협의 여지가 없는 건가요?

기자) 실무 선에서 미국이 독자 제재나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완화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미국은 대신 남북한의 경제협력에 대해 제재 면제의 폭을 넓히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이 정상회담에서 획기적인 비핵화 조치를 약속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제재 완화를 결단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어떤 조치를 취하는 경우를 말하는 건가요?

기자) 이미 약속한 풍계리와 동창리 사찰과, 영변 핵 시설 폐기를 넘어서는 추가적인 조치입니다. 영변을 포함한 북한 내 모든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 시설의 폐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반출과 폐기가 이에 해당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제재 해제의 조건으로 북한의 핵 폐기가 돌이킬 수 없는 수준에 이르는 경우를 언급한 바 있습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어떤 형태가 됐든 제재 완화나 해제 없이는 북한과의 합의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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