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등에 대한 대외 지원 패키지가 미 상원 절차 투표를 통과했습니다. 뉴욕시가 망명 신청자 보호소에 대한 통금시간을 20곳으로 확대했습니다. 프로미식축구리그(NFL)의 최강자를 가리는 ‘슈퍼볼’ 경기에서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연장 접전 끝에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를 꺾고 2년 연속 정상에 올랐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연방 상원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법안이 진전이 있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타이완 등에 대한 95억 달러 규모의 대외 원조 패키지가 11일 상원 절차 투표를 통과했습니다. 투표를 방해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는 의사진행방해(filibuster)를 막기 위해서는 상원 100석 가운데 적어도 60표가 필요한데요. 이날 절차 투표 결과는 67대 27이었습니다.
진행자) 본 투표 통과 가능성은 어떻습니까?
기자) 상원은 이르면 오는 14일에 전체 표결을 진행할 예정인데요. 단순 과반만 되면 통과하기 때문에 법안이 통과할 것이 거의 확실해 보입니다. 하지만 상원과 달리 하원은 공화당이 다수당이기 때문에 하원의 문턱을 넘을지는 아직 불분명합니다.
진행자) 상원에서 진전을 본 법안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알아볼까요?
기자) 네, 해당 법안은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쟁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탄약, 인도적 지원을 위해 610억 달러를 지원하고요. 또 미국이 테러 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을 위한 지원금 140억 달러와 타이완 등 인도∙태평양 동맹국들에 대한 지원금 약 50억 달러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진행자) 합의안 내용을 보니까 지난주에 민주, 공화 양당이 합의를 이루었다가 좌초된 법안에서 하나가 빠진 것 같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에 상원 절차 투표를 통과한 법안에는 남부 국경의 불법 이주자 유입을 막기 위한 국경 관리 예산 약 200억 달러와 남부 국경 관련 조처가 빠졌습니다. 앞서 지난 4일, 상원과 하원은 지도부의 주도하에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과 더불어 남부 국경 통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에 합의를 이뤘는데요. 백악관과 민주당이 요구하는 우크라이나 지원과 공화당이 원하는 남부 국경 보안 강화를 함께 담은 패키지 법안이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해당 법안이 상원에서 부결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법안이 나오자마자 하원 공화당은 “하원 도착 직후 폐기”라는 입장을 내놓았고요. 이틀 만에 상원 공화당 지도부마저 입장을 바꾼 겁니다. 결국 7일 해당 법안을 전체 표결에 부치기 위한 절차 투표를 진행했지만, 예상대로 부결되고 말았죠. 이에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공화당이 반대하는 국경 통제 관련 내용을 제외하고,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지원 내용만을 담은 대외 안보 지원 예산안을 따로 처리하겠다고 밝혔고요. 계획대로 진행한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법안을 처리한 날짜가 눈길을 끕니다. 일요일인 11일에 절차 투표를 진행했군요?
기자) 네, 상원이 주말에 표결을 실시하는 것은 이례적인데요 더구나 11일은 프로미식축구리그(NFL)의 최강자를 가리는 ‘슈퍼볼’이 열린 ‘슈퍼볼 일요일(Super Bowl Sunday)’이었습니다. 슈퍼볼 일요일에는 많은 미국인이 TV 앞에 모여 슈퍼볼 경기 시청에 몰두하는데요. 슈머 대표는 “슈퍼볼 일요일에 상원이 마지막으로 회의를 한 것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며, “하지만 일주일 내내 말했듯이 이 일이 끝날 때까지 우리는 이 법안을 계속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슈퍼볼 일요일에 법안을 처리할 만큼 사안의 시급성이 크다는 말이겠죠?
기자) 맞습니다. 슈머 대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동유럽 일부 지역은 전쟁터가 돼 버렸다”며 2차 세계대전 이후 볼 수 없었던 전쟁이 이 지역에서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이어 “이 위협에 대한 유일한 정답은 상원이 이 법안을 최대한 빨리 통과시킴으로써 단호하게 제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이제 며칠 있으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개전 2주년을 맞지 않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이 2022년 2월 24일이니까요. 개전 2주년이 이제 2주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우크라이나는 동맹인 미국에 지속적인 지원을 요청하고 있지만,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과 공화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이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너무 많은 지원을 쏟아부었다며, 추가 지원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상원에서 합의안이 부결됐을 때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말이 있었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선 합의안에 대해 남부 국경 정책이 충분하지 않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더는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며 공화당 의원들을 압박했고요. 결국 법안이 부결됐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국경 안보 내용을 뺀 법안에 대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외 원조는 대출 형태를 취해야 한다며, 법안을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번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바람대로 되지 않았네요?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압박에도 공화당 의원 18명이 해당 법안에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는 11일 표결에 앞서, 미국의 위치와 국제사회에서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법안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비판했는데요. “미국의 리더십이 중요하다. 이것이 문제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대통령도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고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만약 미국 의회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지 않는 일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범죄 방치’에 가깝다”며 의회가 터무니없는 일을 하지 말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하원 공화당은 여전히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하는 입장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원은 현재 219대 212, 근소한 차이로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만약 해당 법안이 상원 본회의를 통과해 하원에 도달하면 지원 조항을 분할해서 처리할 수 있다고 시사했습니다. 하지만 지난주 존슨 의장이 이스라엘 지원 내용을 담은 단독 법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부결된 바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일부 공화당 상원 의원은 법안 통과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는데요. 공화당 소속 토드 영 상원의원은 기자들에게 법안이 상원에서 초당적으로 통과된다면 “더 많은 하원 공화당 의원이 이 법안을 편안하게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뉴욕시가 더 많은 망명 신청자 보호소로 통행금지 조처를 확대했다고요?
기자) 네. 뉴욕시 당국이 12일부터 망명 신청자 보호소 20곳으로 야간 통금 시행을 확대했습니다. 이에 따라 통금 대상에 오른 망명 신청자 보호소에 거주하는 3천600명의 이주자는 밤 11시부터 오전 6시까지 보호소 바깥으로 나갈 수 없게 금지됩니다.
진행자) 이번 조처는 통행금지 대상을 확대한 건데요. 뉴욕시는 지난달에도 일부 보호소에 통금 조처를 했었죠?
기자) 맞습니다. 뉴욕시는 지난달 16일부터 망명 신청자 보호소 4곳에 통행금지를 시행해 왔습니다. 이 4곳은 총 2천 명에 가까운 미혼의 성인 이주자를 수용하고 있는 곳인데요. 최근 망명자들이 늦은 시간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구걸하거나 폭력 범죄를 저지르는 일이 늘었는데요. 이에 따라 보호소 인근 주민들의 불만이 쇄도하면서 나온 조처였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망명 신청자 보호소에 대한 통금을 대폭 확대한 계기가 있다고요?
기자) 지난주 9일이죠. 베네수엘라 출신 이주자가 인파가 많이 모이는 타임스퀘어에서 총기를 발사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15살 베네수엘라 이주자는 당시 상점을 털다가 경찰에 쫓기던 중 총을 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는데요. 이 총격으로 브라질에서 온 관광객 1명이 다쳤습니다. 또 지난달 타임스퀘어에서는 한 무리의 이주자들이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확산했는데요. 결국 폭력에 연루된 여러 명이 체포됐습니다.
진행자) 뉴욕 시당국이 이번 조처를 발표하면서 뭐라고 밝혔나요?
기자) 뉴욕 시장실의 케일라 마멜락 대변인은 이번 통금 조처 확대는 노숙자 쉼터에 대한 일반적인 통금 조처와 맥을 같이 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노숙자 쉼터에도 통행금지가 있나 보군요?
기자) 네. 뉴욕시에 있는 모든 노숙자 쉼터는 통금 시간이 오후 10시로 정해져 있습니다. 또 어린이는 일부 긴급 상황에서 통행 문서를 가지고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오후 9시까지 성인 보호자와 함께 숙소로 돌아와 있어야 합니다.
진행자) 시 당국이 또 뭐라고 설명했습니까?
기자) 마멜락 대변인은 이번 통금 조처는 뉴욕시의 보호를 받는 이주자들을 더 효율적으로 수용하고 관리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뉴욕시는 국가적 차원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관리하는 데 있어 미국을 선도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망명 신청자들과 보호소가 위치한 지역사회에 살고 있는 뉴욕 주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우선시하는 것이 포함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뉴욕시가 몰려드는 이주자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현재 뉴욕 내 망명 신청자 현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뉴욕시는 최근 새로 도착한 6만6천 명의 망명 신청자를 수용하기 위해 200개가 넘는 시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케이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지난 9일 브루클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7만 명의 이주자가 뉴욕으로 왔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호컬 주지사는 이주자 관련 일부 범죄가 있다는 것을 시인하면서도 이주자들이 범죄를 주도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많은 미국인이 기다리는 최고의 스포츠 행사라고 할 수 있는 ‘슈퍼볼’이 열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제58회 슈퍼볼에서 연장 접전 끝에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를 25대22로 꺾고 정상에 올랐습니다.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2년 연속 우승을 거둔 건데요. 슈퍼볼 2년 연속 우승은 거의 20년 만에 처음입니다. 게다가 치프스는 최근 5년간 세 번이나 우승을 차지하며 이른바 ‘치프스 왕국(Chiefs Kingdom)’를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경기 초반까지만 해도 치프스가 경기에서 크게 밀리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초반에는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가 10-0으로 앞서며 경기를 지배했습니다. 전반전을 마무리하는 하프타임 때만 해도 10-3으로 치프스가 뒤처지고 있었는데요. 하지만 곧 치프스의 반격으로 10점을 획득하며 13-10으로 승부가 뒤집혔고요. 이후 경기는 치열한 접전 끝에 19-19로 동점을 이루게 됐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연장전까지 간 거군요?
기자) 네, 연장전에서 치프스의 쿼터백인 패트릭 마홈스 선수의 3야드 패스를 와이드 리시버인 메콜 하드먼 선수가 잡아냈고요. 경기 엔드존으로 달려 나가 ‘터치다운’에 성공하면서 치프스의 승리로 경기가 끝났습니다.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은 공을 어디로 보낼지 결정하는 쿼터백인데요. 치프스의 쿼터백인 마홈스 선수는 올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까지 따내며, 작년에 이어 개인 통산 세 번째 슈퍼볼 MVP에 선정됐습니다.
진행자) 프로미식축구리그(NFL)의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의 인기, 정말로 대단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의 4대 프로스포츠를 야구(MLB), 농구(NBA), 아이스하키(NHL), 그리고 미식축구(NFL)로 꼽는데요.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이 바로 미식축구입니다. 그리고 NFL 양대 리그인 아메리칸 풋볼 콘퍼런스(AFC)와 내셔널 풋볼 콘퍼런스(NFC) 우승팀이 승부를 펼치는 경기가 슈퍼볼이죠. 2022년부터 매년 2월 둘째 주 일요일 저녁에 열리고 있는데요. 슈퍼볼의 입장료는 수만 달러까지 올라가기도 하고요. 또 돈이 많더라도 입장권을 사기란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진행자) 슈퍼볼 경기를 보는 시청자 수도 어마어마하죠?
기자) 네, 슈퍼볼은 매년 미국에서 단일 경기 시청자 수 1위를 기록하는 스포츠 행사입니다. 많은 사람이 지인들과 모여 술과 닭날개, 즉 치킨윙 등을 먹으며 파티를 하면서 슈퍼볼을 관람하죠. 지난해 슈퍼볼을 시청한 사람은 무려 1억1천300여 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는데요. 올해는 작년 기록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그런데 올해 슈퍼볼에서는 유난히 한 가수가 많이 언급되더라고요?
기자) 네, 바로 미국의 여가수인 테일러 스위프트 씨입니다. 30대 여성인 스위프트 씨의 남자 친구가 치프스의 유명 선수인 트래비스 켈시 선수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스위프트 씨가 종종 남자 친구의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풋볼 경기장을 찾아 화제가 됐고요. 슈퍼볼 일요일에는 전날 일본 공연을 마치자마자 전용기를 타고 미국으로 건너와 경기를 관람했습니다.
진행자) 스위프트 씨는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가수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스위프트 씨는 단순한 팝스타를 넘어 경제, 사회에까지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며 하나의 사회 현상이 되었는데요. 이런 스위프트 씨가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젊은 여성들의 풋볼 시청률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또 30초에 700만 달러에 달하는 슈퍼볼 광고에 화장품 광고가 가세하기도 했는데요. 이런 ‘스위프트 효과’에 힘입어 올해 슈퍼볼이 창출하는 경제적 효과와 시청률이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우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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