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산 전기차를 포함한 최첨단 IT·제조업 관련 부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발표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의혹 사건 재판에서 핵심 증인인 마이클 코언 씨가 증언했습니다. 이어서 지난 3월 컨테이너 선박이 충돌하면서 무너졌던 미국 볼티모어 교량의 잔해가 제거됐다는 소식,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새로운 관세 방침을 내놓았군요?
기자) 네, 바이든 행정부는 13일 중국산 전기차(EV)와 배터리, 태양 전지, 철강, 알루미늄, 의료 장비 등에 대한 관세 인상을 발표했습니다. 관세 대상이 되는 품목들은 대부분 최첨단 IT 산업과 제조업 관련 부품들로 중국이 전략적으로 육성해 온 분야들인데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중 간 통상 경쟁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가 왜 이런 관세 인상을 추진하게 된 겁니까?
기자) 백악관은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들었습니다. 백악관은 13일 보도자료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계획은 미국의 경제적 미래와 국가 안보에 필수적인 핵심 부분에 대한 투자를 지원하고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기술 이전과 지식 재산권, 혁신과 관련된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은 미국 기업과 노동자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따라서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과 그에 따르는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무역법 301조에 따라 무역대표부(USTR)에 중국산 수입품 180억 달러에 대한 관세 인상을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어느 품목에 관세를 어느 정도 올리는지 자세히 알아볼까요?
기자) 정부 발표에 따르면, 우선 올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가 현 25%에서 약 100%로 대폭 인상됩니다. 백악관은 “상당한 과잉 생산 위험을 가져오는 광범위한 보조금과 비시장적 관행 속에, 중국의 전기차 수출은 2022년부터 2023년까지 70% 증가해 다른 곳에서의 생산적 투자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전기차에 대한 100% 관세율은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으로부터 미국 제조업체를 보호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한 때 세계 최대의 자동차 생산국 아니었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중국이 미국을 앞지른 상황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자동차 산업의 부활을 꾀하며 특히 전기차에 대한 여러 세제 혜택을 통해 미국산 전기차 시장 확대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백악관은 “이번 조치는 미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가 미국에서 미국 노동자들에 의해 만들어지게 하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비전을 진전시킬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전기차 관련 부품도 관세가 오르는 거죠?
기자) 네, 올해 리튬이온 전기차 배터리 관세는 현 7.5%에서 25%로 인상됩니다. 그리고 리튬이온 비전기차 배터리는 2026년부터 25%로 관세가 오르고요. 배터리 부품은 올해 7.5%에서 역시 25%로 인상됩니다. 또 천연 흑연과 영구 자석의 관세는 현재 0%에서 2026년에 25%로 인상되는 등 일부 핵심 광물 역시 높은 관세율이 적용됩니다. 백악관은 핵심 광물 채집과 정제 역량이 중국에 집중돼 있어 공급망이 취약해지는 한편, 국가 안보와 청정에너지 목표를 위험에 빠트린다고 지적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배터리 공급망 전반에 투자해 충분한 국내 산업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특히 공을 들이는 분야가 있죠? 반도체에도 고율 관세가 적용됩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25%인 중국산 반도체 관세율은 2025년까지 현재의 두 배인 50%로 인상됩니다. 백악관은 중국의 반도체 정책은 시장 점유율 확대와 급격한 생산 능력 확장으로 이어져 시장이 주도하는 기업의 투자를 위축시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백악관은 이어 ‘칩스’법 이라고도 부르는 ‘반도체와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을 통해 미국 반도체 제조 역량과 연구, 혁신, 인력에 530억 달러 가까이 투자하고 있다며, “반도체 관세 인상 조치는 미국의 투자 지속 가능성을 촉진하는 주요 초기 단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또 어떤 품목에 대한 관세가 오릅니까?
기자) 정부는 현재 7.5% 이하 수준인 특정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를 올해 안에 25%로 인상합니다. 대신 국내 투자를 통해 깨끗한 수소로 청정 철강을 생산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설명입니다. 그리고 태양 전지에 대한 관세는 태양 전지 모듈의 조립 여부에 상관없이 25%에서 50%로 인상되고요. 주사기와 바늘에 대한 관세도 올해 0%에서 50%로 관세율이 크게 오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기간 유예됐던 의료기기에 대한 고율 관세가 부활하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이렇게 고율의 관세를 적용할 수 있는 것은 무역법 301조 때문이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무역법 301조는 대통령에게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 해당하는 사안에 대해 상대국에 시정을 요구하고, 관세 등의 보복 조처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앞서 중국과의 통상 마찰을 빚자, 중국에 초고율의 관세를 매기기 위해 무역법 301조를 발동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바이든 대통령도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관세 인상을 추진하는 거군요?
기자) 네, 그런데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조치에 대해 전임 행정부와 달리 “전략적 분야를 신중하게 겨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동맹을 훼손하거나 모든 국가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무차별 10%의 관세를 부과하기보다는 중국의 불공정 관행에 대한 공동의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 파트너와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의 대선 주자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앞서 관세 공약을 내놓았다고요?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관세와 관련해 모든 수입품에 10%, 중국산 상품에는 60%,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중국산 전기차에는 2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따라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발표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 관세 정책과의 차별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미국은 물가 인상,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 않습니까? 관세를 올리면 물가에는 영향이 없는 건가요?
기자) 관세는 구조상 인플레이션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지만, 관세 인상으로 중국과의 무역 분쟁이 발생할 경우, 장기적으로 물가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는 불확실하다고 AP 통신은 분석했습니다. 또 새로운 관세는 180억 달러 상당의 수입품에만 적용되고요. 현재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국산 전기차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정부의 이번 발표는 상징적인 조처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의혹 관련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핵심 증인이 법정에 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13일 마이클 코언 씨가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던 코언 씨는 지난 2016년 대선 직전,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한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 씨의 폭로를 막기 위해 입막음 돈을 건넨 인물입니다.
진행자) 코언 씨가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한 거였죠?
기자) 맞습니다. 코언 씨는 한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둘러싼 일 처리를 하는 해결사(fixer)로 불렸습니다. 하지만 코언 씨는 지난 2018년 연방법원에서 선거자금 위반 등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후 1년 이상 복역했고요.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등을 돌렸습니다.
진행자) 검찰은 코언 씨를 통해 어떤 내용을 확인하려고 했나요?
기자) 검찰이 입증해야 하는 것은 두 가지였습니다. 먼저 첫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언 씨에게 입막음 돈을 주라고 지시해서 대니얼스 씨가 이야기를 흘리지 않았고 결국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에서 승리하는데 피해를 주지 않았다는 점이었고요. 둘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언 씨에게 입막음 돈을 변제하기 위해 트럼프그룹의 사업 기록을 위조하는 데 가담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진행자) 코언 씨의 증언 내용이 궁금하네요.
기자) 코언 씨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측근들이 2016년 대선을 앞두고 혼외정사에 관한 여러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막으려고 어떻게 시도했는지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코언 씨는 우선 연예잡지인 ‘내셔널인콰이어러’의 전 발행인인 데이비드 페커 씨가 캐런 맥두걸 씨에게 15만 달러를 지불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불륜 의혹에 관한 이야기를 묻어버린 것에 관해 자세히 설명했고요. 당시 정황이 담긴 녹음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코언 씨는 이어 대니얼스 씨 입막음 의혹과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돈을 지급하라고 직접 지시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코언 씨가 임의로 줬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전혀 상반되는 내용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코언 씨는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만약 이 사건이 터진다면 자신의 선거운동에 “재앙이 될 것”이라며, “남자들은 멋지다고 생각하겠지만, 여자들은 나를 싫어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냥 하라”고 지시했으며, 따라서 코언 씨는 대니얼스 씨에게 13만 달러를 지급했고, 추후에 대신 지급한 돈을 돌려받는 것도 승인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된 이유가 바로 돈을 변제하는 과정에서 부정이 있었느냐 하는 것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뉴욕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입막음 돈을 법률 비용 등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34건의 사업 기록을 위조한 혐의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했는데요. 이날(13일) 법정에서는 코언 씨가 대니얼스 씨의 변호사에게 보낸 송금 기록 사본이 공개됐습니다. 이 문서에는 코언 씨와 트럼프그룹의 앨런 와이셀버그 전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필체가 남아 있었는데요. 코언 씨는 와이셀버그 씨와 해당 내용을 논의할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세부 사항을 다 알고 있는 것 같았고 또 전체 계획을 승인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코언 씨 입에서 여러 이야기가 나왔는데, 아직 증언이 마무리된 건 아니라고요?
기자) 네, 코언 씨는 14일에도 증인으로 출석하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 측의 반대 심문이 시작됩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13일 심리 후 법정을 나서며 기자들에게 “여기에 사기는 없다. 범죄는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이어 재판을 담당한 후안 머천 판사에 대해 “부패했다”고 지적하면서, 자신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을 상대로 선거 캠페인을 벌이는 것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이번에는 볼티모어 교량 붕괴 이후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지난 3월 컨테이너선박이 충돌하면서 무너졌던 미국의 볼티모어 교량 구조물이 제거됐다고 했는데요. 어떻게 제거가 됐나요?
기자)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릿지’의 상부 트러스 구조물이 13일 폭파 공법으로 제거됐습니다. 우선 컨테이너 선박 뱃머리에 얹혀 있던 트러스에 폭발물이 설치됐고요. 이후 폭발과 함께 트러스 구조물은 선박에서 미끄러지듯이 바닷속으로 떨어져 나갔습니다. 작업은 원래 일요일인 12일에 예정됐다가 기상악화로 하루 연기됐었습니다.
진행자) 이제 다음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기자) 미국 육군 공병대는 교량의 트러스를 작게 절단하고 나서 크레인과 바지선으로 트러스 잔해를 들어 올려 강물 밖으로 운반해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사고를 낸 컨테이너선박 달리호를 예인해내지 못한 것은 배에 얹혀 있던 트러스 구조물 때문이었습니다. 이제 구조물이 제거됐기 때문에 조만간 해상교통이 재개되고 항구 운영도 정상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사고 이후 볼티모어 항구를 통과하는 대부분의 해상 교통이 중단됐었는데, 현재 항구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충돌사고 이후 현재는 4개의 임시 뱃길이 열려서 일부 선박 운항이 재개됐습니다. 미국 육군 공병대는 이달 말까지 항구 접근을 최대 수준으로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습니다. 볼티모어항은 미국에서 물동량이 매우 많았던 곳인데요. 자동차와 소형 트럭, 건설 기계, 수입 설탕 등 여러 부문에서 미국 내 물류 1위를 차지하던 곳입니다.
진행자) 사고가 난 지 시간이 꽤 흘렀는데 선원들이 여전히 배 안에 있다고요?
기자) 사고가 난 것이 3월 26일이니까 7주째 배 안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선원 중 20명은 인도 출신이고 1명은 스리랑카 출신입니다. 선박관리회사가 음식을 제공하고 있고, 종교단체의 도움과 구호품도 받고 있습니다. 선원들은 휴대전화를 제출해서 사고원인과 관련한 조사도 받고 있습니다. 배는 예인이 되면 조선소로 옮겨져 수리받을 예정입니다.
진행자) 사고원인 조사는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나요?
기자)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ational Transportation Safety Board)가 교량 붕괴에 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안전위원회 조사가 선박의 전기 시스템에 초점을 맞춰질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FBI도 조사를 한다고 했었는데 어떤 방향으로 진행이 되고 있나요?
기자) 지난달 FBI는 이 사건에 관한 범죄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안전 조사관들은 당시 선박의 위치와 속도, 방향, 레이더에 관한 기록, 또 함교의 무선 통신과 블랙박스 기록 장치를 회수했습니다. 이어 달리호의 선원들이 화물선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서도 출항했는지 여부에 수사의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했었습니다. 한편 메릴랜드주 당국은 교량을 재건하는 데 17억~19억 달러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하고, 2028년 가을에 재건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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