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글로벌 제조업의 ‘구조적 과잉 생산’을 이유로 한국과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 무역 상대국을 대상으로 한 무역법 301조 조사를 공식 개시했습니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11일 연방 관보를 통해 제조업 분야의 구조적 과잉 생산과 관련된 외국 정부의 정책과 관행을 조사하기 위해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를 시작한다고 공고했습니다.
조사 대상에는 한국과 중국, 일본, 유럽연합을 포함해 싱가포르, 스위스, 노르웨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태국, 베트남, 대만, 방글라데시, 멕시코, 인도 등 모두 16개 국가가 포함됐습니다.
무역대표부는 일부 국가들이 국내외 수요와 무관하게 생산 능력을 확대해 과잉 생산과 대규모 무역 흑자를 발생시키고 있으며, 이러한 구조적 과잉 생산이 미국 제조업의 투자와 생산 확대를 저해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무역법 301조는 외국 정부의 부당하거나 차별적인 정책과 관행이 미국의 무역을 제한하거나 부담을 줄 경우, 미국 행정부가 관세 부과 등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규정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따른 관세 징수가 위법이라는 연방 대법원 판결이 나온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무역법 122조에 따라 전 세계 모든 무역 상대국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는 한편, 무역법 301조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무역대표부는 이날 자료에서 외국의 과잉 생산이 기존 미국 내 생산을 대체하거나 미국 제조업에 대한 투자와 확장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제조업 분야에서 미국이 상당한 국내 생산 능력을 상실했거나 외국 경쟁국들에 비해 뒤처졌다고 밝혔습니다.
무역대표부는 연방 관보 공지에서 한국에 대해 “대규모 또는 지속적인 대미 무역 흑자를 통해 구조적 과잉 생산 능력과 과잉 생산의 증거가 나타난다”고 밝혔습니다.
또 한국이 전자 장비,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기계, 철강, 선박 등의 분야에서 글로벌 상품 무역 흑자를 유지하는 수출 산업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의 글로벌 상품 무역수지는 2023년 100억 달러 적자에서 2024년 520억 달러 흑자로 전환됐으며, 대미 상품·서비스 무역 흑자는 2024년 560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또 지난해 6월까지 최근 4개 분기 기준 대미 흑자 규모도 약 490억 달러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무역대표부는 또한 한국 정부가 석유화학 산업에서 감산 필요성을 인정한 점도 언급했습니다.
한편 여한구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2일 미국의 무역법 301조 조사 착수와 관련해 “예상된 수순”이라면서도 “긴장을 놓지 않고 미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국익을 최대화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외교부의 궈자쿤 대변인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관세와 무역 전쟁은 누구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양측은 평등과 존중, 상호 이익을 바탕으로 협의를 통해 관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올로프 길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통상 담당 대변인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연합 역시 세계 경제의 과잉 생산 문제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공유하고 있지만, 유럽연합이 그 문제의 근원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길 대변인은 또 이날 성명을 통해 “EU는 개방된 시장과 투명한 정책을 갖춘 시장 중심 경제 체제다. 따라서 EU는 스스로를 구조적 과잉 생산의 기여자(원인 제공자)가 아니라, 글로벌 시장 왜곡을 해결하는 파트너로 간주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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