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 협력 심화는 북한의 핵과 인권 문제가 직결됐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국제인권단체가 지적했습니다. 기본적인 자유를 박탈당한 북한 주민들은 정권의 위협 속에 복종을 강요받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전 세계 인권 상황을 감시하는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가 16일 “북한은 전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인 국가 중 하나”라고 지적했습니다.
[HRW 보고서]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North Korea) is one of the most repressive countries in the world. Under totalitarian leader Kim Jong Un, North Korea maintains fearful obedience through arbitrary punishments, torture, executions, unjust imprisonment, and forced labor. Sexual and domestic violence against women and girls is widespread and normalized. Basic freedoms, including expression, assembly, and access to information, are severely restricted. In 2024, North Korea maintained extreme and unnecessary measures under the pretext of Covid-19 protection.”
휴먼라이츠워치는 이날 전 세계 100여개 국의 인권 실태를 담은 ‘2025 세계 인권 보고서’에서 이같이 평가하며 “전체주의 지도자 김정은 체제에서 북한은 자의적 처벌과 고문, 처형, 부당한 투옥, 강제 노동을 통해 공포의 복종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북한에는 “여성과 소녀들에 대한 성폭력 및 가정 폭력이 만연하고 일상화돼 있다”고 전하고, “표현과 결사, 정보 접근 등 기본적인 자유가 심각하게 제한돼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북한은 2024년에도 신종 코로나 방역을 구실로 극단적이고 불필요한 조치를 계속 유지했다”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올해 보고서는 우크라이나와 침략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군사적 지원에 주목했습니다.
[HRW 보고서] “North Korea’s expanded military cooperation with Russia, including the transfer of materiel and troops to support Russia’s war with Ukraine, provided an example of the interconnection between North Korea’s security and human rights issues. The deployment of soldiers to a conflict in which Russia has committed war crimes, crimes against humanity, and other atrocities, was reportedly carried out in exchange for oil and technology related to North Korea’s nuclear and weapons and missile programs.”
보고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쟁 지원을 위해 물자 및 병력 이전을 포함한 북한의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 확대는 북한의 안보와 인권 사안이 연관돼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러시아가 전쟁 및 반인도 범죄, 기타 잔혹 행위를 저지른 분쟁에 군대를 파병하는 것은 북한의 핵과 무기, 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한 석유와 기술 (제공을) 대가로 알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북러 협력 심화 우려”
HRW의 존 시프턴 아시아 국장은 이날 VOA와 통화에서 “이번 보고서가 주목한 사안 중 하나는 북러 간 긴밀한 관계”라면서 “이는 (북러 간 긴밀한 관계)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시프턴 국장] “It is very worrying. Reports indicated that Russia is supply North Korea with military technology and assistance which violates UN sanctions as part of the payment for weapons and troops that are now being sent to Russia for its war against Ukraine. They're connected North Korea's nuclear program, illicit arms exports, participation in Russia's war against Ukraine. These pose threats to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But importantly, what they show is that these threats have been enabled by the regime's intense repression and the atrocities they use to terrorize North Koreans into fearful obedience which allows them to send troops to Ukraine and use forced labor to fuel the nuclear program and the military in general”
시프턴 국장은 보고서는 러시아가 북한의 무기 지원과 병력 파병에 대한 대가로 유엔 제재를 위반하는 군사 기술과 지원을 북한에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며 “이는 국제 평화와 안보에 위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위협이 북한 정권의 극심한 억압과 북한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해 복종하게 만드는 잔혹한 행위에 의해 가능했다”며 이에 따라 북한은 병력을 우크라니아에 파병하고 강제 노동을 통해 핵 프로그램과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북한 인권 상황은 악화”
아울러 시프턴 국장은 “북한 정권이 주민에 대한 사상 교육과 이동의 자유 등에서 통제를 강화하면서, 북한의 인권 상황은 점점 더 악화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보고서는 ‘표현과 정보의 자유’ 부문에서 “북한에서는 모든 미디어가 엄격하게 통제된다”는 점을 상기하고, “지난해 7월, 한 남성이 한국 영화가 담긴 SD 카드를 빌린 혐의로 노동교화형 7년을 선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고 말했습니다.
‘이동의 자유’와 관련해선 “북한에서는 사전 승인 없이 여행하는 것이 불법”이라고 지적하며 “휴먼라이츠워치는 지난해 9월에도 북중 국경에는 국경을 이탈하는 사람을 무조건 사살하라는 명령이 내려져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건강권’에 대해서는 “북한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가 거의 없다”고 전제하며 “지난해 한국의 한 연구소에 따르면 북한의 국민총소득은 1인당 미화 1천 200달러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같은 수준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빈곤한 국가 중 하나”로 북한의 사회, 경제적 불평등은 확대되면서 정권은 공공 복지보다 군사력 개발에 우선순위를 둬, 상황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많은 주민들이 의료 서비스를 거의 또는 전혀 받지 못하며 만성적인 식량 불안정에 직면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북한의 ‘강제 노동’ 실태에도 초점을 맞췄습니다.
[보고서] “The North Korean government systematically requires forced, uncompensated labor from much of its population to sustain its economy. The government’s forced labor demands target women, children, state workers, detainees, and prisoners. The government justifies these practices as demonstrations of loyalty to the government, with severe punishment for non-compliance.”
보고서는 “북한은 국제노동기구(ILO)에 가입하지 않은 7개 유엔 회원국 중 하나”라며 “북한 정부는 경제 유지를 위해 많은 주민에게 보상 없는 강제 노동을 체계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강제노동 대상자는 여성과 어린이, 국가 노동자, 구금자, 수감자 등 다양하다고 부연했습니다.
이어 “정부는 이 같은 관행을 정부에 대한 충성심의 표현을 정당화하며 불응 시 가혹한 처벌을 가한다”고 비난했습니다.
보고서는 계속된 국제사회의 규탄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심각한 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은 여전히 규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 발표 10주년을 맞은 지난 2024년, 북한 인권 유린의 책임 규명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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