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산가족면회소를 철거한 데 대해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심각한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이산가족들에게 더 큰 고통을 안겨주고 통일의 희망을 꺽는 조치라고 비판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14일 북한이 남북 화해와 평화의 상징인 이산가족 면회소를 철거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살몬 보고관은 이날 자신의 사회연결망서비스 X(구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북한이 남북 이산가족 면회소를 철거한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이번 결정은 이산가족들에게 더 큰 고통을 안겨주고 통일에 대한 희망을 꺾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동안 너무 많은 것을 겪어온 이들의 고통을 더욱 악화시키는 (북한의) 행태에 어떤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살몬 보고관은 지난 2022년 임기를 시작한 이래 이산가족 상봉 문제에도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이산가족상봉 정례화, 북한 인권 개선 신호될 것”
지난해 10월 열린 제79차 유엔총회에 제출한 북한 인권 상황 보고서에서 이산가족 상봉 재개와 소통 채널 구축을 촉구한 바 있으며, 2023년 보고서에서도 북한은 매년 이산가족 상봉을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특히 지난 2023년 8월 VOA와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을 정례화하면 북한이 인권을 개선하는 중요한 신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구병삼 한국 통일부 대변인은 13일 성명을 통해 “정부는 이산가족 상시 상봉의 염원을 담고 있는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를 북한이 철거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정부는 남북이 합의해 설치한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를 북한이 일방적으로 철거하고 있는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이러한 철거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 철거는 이산가족의 염원을 짓밟는 반인도주의적인 행위”라면서 “이번 사태로 인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 당국이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018년 8월 이후 운영 안 돼
이산가족 면회소는 지난 2003년 11월 제5차 남북적십자회담 합의에 따라 2005년 8월31일 착공, 총 550억 원, 미화로 약 3천800만 달러가 투입돼 지하 1층, 지상 12층으로 2008년 7월 완공됐습니다.
2009년 9월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단체상봉 행사를 개최해 처음으로 가동된 후2018년 8월까지 총 5차례 사용됐지만 그 이후론 운영되지 못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2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실패 이후 그해 10월 금강산을 찾아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2022년부터 현대아산 소유의 해금강호텔과 금강산 문화회관, 온정각 동관과 서관, 구룡빌리지 등을 철거 또는 해체했습니다.
이산가족 면회소까지 철거되면 금강산 관광지구 내 한국 측 시설이 모두 사라지게 됩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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