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미국 수도 워싱턴 D.C.에서 군용 헬리콥터와 충돌한 뒤 포토맥강에 추락한 아메리칸 이글 여객기 5342편 사고에서 아무도 생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당국자가 30일 밝혔습니다.
존 도널리 워싱턴 D.C. 소방국장은 이날(30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현재로서는 이번 사고에서 생존자가 있을 것으로 믿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구조 작업에서 수습 작업으로 활동을 전환한다”고 밝혔습니다.
◾️ 여객기 64명 헬기 3명 탑승
당국은 회견 시점까지 시신 28구를 수습했다고 밝혔습니다.
5342편 여객기에서 27구, 군용 헬기에서 1구가 나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시신 수습 통계는 계속 늘어날 전망입니다.
사고 당시 여객기에는 승객 60명과 객실 승무원 2명, 조종사 1명, 수석 승무원 1명 등 총 64명이 탑승하고 있었습니다.
충돌한 미 육군 시코르스키 H-60(블랙호크) 헬기에는 3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 러시아인 탑승 확인
한편 사고 여객기 탑승자 가운데 러시아인들이 포함됐다고 30일 크렘린궁이 밝혔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안타깝게도 비극적인 소식이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앞서 타스 통신은 러시아인 피겨 스케이팅 선수 출신 예브게니아 시쉬코바 씨와 바딤 나오모프 씨가 사고 항공기에 타고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 같은 보도를 확인하면서 “(피겨 선수 출신들 외) 우리의 다른 동포들도 그곳(사고기 내)에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워싱턴에서 매우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 피겨 대회·캠프 진행
사고 여객기는 캔자스주 위치타를 출발해 워싱턴 D.C.의 로널드 레이건 공항으로 향하던 국내선입니다.
출발지 위치타에서는 지난 20일부터 26일까지 미국피겨선수권대회가 열렸습니다.
대회 일정을 전후한 시기에 청소년 캠프도 진행됐습니다.
많은 선수와 가족, 코치 등이 이 캠프에 참가했다고 미국피겨스케이팅연맹이 30일 성명을 통해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는 사고기에 피겨 선수 20명가량이 탄 사실을 익명의 관계자가 확인했다고 이날(30일) 보도했습니다.
이 중에는 미성년자도 있다고 이 신문은 설명했습니다.
이들의 국적은 별도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 세계 챔피언 출신
사고기 탑승자에 포함됐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한 러시아인 시쉬코바 씨와 나오모프 씨는 1994년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챔피언 출신입니다.
부부 피겨 선수들로, 미국에 거주하며 코치로 활동해왔습니다.
이들의 아들인 막심 나오모프도 사고기에 탑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타스를 비롯한 러시아 매체들은 전했습니다.
시쉬코바-나오모프 부부는 아들의 경기를 관전한 뒤 돌아오던 중 함께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러시아 매체들은 보도했습니다.
이밖에 1980년 전소련선수권대회 동메달리스트 출신 이나 볼란스카야도 탑승자에 포함됐다고 타스가 전했습니다.
◾️ 조종사 경력 6년
사고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원인 규명에 도움을 줄 5342편의 비행기록장치(블랙박스)도 아직 회수되지 않은 상태라고 30일 당국자들이 밝혔습니다.
추락한 아메리칸 이글 여객기는 아메리칸 에어라인(AA) 산하 PSA가 운영하는 지역 항공입니다.
사고기인 5342편의 조종사는 경력 6년, 수석 승무원은 경력 2년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로버트 이섬 AA 최고경영자(CEO)가 29일 성명을 통해 밝혔습니다.
◾️ 사고 당시 군용 헬기 훈련 중
미 연방항공청(FAA)에 따르면 사고기는 29일 레이건 공항 33 활주로에 착륙을 시도하던 중 미 육군 블랙호크 헬기와 충돌했습니다.
다른 비행 물체와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전파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장치인 트랜스폰더는 활주로에서 약 730m 떨어진 곳에서 정보 전송을 멈췄습니다.
5342편 여객기와 충돌한 블랙호크 헬기의 정확한 이륙 지점과 시각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미 북부사령부 예하 수도권 합동태스크포스는 사고 헬기가 미 육군 제12항공대대에 배속된 물자라고 밝히고, 사고 당시 훈련 중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12항공대대는 워싱턴 D.C. 상공에서 정기 훈련을 해왔습니다.
사고 헬기는 레이건 공항과 11mi(약 18km)가량 떨어진 버지니아주 포트벨보어 기지에 있는 데이비슨 육군 비행장에 배치돼 왔습니다.
레이건 공항은 백악관과 의회, 펜타곤(국방부 청사)을 비롯한 미국 정부 주요 시설에 인접해 있습니다.
VOA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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