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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선교단체, '북한 억류 2000일' 조선족 석방 촉구

미국의 기독교 선교단체 ‘순교자의 소리(VOM)’ 웹사이트.
미국의 기독교 선교단체 ‘순교자의 소리(VOM)’ 웹사이트.

미국의 기독교 선교단체가 북한에 2천일째 억류 중인 한국계 중국인의 석방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2016년 북-중 국경 지역에서 북한 요원들에게 살해된 것으로 알려진 한충렬 목사 4주기를 맞아 북한 내 박해받는 지하 교인들을 잊지 말자는 캠페인도 함께 시작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남부 오클라호마주에 본부를 둔 미 기독교 선교단체 ‘순교자의 소리’(VOM)는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계 중국인(조선족) 장문석 씨의 석방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 한국지부의 현숙 폴리 대표는 장 씨가 북한 감옥에 갇힌 지 2천 일이 지났다며,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에게 장 씨의 석방을 촉구하는 서한 보내기 국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이름 장웬샤이로 알려진 장 씨는 2014년 11월, 북-중 국경 지역에서 북한 요원들에게 납치된 뒤 북한으로 끌려가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라고 이 단체는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장 씨가 체포된 지 15개월 만인 2016년 4월에 그와 함께 대북 선교사업을 펼치던 창바이(장백) 교회의 한충렬 목사가 북한 요원들에게 피살됐다며, 두 사건이 서로 연결돼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이 단체와 한 목사가 함께 펼치던 대북 선교사업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먼저 장 씨를 납치한 뒤, 장 씨가 다니던 교회의 담임인 한 목사를 살해했다는 겁니다.

미 국무부는 2017년 국제종교자유 보고서에서 북한 요원들이 탈북자 지원 활동을 펼치던 한 목사를 살해했다며, 그러나 북한 당국은 이 사건이 한국의 책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순교자의 소리’는 장문석 씨가 ‘나그네들을 환대하고, 벌거벗은 이들을 입히며 병든 이들을 돌보라’는 성경 구절에 따라 자신의 집에서 북한 주민들에게 숙식을 제공하고, 북한으로 돌아갈 때 물품을 조달하며 복음을 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단체는 또 장 씨를 통해 기독교 신자가 된 북한 주민들이 많다며, 신앙으로 박해받는 장 씨와 다른 기독교인들에게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습니다.

폴리 대표는 지금까지 세계 15개 나라에서 장 씨의 석방을 촉구하는 서한 1천여 통이 김성 북한대사에게 발송됐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는 28일 발표한 또 다른 성명에서, 오는 30일 북한 주민 1천여 명에게 복음을 전한 한충렬 목사 4주기를 맞아 지난해 제작한 단편영화가 세계 기독교인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한 목사 추모 영화 ‘상철’] “목사님, 왜 나를 도와주자고 그러오? 중국 사람이 북한 사람 도와주면 아무 일 없갔소?”, “나는 그저 하나님을 믿는 기독교인으로서 그냥 너를 도와주고 싶을 뿐이야.”

폴리 대표는 전 세계 70개국, 10만 명 이상의 기독교 신자가 이 영화를 관람했고, 다양한 언어로 제작된 유튜브 영상으로 영화를 본 사람이 40만 명이 넘는다고 말했습니다.

‘상철’이란 제목의 이 영화는 북한 주민 상철 씨 가족이 한충렬 목사의 도움으로 굶주림을 이기고 기독교인이 되는 과정과, 북한 당국의 기독교 박해 실태를 자세히 담고 있습니다.

[녹취: 한 목사 추모 영화 ‘상철’] “한 목사님은 목숨을 바치셨습니다. 그래도 저와 많은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떠나셨디요. 지금의 위험한 상황에서도 우리들은 하나님이 살아 계신다는 사실을 계속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말해줄 겁니다.”

한 목사의 활동에 대해 잘 아는 중국 내 복수의 소식통은 앞서 VOA에, 한 목사가 섬기던 장백교회 신도 3~400 명 중 적지 않은 수가 북-중 밀무역에 종사하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한 목사의 사역을 지원했다고 말했었습니다.

오스트리아 빈에 본부를 둔 국제 인권단체 ADF 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북한에 대한 유엔 인권이사회 보편적 정례검토(UPR) 회의를 맞아 30여 개 단체와 공동 제출한 보고서에서 한 목사의 피살 경위와 북한의 종교 박해 실태를 자세히 설명한 바 있습니다.

보고서는 중국과 한국의 정보 당국이 한 목사에게 북한 당국이 그를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경고했었다며, 중국 당국은 감시 카메라 영상을 통해 북한인 용의자 3명이 한 목사 살해를 전후해 국경을 넘어 오간 모습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 “Chinese authorities found surveillance videos of three suspected North Korean agents crossing the border before and after Pastor Han’s murder.”

그러나 ‘순교자의 소리’는 중국 당국이 한 목사 피살과 관련한 어떤 정보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목사 4주기를 맞아 기존 영화를 추가 편집해 길이를 확장한 한국어판 영화를 새로 공개했다며, 신앙과 복음을 위해 박해받는 이들을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순교자의 소리’는 옛 루마니아 공산정권 하에서 박해를 받았던 리처드 웜브란트 목사가 미국 망명 뒤 세운 기독교단체로 박해받는 나라의 기독교인들에 대한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 단체는 또 북-중 국경과 풍선 등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한글 성경과 생필품 등을 보내고 대북 라디오 방송, 탈북민 지원 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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