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7일 취임 후 두 번째 국정연설을 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제시할 국정 운영 구상을 전망해봅니다. 하원 다수당이 된 공화당이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일부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이어서, 지난해 미국의 무역 적자폭이 거의 1조 달러에 달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는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두 번째 국정연설을 앞두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동부 시각으로 7일 밤 9시에 바이든 대통령이 국정연설에 나섭니다. 국정연설은 대통령이 연방 의회 하원 본회의장에서 상하원 의원들과 각 부처 장관, 연방 대법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한 입장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밝히는 자리입니다. 미국 대통령의 첫 공식 국정연설은 보통 취임 후 다음 해에 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3월 1일에 첫 국정연설을 한 데 이어 올해가 두 번째 국정연설입니다.
진행자) 두 번째 국정연설은 첫 해 연설과는 좀 다르겠죠?
기자) 네, 이번 국정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년간 자신이 이끄는 행정부가 이룬 성과를 되돌아보는 한편 앞으로의 국정운영 구상을 설명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정연설장의 분위기도 사뭇 다를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지난해에는 상원과 하원 모두 민주당이 다수당이었지만,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면서 의회 권력분점 구도가 형성됐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올해는 지난해 보다 덜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 바이든 대통령이 연설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무엇보다 바이든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어떤 이야기를 할지가 가장 궁금하거든요?
기자) 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6일, 국정연설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년 동안 한 일과 또 우리나라의 미래를 어떻게 보는지에 대해 의회뿐 아니라 국민들에게 직접 말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까지 측근 참모들과 연설문을 계속 작성하고 또 수정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다만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경제에 관해서는 확실히 시간을 할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경제야말로 가장 피부에 와 닿는 문제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인의 41%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재정적으로 더 힘들어졌고, 42%는 재정 상황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일자리 증가와 물가 하락, 투자와 제조업이 다시 활성화되는 지표 등을 언급하며, “2년 만에 우리 경제 계획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분명해졌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바이든 대통령은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는 보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6일 바이든 대통령의 이런 발언에 힘을 실어줬는데요. “핵심 메시지는 우리가 더 많은 (경제적) 진전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겠지만, 국민들은 상황을 좀 더 낙관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진전을 이뤘고, 또 계속해서 진전을 이루는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경제 외에 또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요?
기자) 연방정부 부채 한도 설정 등과 같은 핵심 입법과제에 대한 의회의 협력을 요청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국의 국가부채는 의회가 정한 상한선인 31조 4천억 달러에 이미 도달했습니다. 재무부는 디폴트를 피하기 위해 ‘특별 조치’를 시행 중인데요. 의회가 부채 한도를 상향하거나 부채 한도 적용을 유예하지 않으면 미국은 채무불이행, 즉 국가부도 사태를 맞을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국제 문제와 관련해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어떤 구상을 내놓을까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의 경쟁국들에 대한 다양한 외교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존 커비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세계 무대에서 우리 리더십의 중요성에 관해 이야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국의 영향력, 특히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으로부터 스스로 방어하는 것을 돕고, 중국과의 전략경쟁”에서도 미국은 리더십을 행사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 밖에 국정연설에서 또 어떤 이야기를 듣게 될까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총기 규제나 이민정책, 경찰 개혁 등도 연설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국정연설장에는 대통령의 연설 주제와 연관 있는 손님들이 초대되는데요. 미 의회 흑인 의원 모임인 ‘블랙 코커스’는 최근 경찰관들에게 구타 당해 숨진 흑인 남성 타이리 니콜스 씨의 부모를 국정연설에 초청했습니다. 지난달 니콜스 씨가 경찰에 의해 집단 구타 당하는 영상이 공개된 이후 미국에서는 경찰 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재선 도전을 선언할 것인지도 관심사죠?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에 나설 의사를 내비치면서도 출마를 공식 선언하지는 않았습니다. 일각에서는 국정연설 직후 대선 출정식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는데요.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윌리엄 갤스턴 연구원은 VOA에,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대다수 유권자가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너무 나이가 많다고 보고 있다”며, 따라서 “이번 국정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늙었다는 인상을 없애기 위해 힘과 일관성을 보여주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취임 후 두 번째 국정연설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어떻습니까?
기자) ‘워싱턴 포스트’ 신문과 ‘ABC’ 뉴스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인의 62%가 지난 2년 동안 바이든 대통령이 별로 또는 거의 성취한 것이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실망스러운 성적표라고 할 수 있는데요. ‘AP’ 통신과 ‘NORC’ 공공연구소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연임에 찬성하는 민주당 지지자가 37%에 그쳤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하원 다수당이 된 공화당이 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은 지난 중간선거에서 하원 다수당이 된 이후 행정부의 권력남용 의혹을 들여다보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행정부 인사에게 소환장을 발부하고, 청문회를 여는 등 본격적인 조사활동에 착수했습니다.
진행자) 청문회 소식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짐 조던 공화당 의원이 이끄는 하원 법사위원회는 지난주, 바이든 행정부의 남부 국경 보안에 관한 청문회를 시작했습니다. 조던 의원은 청문회를 알리며,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이주자가 매달 새로운 기록을 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상식이나 논리를 가진 사람이 어떻게 이런 결론에 도달할 수 있겠냐”며 “사전에 계획된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소환장은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역시 하원 법사위원회가 추진하는 내용입니다. 앞서 학교 내 마스크 착용과 진보적인 인종 교육에 반대한 일부 학부모들을 상대로 정부가 위협과 감시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요. 이에 대해 법사위원회가 매릭 갈랜드 법무장관과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 등에게 지난 3일 소환장을 발부했습니다.
진행자) 하원은 정부에 대한 조사를 위해 특별위원회도 꾸리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달 새로운 회기가 시작되자마자 하원 공화당이 추진한 것이 바로 ‘연방정부 무기화 특별소위원회’입니다. 민주당 의원은 전원 반대했지만 공화당 의원들의 전원 찬성으로 해당 소위원회 승인안이 통과했는데요. 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민감한 미국시민 정보에 접근하고 진행 중인 형사 조사를 감독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됐습니다.
진행자) 하원 공화당이 이렇게 정부 감독을 강화하다 보면 관련 입법도 추진할 수 있겠네요?
기자) 네, 하지만 법제화되기는 힘듭니다. 현재 상원은 민주당이 다수당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하원이 법무부를 조사하는 법안 등을 마련한다고 해도 상원에서 같은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데요. 미국에서는 동일한 법안이 하원과 상원을 모두 통과한 후 대통령이 서명해야 법으로서 효력을 갖게 됩니다.
진행자) 민주당 쪽에서는 공화당의 이런 움직임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민주당 의원들은 공화당의 조사가 바이든 대통령을 부당하게 겨냥하고 있고, 의회가 주요 입법활동에 전념하는 것을 방해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기자들에게, “미국 노동자 가정이 아닌 마녀사냥에 초점을 맞춘 탄핵과 수사 등 MAGA 공화당원들의 의제를 보게 된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는데요. MAGA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의 줄임말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공화당 의원들을 MAGA 공화당원이라고 부릅니다.
진행자) 이외에 하원 공화당 의원들이 지금 하고 있는 조사, 또 앞으로 벌일 조사는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공화당은 의회가 승인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지원금 사용을 비롯한 정부 지출과 관련한 조사를 진행 중이고요.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인 헌터 바이든 씨가 아버지의 정치적 지위를 이용해 부당한 이익을 챙긴 의혹에 관해서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바이든 대통령 사저에서 발견된 국가 기밀문서와 관련해서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은 미국의 경제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의 무역 자료가 발표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상무부는 7일, 지난해 12월 미국 무역 자료를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12월 미국 무역 적자가 674억 달러를 기록했는데요. 앞선 달의 610억 달러에서 10% 이상 늘어난 겁니다.
진행자) 무역에서 적자가 났다는 것은 수출한 것보다 수입이 더 많았다는 설명이죠?
기자) 맞습니다. 12월 수출액은 전달보다 0.9%, 그러니까 22억 달러가 줄어든 2천 502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상품 수출이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수입은 전달보다 1.3% 늘어난 3천 176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12월까지 무역 기록이 발표됐으면 지난 2022년 한 해의 무역 성적이 종합됐겠군요?
기자) 네, 지난해 미국의 수출과 수입 모두 증가했습니다. 수출의 경우 앞선 해보다 18% 가까이 늘어난 약 3조 달러를 기록했고요. 수입은 앞선 해에 비해서 16% 이상 늘어난 약 4조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수치에서 볼 수 있듯이 지난 1년 미국의 무역 적자는 거의 1조 달러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1조 달러에 달하는 무역 적자 폭은 역대 최대인데요. 미국의 연간 무역 적자 폭은 지난 3년 연속으로 최대를 기록하며 해마다 점점 더 적자 폭이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12월의 무역 세부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우선 수입 증가부터 보겠습니다. 투자 전문 매체인 '마켓워치'는 미국의 수입 증가를 이끈 요인 가운데 하나로 '달러 강세'를 통한 수입 제품에 대한 강한 수요를 꼽았습니다. 달러 가치가 올라가면서 수입 제품을 덜 비싸게 살 수 있었다는 건데요. 대표적인 품목은 '휴대전화', 그리고 '자동차'입니다. 휴대전화를 포함한 기타 가정 제품 수입은 35억 달러가 늘었고요. 자동차와 부품, 엔진 등의 수입은 29억 달러 늘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수출은 왜 줄었죠?
기자) '마켓워치'는 이 역시도 '달러 강세'를 요인으로 꼽았는데요. 달러 가치가 올라가면서 미국산 제품이 과거보다 더 비싸졌기 때문에 미국보다 경제 회복 속도가 더딘 다른 나라에서 미국산 제품 구매가 줄었다는 겁니다. 산업재 등 수출이 31억 달러 줄었고요. 소비재 상품 수출 역시 10억 달러 줄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과의 교역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네, 미국은 중국을 상대로는 매년 무역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지난 2022년 대중국 무역 적자 폭은 앞선 해보다 290억 달러 이상 늘어난 3천 829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경제 관련한 소식 짧게 하나 더 보겠습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지난해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응으로 가파르게 기준 금리를 올리면서 일각에서는 미국의 경기 침체를 전망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는데요. 최근 긍정적인 전망이 나왔다고 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지난 6일 발표에서 향후 12개월 안에 미국 경제가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35%에서 25%로 10%P 내려갔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월 미국의 실업률이 3.4%로 5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고용 시장이 튼튼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 역시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실업률이 낮다며 경기 침체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