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가 북한이 핵분열 물질 생산 등 핵활동을 계속하는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특히 북한 내에 알려지지 않은 핵시설이 더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미국의 목표는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라며, 외교적 노력을 계속하는 가운데 제재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무부는 19일 공개한 ‘2021 군비통제ㆍ비확산ㆍ군축 이행보고서’에서 미국은 2020년 내내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과 지속된 핵분열 물질 생산에 대해 계속 상당히 우려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북한이 핵 시설 중 일부를 계속 가동하는 징후를 포착했다는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영변 ‘방사화학실험실’, ‘원심분리기 농축시설’ 움직임 포착
IAEA는 지난해 9월 보고서에서 영변 방사화학실험실(radiochemical laboratory)에서 활동이 포착됐다고 밝혔으며, 8월 보고서에선 영변 원심분리기 농축시설에서 농축 우라늄 생산과 일치하는 활동들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8월 보고서에서 평산 우라늄 광산과 공장에서 채광과 정련 활동이 진행 중인 징후가 있다고 IAEA는 지적했습니다.
영변 시설 내 방사화학실험실은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해 플루토늄을 추출할 때 사용되고, 원심분리기는 우라늄을 농축할 때 쓰입니다.
IAEA는 다만 영변 핵시설의 실험용 5MW 원자로가 2018년 12월부터 가동이 중단된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는 영변의 경수로 건설과 관련해서는 IAEA가 2018년 10월 주요 부품을 경수로 건물 내부로 옮기는 활동을 보고한 바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재 배달과 건설 차량 출현 등 실험용 경수로 주변 움직임을 토대로 볼 때 보고서가 다루는 기간 (2020년 1월에서 12월)에 내부 건설 작업이 계속됐을 법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무부는 북한의 실험용 경수로가 완공되면 소량의 전력을 생산할 것이라며, 우라늄 농축 기술 보유의 정당성을 확보하려 하는 시도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우라늄 농축 기술이 핵무기를 위한 핵 물질 생산에 이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2018년 폐기한 풍계리 핵실험장에 대해선 “거의 확실히 되돌릴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고, 북한이 선택한다면 또 다른 핵실험 장소를 개발할 수 있다”고 3년째 같은 내용을 담았습니다.
또 “북한 내에 미확인된 핵 시설이 추가로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3년째 유지했습니다.
앞서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 3월 안보리 순회 의장국 취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계속된 핵 개발을 막기 위해 미국이 안보리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안보리에서 북한 문제를 다룰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녹취: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We do believe that N Korea constitutes a serious threat to our peace and security and to the globe. And so we have a vital interest in trying to deter N Korea toward that goal, and also in defending against its provocations or use of force.”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북한이 전 세계 평화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라며 “특히 북한이 전 세계 안보에 위협이 되는 것을 저지하고 북한의 도발과 무력 사용에 대해 방어하는 것이 미국의 핵심 이익”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핵 관련 국제 조약 계속 위반”... FFVD 목표
한편 ‘2021 군비통제ㆍ비확산ㆍ군축 이행보고서’는 북한이 핵 관련 국제 조약을 위반하고 있다는 사실도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2003년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했을 때 이미 조약 2항과 3항, 그리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약속한 안전협정(CSA)를 위반했고, 여전히 위반 중이라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2020년에 유엔과 동아시아정상회담, IAEA 총회 등에서 전 세계 각국이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이 국제 평화와 안보에 제기하는 용납할 수 없는 위협을 지적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북한과 건설적인 협상을 할 준비가 돼 있지만,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를 달성하기 전에는 유엔과 미국의 제재는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미국은 국제사회의 폭넓은 파트너들과 협력해 북한에 압박을 계속 가하고, 북한의 확산 활동을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불법적인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진전시키지 못하도록 막으면서, 북한이 궁극적으로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기 위한 미국과의 지속적이고 집중적인 협상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입니다.
또 지난해 제재 이행 조치로 재무부가 유엔과 미국의 대북 제재를 위반한 이들에 대한 제재를 가했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는 또 미국이 북한의 핵활동을 계속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며, 북한 비핵화는 여전히 미국의 최우선 목표이며 이를 위해 외교적 협상을 계속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의 생물무기 프로그램 운영도 지적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이 생물무기 역량 개발을 위한 국가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생물 물질을 개발하고 생산한 것은 물론 이를 무기화 했을 수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군사적 목적을 위한 충분한 양의 생물 물질을 생산할 수 있는 역량도 갖추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