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50개주 한국전 기념비와 참전용사들의 사연을 인터넷 웹사이트에서 만나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전 세계 한국전 참전용사들 사이에서 ‘손녀딸’로 알려진 한나 김 한국전쟁참전용사기념재단 홍보대사가 직접 만나 기록한 자료들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50개주 100개 도시에 세워져 있는 한국전 기념비와 참전용사들의 사연을 만나볼 수 있는 인터넷 웹사이트가 문을 열었습니다.
재미 한인 한나 김 씨가 지난 2018년에 3개월 동안 미국 전역을 돌며 수집한 자료가 실려 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약 1천 명의 참전용사들을 직접 만나 한 사람 한 사람 포옹하고 큰 절까지 했습니다. 미국 본토는 물론 태평양 제도에 있는 미국령 사모아까지 찾아갔습니다.
[한나 김] “제가 감사를 드리러 갔지만, 오히려 할아버지들께서 감동을 받으시고, 저에게 기억해줘서 고맙다고 하실 때 가슴이 아리더라고요. 뿐만 아니라 할아버지들께서는 한국이 너무나 자랑스럽고, 한인들이 미국에서 각 도시들마다 자리를 잘 잡아서 성공하는 모습을 봤을 때 너무 뿌듯하시다는 말씀들 많이 하셨어요.”
2007년 워싱턴의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방문한 뒤 미국에서 ‘잊혀진 전쟁’으로 불리는 한국전쟁의 참전용사들을 알리는 활동을 하겠다고 마음 먹은 김 씨는 젊은 한인들을 모아 ‘리멤버 727’을 결성했습니다.
한국전쟁이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기억하기 위해 정전협정일 7월 27일을 따서 지은 이름입니다.
2009년 ‘한국전 참전용사 정전기념일’ 법안을 의회에 청원해 통과시키는 데 기여했던 김 씨는 이 과정에서 한국전 참전용사 출신인 찰스 랭글 하원의원의 눈에 띄어 그의 보좌관이 됐습니다.
2016년 랭글 의원이 은퇴하자 자신도 워싱턴을 떠나 예전부터 세웠던 계획을 실천하기로 했습니다. 전 세계의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2017년 전 세계 30개국을 방문해 참전용사 200명을 만났습니다. 이어 2018년에는 미국 전역의 참전용사들을 만났습니다.
[한나 김] “여정이 끝나고 나서도 그분들의 이야기를 돌이켜 보면서 수도 없이 눈물을 흘리며 잔 적이 많지만 슬품이 아니라 너무 행복해요. 한 사람이 그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이 저는 너무 큰 영광이고, 저 혼자만 간직하기가 너무 아까운 거에요. 그래서 웹사이트를 더 빨리 공유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거에요.”
당초 6월 25일 한국전쟁 70주년에 맞춰 웹사이트를 열려고 했지만, 이번에 미국의 메모리얼데이를 맞아 미국 관련 내용만 간추려서 먼저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나머지 나라 자료는 추가로 올릴 예정입니다.
[한나 김] “미국 현충일이 다가오는데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할아버지들께서 직접 기념식에 가지 못하고, 미국 사람들도 그냥 잊고 지나가는게 우려가 돼서...”
한나 김 씨는 전 세계 참전용사들을 만나러 갈 때 곳곳의 한인들이 자신을 재워주고 먹여주고 따뜻한 말을 건넸다며, 이 웹사이트를 통해 한인들 모두의 마음이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한나 김] “전 세계에 있는 한인 뿐 아니라 각국, 참전했던 나라들 사람들도 우리 할아버지가 한반도를 위해 이렇게 많이 희생 했구나 하면서 그분들도 한반도에 관심을 가지고 평화를 위해 노력할 수 있으면, 웹사이트를 통해 그러면 정말 감사하죠.”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