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캘리포니아주가 미국에서 최초로, 모든 교사와 교직원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을 의무화합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임산부들에게도 백신 접종을 권고했는데요. 자세한 상황 살펴보겠습니다. 민주당이 주도한 3조5천억 달러 복지 지출안이 상원을 통과했습니다. 이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5%를 넘은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캘리포니아주가 교사와 교직원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다고요?
기자) 네. 주 내 모든 교사와 교직원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다고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11일 발표했습니다. 백신을 맞지 않을 경우 매주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는데요. 미국 50개 주 가운데 처음입니다. 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곳이라, 다른 곳에 미칠 영향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학교 근무자들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 곳이 없었던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캘리포니아 주가 최초인데요. 앞서 주 정부 소속 공무원과 산하기관 근무자, 현장 의료진에게 뉴섬 지사 행정명령으로 의무화 조치를 단행한 바 있습니다. 이런 조치를 학교 근무자들로 확대하는 건데요. 유아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모든 학교가 대상입니다. 공립학교뿐 아니라 사립학교까지 모두 포함한다고 주지사실 측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학교까지 의무화를 확대하는 배경은 뭡니까?
기자) 가을 새 학기를 맞아 ‘델타(Delta)’ 변이가 미국 전역에서 확산하면서,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학교 현장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백신 의무화가 “옳은 일”이고, “학교를 열게 하는 지속 가능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뉴섬 지사는 이날(11일) 밝혔는데요. 특히 “나(뉴섬 지사)처럼 어린아이를 둔 학부모들의 우려에 대응하는 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조치의 대상은 몇 명이나 되나요?
기자) 우선 공립학교부터 보면요. 교사 32만여 명, 그리고 교직원 25만여 명이 의무화 대상이 되는 것으로 캘리포니아주 교육부 자료에 나타났습니다. 교직원에는 행정직원이나 시설관리 요원, 환경미화원을 비롯해 학교 운영에 관여하는 모든 사람이 포함된다고 주지사실이 설명했는데요. 사립학교에서는 교사와 교직원을 합해 8만 명 정도가 대상으로 파악됩니다.
진행자) 학교 현장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적극 협조하겠다는 분위기입니다. 캘리포니아교사연합(CTA)과 캘리포니아교사연맹(CFT) 등 양대 교원노조가 이번 조치에 지지 입장을 내놨는데요. 특히 12세 미만 학생들은 아직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이들과 교류하는 교사와 교직원들의 면역 확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교사연맹 측이 이날(11일) 성명에서 밝혔습니다.
진행자) 다른 주의 교육 분야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아직 모든 교사와 교직원들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곳은 캘리포니아밖에 없고요. 하와이의 경우, 주 교육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 여부를 밝히거나 매주 검사를 받게 하는 조치를 데이비드 이게 주지사가 지난주 발표했습니다. 이밖에 각 지역 교육구별로 백신 접종을 요구하는 곳들이 있습니다.
진행자) 교육 분야 이외는 어떻습니까?
기자) 임산부들이 코로나 백신을 맞도록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11일 권고했습니다. 현재 임신 중이거나 임신을 시도하는 사람, 또는 출산 후 모유 수유 중인 모든 사람이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이날 웹사이트에 올린 자료에서 밝혔는데요. 임신부나 최근에 임신했던 사람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일반인보다 중증을 앓을 가능성이 더 크고, 특히 유산이나 사산의 위험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CDC 측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임신 중에는 태아에게 영향을 줄까 봐, 주사는 물론이고 약도 잘 안 먹게 되는데, 코로나 백신은 상관없다고 합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화이자(Pfizer)’나 ‘모더나(Moderna)’ 백신을 한 차례 이상 접종한 임신 20주 이하 여성 2천500명을 대상으로, 이 문제를 조사했다고 CDC는 밝혔는데요. 코로나 백신 접종이 유산이나 사산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약 13% 유산율이 나왔는데, 평상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의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어느 정도 되나요?
기자) 18세 이상 성인 가운데, 한차례라도 백신을 맞은 사람은 12일 오전 현재 71.3%입니다. 면역 확립에 필요한 1ㆍ2차 접종을 마친 비율은 61.3%인데요. 현재 접종 가능 하한 연령이 12세입니다. 이 나이대까지 범위를 넓히면, 접종 완료 비율이 58.9%인데요. 그보다 더 나이가 적은 어린이들까지 모든 인구로 따지면, 접종 완료율이 50.3%입니다.
진행자) 아직 미국 인구의 절반가량이 접종 완료를 안 한 상태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델타’ 변이 확산 영향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당국은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12세 미만 어린이들도 “8월 말이나 9월 초, (늦어도) 10월에는 (백신 접종에 관한) 최종 승인이 나올 것”이라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전망한 바 있습니다. 또한 연방 정부 소속 공무원과 계약직 등 민간인 근무자, 그리고 미군 장병 전체에 백신 의무화 조치가 진행 중인데요. 기업들도 속속 의무화 정책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기업들의 상황도 구체적으로 살펴보죠.
기자) 생활필수품 매장을 운영하는 ‘월마트(Walmart)’, 인터넷 서비스 기업인 ‘구글(Google)’, 그리고 대형 햄버거 업체인 ‘맥도널드(McDonalds)’ 등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습니다. 특히 구글과 맥도널드는 재택근무를 종료하고 사무실 근무를 재개하는 시점을 연기했는데요. 뉴욕 증권거래소(NYSE)는 다음 달 중순부터,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만 객장에 들어오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민간 분야의 백신 의무화가 더 확산하도록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독려하고 나섰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어떤 방법으로 백신 의무화를 독려하고 있나요?
기자) 기업과 교육계, 의료계 대표자들과 11일 화상회의를 열었습니다. ‘유나이티드 항공(United Airlines)’의 스콧 커비 최고경영자(CEO), 대형 병원 체인 ‘카이저 퍼머넨테(Kaiser Permanente)’의 그레고리 애덤스 CEO, 하워드대학교의 웨인 프레더릭 총장 등이 참석했는데요. 이들 기관은 최근 백신 의무화 조치를 잇따라 도입한 바 있습니다. 이런 조치가 미국 사회 곳곳에 퍼지도록 하는 전략에 관해, 바이든 대통령과 참석자들이 의견을 주고받았다고 백악관 측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3조5천억 달러 규모 복지 지출안이 상원을 통과했다고요?
기자) 네. 민주당이 주도한 3조5천억 달러 복지 지출 예산 결의안이 11일 상원 본회의에서 가결됐습니다. 찬성 50표, 반대 49표를 기록했는데요. 찬성표는 모두 민주당에서 나왔습니다. 공화당 의원들은 전원 반대했는데요.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미국 사회 복지 제도의 틀을 바꿀 “변혁적인(transformational)” 조치가 진행될 것이라고 예산 결의안 통과 직후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진행자) ‘변혁적인’ 조치를 진행할 예산 결의안,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저소득층과 중산층 주민들을 위한 광범위한 복지 지출을 담았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게 무료 교육 정책인데요. 3~4세 어린이들에게 무료 보육을 시행하도록 했습니다. 아울러, 고등학교 졸업생들에게 커뮤니티 칼리지 2년 교육 과정을 무료로 제공하는 항목도 있고요. 아울러, 노년층 보건 혜택을 확대하는데 연방 자금을 더 쓰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이 이런 내용을 마련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인적 인프라(human infrastructure)’ 투자 사업을 성사시키기 위해서입니다. 원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주요 국정과제로 내세운 사회기간시설 투자 계획에 포함돼 있었는데요. 공화당에서 규모가 너무 크다고 반대해서, 분리됐습니다. 도로나 교량 같은 ‘전통적 인프라’ 부분은 따로 처리하고, 사회 복지 사업을 묶은 ‘인적 인프라’ 투자 사업을 별도로 다루는 건데요. 전통적 인프라에 관해서는 1조 달러 규모로 민주-공화 양당 중도파 의원들이 타협안을 마련했고요. 지난 10일 상원을 통과했습니다. 이 법안에는 공화당 의원 19명이 찬성 쪽에 합류했습니다
진행자) ‘전통적 인프라’ 투자는 공화당에서 상당수가 찬성했는데, ‘인적 인프라’는 한 명도 찬성을 안 한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양당 의석수가 50대 50이지만, 공화당에서 마이크 라운즈 의원이 이날 표결에 불참했는데요. 그래서, 민주당이 공화당으로부터 한 명도 협조를 받지 못한 가운데, 자력으로 예산 결의안을 통과시킬 수 있었습니다.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는 인적 인프라 투자 관련 입법이 “입이 쩍 벌어지게 만드는(absolutely jaw-dropping)” 조치라며 표결에 앞서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매코넬 대표의 이야기, 구체적으로 들어보죠.
기자) “진보 세력이 진보 의제를 실현하기 위해, 상원의 공식 절차를 활용하는 것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3조5천억 달러 투자가 성사되려면 “무분별한 조세와 지출”이 벌어질 것이며, “우리가 지금껏 본적 없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복지 지출을 위해 세금을 올릴 것이라는 이야기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당 측은 관련 지출 재원 마련 방안으로 법인세율 인상을 제시했고요. 연 소득 40만 달러가 넘는 사람들의 세금도 올리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이걸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있는데요. 그래서 민주당 내에서도 관련 입법에 반대 의견이 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내 반대 의견,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3조5천억 달러를 추가 지출하기로 의회가 의결한다면, 모든 미국 가계에 미칠 영향이 중대할 것으로 우려한다”고 조 맨친 의원이 이날(11일) 말했습니다. 맨친 의원과 함께 중도파로 꼽히는 키어스텐 시네마 의원도 비슷한 견해를 제시했는데요. 이들 의원은 예산 결의안이 첨부될 최종 법안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편, 하원에서는 앞으로 2주 안에 휴회를 끝내면서 관련 안건을 심의할 전망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물가가 얼마나 올랐는지를 보여주는 정부 지표가 발표됐는데요. 결과가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네. 미 노동부는 7월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 5.4% 올랐다고 11일 밝혔습니다. 지난 2008년 8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을 보인 지난 6월과 똑같은 상승률입니다.
진행자) 바로 전달과 비교하면 얼마나 오른 겁니까?
기자) 한 달간 0.5%에 올랐습니다. 전달인 6월에 월별 인상률이 0.9%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물가 인상 속도가 조금 주춤해진 겁니다.
진행자) 소비자물가를 볼 때, ‘근원소비자물가지수’라는 게 또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가격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4.3%, 전월보다 0.3% 각각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앞서 지난 6월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4.5%로 1991년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는데요. 7월에는 오름세가 조금 꺾였습니다.
진행자) 항목별로는 물가 변동이 얼마나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기자) 주거 관련과 식품, 에너지 그리고 신차 부문에서 물가지수가 크게 오르며 7월의 상승세를 견인했습니다. 먼저, 식품 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해 5.4%, 전달 대비로는 0.7% 오르면서 6월의 0.9% 인상에 조금 미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에너지는 전년 동월과 비교해 24% 가까이 오르고 전달 대비로는 1.6% 올랐는데요. 특히 휘발유 가격이 2.4%로 많이 올랐습니다. 신차 가격도 전달 대비 2% 올랐는데요. 한편, 지난 6월에 전달 대비 10% 이상 치솟았던 중고차 가격은 0.2% 증가에 그쳤습니다.
진행자) 물가가 떨어진 부분도 있습니까?
기자) 네. 교통 서비스 가격이 전달대비 1.1% 하락했는데요. 미국인들이 다시 여행에 나서면서 급등했던 항공권 가격이 7월에는 전달 대비 0.1%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또 자동차 보험가격 역시 2.8% 떨어지면서 6개월 연속 증가에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진행자) 7월 물가지수 지표를 어떻게 분석할 수 있을까요?
기자) 경제 활동이 재개되면서 수요가 몰리고 원자재 병목현상에 인력공급까지 차질을 빚으면서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계속되고 있다고 경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월별 물가지수 상승세가 완화된 점을 봤을 때 물가 상승이 정점에 다다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올해 들어 물가가 계속 오름세를 보이지 않았습니까 ?
기자) 맞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인상률이 1%대에 머물렀던 소비자 물가지수는, 올해 들어 경제가 회복되기 시작하면서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는데요. 올해 3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2.6% 올랐고요. 4월에는 4.2%, 5월 5.0%에 오른 데 이어 6월과 7월에는 5.4%까지 치솟은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면 이제 물가가 떨어지는 건가요?
기자) 물가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을 기대하기는 힘들 거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아직 물가 상승을 가져오는 요인들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일부 항목에서는 물가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쉽게 상승세가 꺾이지 않아 보이는 항목들도 있는데요. 한 예로 7월 식당 음식 가격의 경우 전달 대비 0.8% 오르면서 지난 1981년 이후 최대 증가 폭을 보였습니다. 따라서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어도, 물가 상승률은 한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경제 정책에서 이 인플레이션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있죠?
기자) 네.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는 평균 2% 이상의 물가 상승률과 충분한 고용 회복이 이뤄지면, 통화정책 방향을 긴축으로 선회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연준은 현재의 물가 급등 현상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판단하고 있고요. 따라서 매달 1천20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사들이는 등 시장에 계속 돈을 풀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