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북중 교역 규모가 기대와 달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교역 회복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오히려 무역 규모가 축소됐는데요. 특히, 북한의 대중 수출품 중 가발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무역 구조의 편중이 두드러졌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해관총서가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과 중국의 2024년 연간 교역액은 총 21억8천3만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북한의 대중국 수입액은 18억3천300만 달러, 수출액은 3억4천735만 달러로, 무역 적자가 14억8천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이는 2023년 대비 약 1억1천만 달러 감소한 수치로, 당시 북중 교역액은 22억9천437만 달러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국경을 개방하며 회복세를 보였던 북중 무역이 지난해 다시 하락세로 전환된 것입니다.
북한의 무역 회복이 예상보다 더딘 점도 주목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생 이전인 2019년 북중 교역액은 27억8천903만 달러였으며, 국제사회 대북제재가 본격화되기 전인 2016년에는 56억5천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현재의 교역 수준이 팬데믹 이전이나 제재 이전과 비교해 현저히 낮다는 점이 확인됩니다.
가장 많이 수출한 품목은 ‘가발’…수입품은 ‘인모’
북한의 지난해 대중국 최대 수출품은 ‘가발’이었으며, 총 1억8천만 달러 규모로 전체 수출액의 51.8%를 차지했습니다.
북한은 2022년부터 대중국 가발 수출을 대폭 확대해왔으며, 지난해에도 전체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주요 수출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반면, 북한이 중국에서 가장 많이 수입한 품목은 ‘사람 머리카락’ 즉, 인모로, 총 1억6천889만 달러어치를 수입했습니다.
이는 북한이 중국에서 인모를 들여와 가발을 제작한 뒤 다시 중국에 수출하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의 무역 구조를 취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북한은 현재 중국과의 가발 무역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중국에 가발 관련 제품을 수출한 43개 국가 중 북한은 수출량과 수출액 모두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습니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지난해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국제 제재로 인해 섬유산업의 주요 수출 경로가 차단되자 틈새시장을 모색한 결과, 가발 수출을 선택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가발 시장의 규모가 섬유산업에 비해 훨씬 작아, 북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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