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법무부가 지난 2021년 발생한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송에 직면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노후한 원자력발전소의 수명을 늘리고 폐쇄된 원전을 재가동하기 위해 12억 달러를 지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미국 정부가 새로운 ‘국가사이버안보전략’을 발표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 법무부가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법무부는 지난 2021년 1월 6일 미 의사당에서 발생한 폭동 사태와 관련해, 의회 경찰과 민주당 의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법무부는 2일 워싱턴 D.C. 항소 법원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대통령은 대중의 우려에 관해 공개 연설할 수 있는 법적 자유가 있지만, “대통령의 공적 책임 중 어떤 부분도 일촉즉발의 사적 폭력을 선동하는 것을 포함하지는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의사당을 난입한 데 있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책임이 있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동안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해 대통령 면책특권을 주장해 왔는데요. 법무부는 하지만, 의사당 난입 사건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은 면책특권 대상이 아니라고 봤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시 어떤 연설을 했었죠?
기자)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 인증을 위해 의회에서 상·하원 합동회의가 열리고 있던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백악관 앞에 모인 자신의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하며 “의사당으로 행진하라”, “죽기 살기로 싸워라”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의회를 난입해 합동회의가 중단되고 사상자까지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당시 연설이 폭력을 촉발할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고요. 또 당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 당시로, 통치 행위에 관련된 일이기 때문에 면책특권의 보호를 받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법무부는 이와 상반된 의견을 내놓은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법무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나 다른 사람에 대한 형사 책임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항소 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면책 특권 주장을 기각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법원이 지금 다루고 있는 소송이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작년에 민주당 의원 11명과 의회 경찰 2명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입니다. 이들은 의사당 난입 사건 과정에서 정신적, 신체적 피해를 보았다며, 이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고소했습니다. 이들은 소장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측근들이 “거짓되고 도발적인 주장을 했으며, 피고가 집회에서 폭력을 요구한 데 대한 직접적인 반응으로 폭력적인 무리가 미 의사당을 공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하급 법원에서는 어떤 판결이 나왔었죠?
기자) 앞서 워싱턴 D.C. 연방 지방 법원 판사는 의사당 난입 사태 전 집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한 발언은 “수정헌법 제1조에 의해 보호되지 않는 선동적인 말로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니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면책권을 인정하지 않은 건데요.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상급 법원에 항소했고요. 항소 법원은 해당 사안을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연방 법무부에 의견서 제출을 요구했던 겁니다.
진행자) 지금 법무부는 자체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 관해 조사 중이지 않습니까?
진행자) 맞습니다. 이번에 법무부가 제출한 의견서는 민주당 의원들과 의회 경찰이 낸 민사 소송에 대한 의견서이고요. 법무부는 이와 별도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상으로 한 형사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법무부는 형사 수사의 일환으로 작년 11월 잭 스미스 특별 검사를 임명했는데요. 특검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의사당 난입 사태 선동 의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밀문서 유출 혐의에 관해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과거의 판례를 보면 어떻습니까? 대통령의 면책권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나요?
기자) 지난 1982년 미 연방 대법원은 대통령의 공무집행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그러니까 공무 중에 발생한 피해에 대해 완전한 면책권을 인정한 겁니다. 하지만 이번 사례의 경우, 하급 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을 공식적인 직무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봤고요. 따라서 소송을 계속 진행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법무부가 항소법원에 낸 의견서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소송의 원고, 그러니까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의회 경찰관 측 대변인은 법무부가 항소 법원에 하급 법원의 판결을 유지해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 기쁘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법원이 조속히 트럼프 전 대통령에 유리한 판결을 내리고, 이런 하찮은 소송을 기각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원자력발전소 가동을 위해 대대적인 재정 지원을 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가 노후한 원자력발전소 수명을 연장하고 또 이미 폐쇄한 원전 시설을 재가동하기 위해 12억 달러를 지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에너지부는 2일, 이같이 밝히고 원자력에너지는 “안정적인 발전 용량을 가진 신뢰할 수 있고 일관성 있는 에너지 자원”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12억 달러를 지원한다고 했는데, 재원은 어디서 나옵니까?
기자) 지난 2021년 의회가 초당적으로 처리한 인프라법에 따라 60억 달러 규모의 ‘민간원전크레딧(CNC: Civil Nuclear Credit)’ 프로그램이 가동됐는데요. 이 CNC 프로그램의 2차 재정지원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에너지부는 설명했습니다. 또 이번에 이뤄지는 자금 지원 대상은 몇 년 내 폐쇄될 위험이 있는 노후한 원전 시설뿐 아니라 지난 2021년 11월 15일 이후 운영이 중단된 원전도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에너지부 장관은 이번 정부 지원금에 대해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은 “자금 지원을 확대하면 더 많은 원전 시설을 계속 운용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원전은 값싸고 깨끗하며 신뢰할 수 있는 전력을 지역사회에 제공하는 경제적 동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정부의 지원이 이번이 두 번째라고요?
기자) 네, 에너지부는 작년 11월, 1차 CNC 프로그램 지원의 일환으로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디아블로 캐니언 원전을 지원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디아블로 캐니언 원전은 오는 2025년에 완전히 폐쇄될 예정이었는데, 정부 지원으로 수명이 연장됐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에 2차 지원을 받는 원전 시설은 어딥니까?
기자) ‘로이터’ 통신은 미시간주에 있는 팰리세이즈 원전이 지원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이 원전은 냉각 시스템 누출이 발견되면서 작년 5월, 예정된 날짜보다 약 2주 일찍 폐쇄됐습니다. 펠리세이즈 원전의 소유주인 ‘홀텍’ 사는 앞서 CNC 1차 자금 지원을 신청했다가 거부당했는데요. 지난달 에너지부에 다시 자금 지원을 신청했습니다. 홀텍은 로이터 통신에 “폐쇄한 원전을 재가동하려는 시도는 우리 산업과 국가에 있어 매우 좋은 뉴스”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가 이렇게 원자력 시설 지원에 나서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2035년까지 ‘100% 청정에너지’를 달성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는데요. 이를 달성하기 위해 원전의 유지와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원자력을 탄소 배출이 없는 전기를 생산하는 핵심 발전원으로 보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원전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원자력 비판론자들은 전국의 원자력 발전소에 방사성 폐기물이 축적되고 있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건강과 자연에 대한 위험을 경고하며 이른바, 핵 비확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데요. 원전을 퇴출하고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진행자) 실제로 미국에서 원전 시설이 과거보다 줄었다고요?
기자) 네, 안전 비용이 증가하는 데다 풍력, 태양열, 천연가스 등 다른 전력원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2013년 이후 10여 개의 원전이 폐쇄됐고요. 현재 미 전역에 92기만 남았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정부가 사이버 안보와 관련해서 새로운 전략을 내놓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2일, 새로운 ‘국가사이버안보전략(National Cybersecurity Strategy)’을 발표했습니다. 새로운 전략은 사이버 보안 책임을 개인 이용자에서 산업계로 옮기고 랜섬웨어 공격을 국가 안보 위협으로 취급하는 등 온라인 영역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보다 포괄적이고 공격적인 연방 규제를 담고 있습니다.
진행자) 새로운 사이버안보전략, 좀 더 구체적인 내용 살펴볼까요?
기자) 네, 백악관은 새로운 전략이 정부와 개인 그리고 기업이 디지털 세계에서 더 안전하게 운영될 수 있는 장기적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크게 두 가지 제안을 하고 있는데요. 첫째는 사이버 보안의 책임이 재조정되어야 한다는 것이고요. 또 하나는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지금 당장 긴급한 위협으로부터 방어하되 회복력 있는 미래를 위해 전략적으로 계획하고 투자하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정부 계획에 대해서 정부 당국자들은 어떻게 설명했습니까?
기자) 사이버 보안 책임과 관련해서 켐바 월든 백악관 국가사이버국장 대행이 설명한 내용이 있는데요. “새로운 전략을 통해 사이버상의 사회적 계약을 근본적으로 재구성”하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게 무슨 말입니까?
기자) “사이버 위험을 관리하는 책임을 가장 잘 견딜 수 있는 쪽으로 재조정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월든 대행은 개인과 소규모 업체 그리고 지방 정부가 사이버 위험에 대한 책임을 대부분 지는 것은 “불공정할 뿐 아니라 비효율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디지털 생태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역량 있고, 가장 우위에 있는 조직이 사이버 위험을 관리하고 또 우리 모두를 안전하게 지키는 데 대한 부담을 더 많이 짊어져야 하며 또 그렇게 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정부가 이런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떤 식으로 접근할지도 궁금한데요?
기자) 정부 전략은 총 다섯 가지 중심축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사회 기반 시설 보호와 사이버 위협 요인의 무력화, 향상된 보안을 촉진하기 위한 시장 형성, 회복력 강한 기술 투자, 마지막으로 사이버 보안 활동과 관련한 국제 협력 구축인데요. 이 다섯 가지 축을 중심으로 전략 계획을 이행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정부가 이렇게 더 강력한 사이보안보전략을 세우게 된 배경이 있을까요?
기자) 최근 몇 년간 미국을 대상으로 벌어진 주요 사이버 공격에 따른 후속 조치입니다. 지난 2021년 미국 최대 송유관 운영사인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전산망 공격을 받으면서 미 동부 지역 유류 공급에 큰 차질이 빚어졌고요. 또 지난 2019년~2020년에는 미국 정보기술 업체인 ‘솔라윈즈(SolarWinds)’가 해킹 공격을 받아 수 많은 연방 공무원의 개인 정보가 유출됐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정부는 사이버 보안 시스템 기업에 더 많은 보안 요구 사항을 의무화함으로써 사이버 공격을 차단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진행자) 이전보다 더 강화되는 내용이 또 뭐가 있습니까?
기자) 랜섬웨어(ransomware)를 단순한 범죄 행위가 아닌 국가 안보 문제로 취급한다는 방침입니다. ‘랜섬(ransom)’은 납치나 유괴를 저지른 뒤 풀어주는 대가로 요구하는 ‘몸값’인데요. 랜섬웨어는 전산망에 불법 침투한 뒤, 컴퓨터에 저장된 자료를 암호화해 사용할 수 없게 만든 후, 이걸 풀어주는 대가로 돈을 요구하는 범죄를 말합니다. 정부의 새 전략은 랜섬웨어 가해자를 추적하기 위해 법 집행기관은 물론, 군 당국을 포함한 연방 정부의 훨씬 더 공격적인 대응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는데요. 필요에 따라 외교, 금융 제재도 취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