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탄핵 사태에 대해 미국 조야에서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고 있지만, 미국 대통령이 동맹의 국내 정치에 깊숙이 개입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미국의 전직 고위 관리들이 지적했습니다. 미국은 한국의 보수와 진보, 두 진영의 목소리를 모두 경청해야 하며 민주적 절차를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중국은 이번 사태에 불개입 원칙을 천명하고 있지만, 한국 야당의 등거리 외교 정책을 통해 미한동맹 약화와 은밀한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11일 VOA ‘워싱턴 톡’에 출연한 제임스 제프리 전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과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태 안보 석좌의 대담을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한국을 방문해 미한동맹이 여전히 강력하단 걸 보여줬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을 억제하는 중요한 요소로서 미한일 협력을 추진해 왔는데요. 한국이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방문의 중요성을 평가해 주시죠.
패트릭 크로닌 석좌) 비록 현재 미국에선 새로 들어설 트럼프 행정부에 권력이 집중되고 있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그들의 성과를 강조할 수 있는 마지막 2주입니다. 블링컨 장관은 우선 미한 관계가 양자 간 그리고 일본과 같은 동맹과 함께 다자 간 엄청난 진전을 이뤄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을 겁니다. 이 성과가 트럼프 행정부로 이어지길 바랐을 것이고, 바이든 행정부의 업적을 강조하길 원했던 겁니다. 또한 블링컨 장관은 북한, 중국, 러시아에 대해 미한 관계가 매우 중요하며, 한국이 정치 혼란을 겪는 동안 외부의 간섭이나 참견이 있어선 안 된다는 신호를 보내고자 했을 겁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윤석열 대통령이 취한 조치를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말했지만 한국이 지난 수십 년간, 특히 지난 4년간 미국에 아주 특별한 파트너였다는 점도 언급했는데요. 미국은 이제까지 윤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것을 자제해 왔습니다. 미국이 확고한 파트너였던 윤 대통령의 체포와 탄핵 가능성에 대해 엇갈린 감정을 갖고 있다고 보시나요?
제임스 제프리 전 부보좌관) 미국은 무엇보다도 한국 정부의 안정을 원합니다. 지금은 안정적인 시기는 아니죠. 하지만 괜찮습니다. 민주주의는 미국 민주주의를 포함해 그런 시기를 겪기 마련입니다. 블링컨 장관도 그것을 알고 있죠. 따라서 다소 한국을 안심시키는 메시지입니다. 그래요, 우리는 윤 대통령이 한 행위 중 일부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론 한국에선 지금 절차가 진행 중이죠. 우리는 당신들을 신뢰합니다. 침착하세요. 우리가 당신들과 함께합니다. 우리에 대해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도 당신들에 대해서 걱정하지 않습니다. 좋은 메시지입니다. 효과적인 방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계엄 선포와 대통령 탄핵 후 한 달이 지난 지금, 한국에서는 여론의 변화가 있습니다. 윤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고, 최근 발표된 갤럽 여론조사에서는 11% 포인트가 탄핵 찬성에서 반대로 선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은 계엄 이후 한국인의 목소리와 행동을 높이 평가했는데요. 미국이 최근 힘을 얻고 있는 탄핵 반대 목소리도 존중하고 경청할 거라고 보시나요?
크로닌 석좌) 그러길 바랍니다. 미국은 분명히 우리의 동맹인 한국의 모든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민주주의의 절차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것은 한국인들이 결정할 문제이고 그들은 투표를 했습니다. 저는 탄핵 표결 때 한국 국회 밖에 있었는데요. 일부 여당 의원들의 지지가 없었다면 윤 대통령 탄핵에 필요한 3분의 2의 찬성표를 얻지 못했을 겁니다. 따라서 탄핵 표결을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절차에 맡겨야 합니다. 이제 헌법재판소로 보내서 탄핵이 유효한지 아닌지 결정하게 하십시오. 그것이 미국이 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헌법 절차가 단계를 거쳐서 평화롭게 진행되는 것을 보고 싶어 하죠. 그리고 우리는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협력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진행자)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헌법재판소에 윤 대통령 탄핵 사유에서 내란죄를 철회해 신속히 탄핵 심판이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여당은 내란죄 삭제는 탄핵을 즉시 각하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주장했습니다. 계엄 선포의 적법성과 이어진 내란죄 적용과 수사 과정의 법적 절차에 대한 우려가 있습니다. 미국이 공개적으로 말하는 바와 같이 한국에서 민주주의와 법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고 보시나요?
제프리 전 부보좌관) 그렇습니다. 우선 저는 여러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아봤습니다. 그들은 미국처럼 결함이 있는 민주주의 국가들입니다. 때때로 탄핵이나 대통령들을 재판에 회부하는 일이 있습니다. 사실 우리는 바로 이곳 미국에서 목격하고 있죠. 따라서 미국의 일반적인 인식은 미한 관계의 핵심이 유지되고, 우리의 동맹이 안정적인 한, 그런 일들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우리의 주요 관심사가 아니라는 겁니다. 크로닌 박사가 방금 말씀하신 건데요. 저는 이런 입장에 익숙합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이런 전통적 미 외교정책의 주요 노선을 고수할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그건 지켜봐야겠죠.
진행자) 말씀하신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다를지 궁금한데요. 왜냐하면 지금 탄핵 반대 시위자들은 성조기와 ‘Stop the Steal’ 슬로건, ‘MAGA’를 연상케 하는 빨간 모자를 쓰고 명백히 트럼프 대통령에게 도움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떻게 다를 것이라고 보세요?
제프리 전 부보좌관)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다른 지도자나 정당이 한 일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가 강한 수사와 성급한 발언을 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인식했으면 합니다. 대통령들은 자신이 행동과 정책으로 반드시 실행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요. 트럼프 대통령은 상당히 다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실제로 한 일로 판단해야 합니다. 그가 한 말이나 위협이 아니라 말이죠.
진행자) 전 백악관 전략가인 스티브 배넌은 이번 주 팟캐스트에서 한국의 정치적 혼란과 관련해 ‘한국의 형제자매들이여, 우리가 여러분을 지지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스티브 배넌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보세요?
제프리 전 부보좌관) 스티브 배넌이 한국 사람들을 뒷받침할 순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스티브 배넌을 뒷받침한다고 할 순 없습니다. 트럼프 팀의 문제 중 하나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을 대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오직 한 사람만이 트럼프 대통령을 대변할 수 있습니다. 바로 트럼프 대통령 자신입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말과 실제 생각이 다를 때도 종종 있습니다. 그러니 모두에게 행운을 빕니다.
진행자) 탄핵 반대자들에게도 공통점이 있는데요. 그들은 한국에서도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말하는데 이는 트럼프 지지자들과 유사한 점입니다. 이런 주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에게 공감을 얻으리라 생각하시나요?
제프리 전 부보좌관) 트럼프 대통령 자신은 공감할 수도 있습니다. 그는 2020년 선거에 집착하니까요. 하지만 그 주변 사람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2020년과 2022년 애리조나와 다른 곳에서 ‘선거가 강탈당했다’는 주장을 내세운 후보들은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공화당과 심지어 정치적으로 활동적이고 영향력 있는 트럼프 지지자들조차도 이 문제를 넘어설 수 있기를 정말로 원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한국이나 우크라이나, 조지아, 또는 다른 어떤 곳에서든 선거가 잘못됐다는 주장에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을 겁니다. 그들은 미국의 이익, 한국과 북한, 중국에 대한 정책이 무엇인지, 그리고 한국의 사건이 미국의 이익을 강화하는지 아니면 위태롭게 하는지에 집중할 겁니다. 트럼프 정책팀의 전 구성원으로서 제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데요. 그 팀의 구성원이거나 또는 자신이 그 팀의 일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개별적인 행동은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팀 전체를 대표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문제이자 매력 중 하나는 그가 다양한 아이디어나 의견을 자유롭게 펼치도록 허용한다는 점입니다. 그것은 규율이 있는 집단이 아니며, 특히 그들이 정부에 합류하기 전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 후에도 트럼프 진영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상충되는 발언과 행동을 보고 듣게 될 겁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정부 전체가 무엇을 하느냐입니다. 그들이 한국 친구들을 위태롭게 하는 어떤 일도 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진행자) 워싱턴의 많은 사람들은 한국 야당과 여당 대표단이 워싱턴과 마러라고에 가서 정부 관료들과 차기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을 만날 거라고 하는데요. 이런 행동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필할 거라고 보시나요?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크로닌 석좌) 그들이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그들은 분명 새 대통령의 관심을 끌고 싶겠지만, 중국도 그렇고, 다른 많은 나라들도 그래서 취임식에 옵니다. 하지만 제가 정말 걱정하는 건 트럼프 대통령이 그렇게 말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서 돌발 발언을 할 수도 있단 겁니다. 그건 한국의 국내 정치 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는 그 영향을 고려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는 그 갈등에 개입하지 말아야 합니다. 유럽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면, 예를 들어 일론 머스크가 영국 정치에 개입하는 일에 대해 영국에서 미국에 대해 매우 부정적으로 반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말한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닙니다. 그렇죠? 일론 머스크가 그런 말을 하는 것과 스티브 배넌이 그런 말을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스티브 배넌의 발언은 일론 머스크 발언보다 트럼프 진영에서 중요성이 더 낮죠. 대통령이 동맹의 국내 정치에 개입하지 않고 우리의 전략적 이익에 집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는 취임 첫날부터 많은 전략적 도전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지금 굳이 간섭을 시작할 필요가 없어요. 그것이 바뀔 수 있는 경우는 위기가 발생할 때입니다. 따라서 만약 공수처가 실제로 물리력을 사용해 직무가 정지된 대통령을 체포하려고 한다면 그때는 트럼프 대통령이 적어도 ‘당신들은 헌법을 따르지 않고 도를 넘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대통령이 동맹의 국내 정치에 개입하는 것은 여전히 위험한 일입니다.
진행자) 윤 대통령 강제 체포가 미국에 경종을 울릴 수 있다는 크로닌 박사의 말씀에 동의하시나요?
제프리 전 부보좌관)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리고 크로닌 박사 말을 다시 강조하고 싶은데요. 어떤 상황에서도 경고음을 울릴 겁니다. 하지만 또 다른 중요한 점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 주변 사람들에게는 진지함이 있단 겁니다. 저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이를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가 이를 경험하고 있죠.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임기 동안 심각한 문제를 원치 않습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행동을 잘하고, 그가 실제로 처리해야 할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를 바랍니다. 짧은 말이나 왓츠앱에 댓글을 다는 수준이 아닌 문제 말입니다. 따라서 만약 어떤 극적인 일이 일어나면 트럼프 대통령은 발언을 할뿐만 아니라 현명하지 않을 수 있는 조치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경고입니다. 배를 흔들지 말라는 거죠. ‘나는 한국, 우크라이나, 독일, 이스라엘, 파나마에서 많은 문제를 원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건 꽤 좋은 메시지입니다.
진행자) 영 김 공화당 하원의원은 ‘미국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한국에서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세력은 동맹과 미한일 3국 협력을 약화시키려고 하고 있다’는 기고문을 발표했습니다. 미국 정치인이 한국의 민감한 정치적 상황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명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치적 혼란이 시작됐을 때 언론보도가 반윤석열 대통령 시위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다른 목소리들도 나오고 있다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제프리 전 부보좌관) 이것이 바로 미국의 매력이자 아름다움입니다. 우리는 다양한 의견을 가지고 있고, 표현의 자유가 있습니다. 영 김은 의회의 한 의원입니다. 의회에는 534명의 다른 의원들이 있으며,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은 다른 의견을 표명해 왔습니다. 제가 말할 수 있는 것은 미국 의회가 관심을 갖는 한국이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나라보다 낫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미국이 1950년 이후로 한국을 파트너이자 동맹으로서 여겨왔다는 점을 강조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우려하고 있으며 모든 일이 잘 해결되길 바랍니다. 의회의 개별 의원마다 해결책에 대한 견해는 다르지만 의회와 워싱턴에 있는 모든 이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근본 요소는 ‘한국, 우리는 당신이 필요하고, 당신은 우리가 필요해. 이 문제를 합리적이고 차분한 방식으로 해결하자’는 겁니다.
진행자) 주한중국대사관은 ‘위챗’에 ‘한국 출입국관리법에 따르면, 법에 규정된 경우를 제외하고 재한 외국인은 정치 활동에 참여할 수 없다’는 공지를 게시했는데요. 대사관은 또 중국인들에게 공개적 정치적 발언을 삼가고 정치 집회와 거리를 두라고 당부했습니다. 여당 의원들은 반윤 집회에 참석한 중국인들의 사진을 공개하고 있는데요. 중국이 반윤 집회와 한국 사회, 한국 정치에 대해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에 동의하십니까?
크로닌 석좌) 그렇습니다. 중국의 영향력 캠페인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과 전 세계 대부분의 동맹과 파트너 국가에도 침투했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이에 대해 무엇을 할 것인가입니다. 그리고 그 답은 계엄이 아닙니다. 그 답은 그런 영향력 캠페인에 맞설 수 있는 정책 처방을 통해 해결하는 것입니다. 동시에 시진핑은 트럼프 대통령보다도 더 자국 문전에서 위기를 일으키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제프리 대사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그래서 시진핑은 추가적인 사건 유발을 억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는 한국에서 어떤 정부와 상대하든지 새로운 시작을 하길 원합니다. 그는 중국이 지금 한반도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의 영향력은 지난 5~8년간 감소했습니다. 2016~2017년 사드 배치 사건 이후로요. 그들은 미사일 방어 포대를 중단시키고 항의했으며 한국에 경제적 압박을 가했죠. 윤 대통령은 중국의 영향력이 있었다는 사실에 주목했고, 부산항에서 미군 항공모함을 촬영하는 드론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그것은 의심할 여지없이 안보 위협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안보 협력과 동맹을 맺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종류의 위협에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 문제를 다루기 위해 민주적 절차를 중단해야 한다는 걸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우리는 미국의 민주적 절차를 통해 그것을 처리할 수 있고, 한국도 헌법의 민주적 절차를 통해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중국은 반윤 세력과 영향력 확대 활동을 하려 하지 않을까요? 여당은 주요 야당 대표가 친중 정책을 갖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는데요.
크로닌 석좌) 맞습니다. 단지 대표뿐이 아니죠. 한국 민주당은 전반적으로 그들이 ‘등거리 정책’이라고 부르는 정책으로 돌아가길 원합니다. 강대국들을 상대하는 데 있어서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일종의 중재를 하려는 방식이죠. 중국은 그런 등거리 정책으로 한국이 미국과의 동맹에서 멀어지길 원하죠. 그래서 우려되는 겁니다. 중국은 그 같은 의도를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그것이 바로 그들이 하려는 일이죠. 따라서 우리는 중국 대사관에서 나오는 ‘개입하지 말고 간섭하지 말라’는 말을 그들이 실제로 현장에서 하는 발언으로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선 안 됩니다. 그들이 영향력을 키우는 데 관심이 없다고 생각하는 건 순진한 생각입니다. 하지만 시진핑은 기본적으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들을 하는 걸 들키지 마라. 안 그러면 우리가 악당으로 보일 거야. 우리는 지금 미국은 떠나고 우리는 떠오르는 것처럼 보이길 원해’라고 말이죠.
진행자) 중국이 한국에서 영향력 행사를 통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시나요? 러시아가 미국 선거에 개입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요.
제프리 전 부보좌관) 중국이 그럴 수도 있겠죠. 전 중국 전문가가 아닙니다. 제가 배운 것은 중국은 신중하고 조심스럽다는 점입니다. 푸틴 대통령이 하는 방식과는 다르죠. 러시아는 뭐든지 서둘러서 해저 케이블을 끊거나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하죠. 반면, 중국인들은 자신들이 개입함으로써 발생할 2차, 3차 영향이 무엇인지 살펴볼 겁니다. ‘우리가 한국에서 향후 중국의 역할에 좀 더 반대하는 세력을 지지할까, 아니면 우리를 지지하는 세력을 지지할까’하고 말이죠. 중국대사관 성명은 이렇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정말 아무런 역할을 하려 하지 않아. 그저 무고한 방관자야’라고 말하려는 거죠. 크로닌 박사 말씀대로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그들은 매우 신중히 행동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만약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을 복권시킨다면 그가 외교에 복귀해 탄핵과 계엄 선포 이전처럼 미국과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영향력이 약화될까요?
크로닌 석좌) 그는 영향력이 줄어들 겁니다. 하지만 물론, 그는 복귀하려고 노력해야 할 겁니다. 미국은 이전과 동일한 이해관계를 유지할 것이고요. 적어도 공통된 이해관계에서 다시 출발할 수 있을 겁니다. 그것이 윤 대통령과 바이든 정부 간 협력을 이끌었던 동력이었으니까요. 공통의 이익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한국을 돕고, 한국은 미국을 돕는 거죠. 그 기반 위에서 계속해서 일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여기서 가장 큰 손실은 그의 국내 지지입니다. 앞서 언급하신 것처럼 여론조사가 되돌아오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건 이 탄핵 투쟁에 관한 여론 조사가 돌아오는 것이고, 그건 더불어민주당이 헌법을 넘어서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가 직무 정지에서 복귀하더라도 그는 여전히 국내적으로 레임덕 대통령으로 여겨질 것이고, 그로 인해 그의 역량에 악영향을 미칠 겁니다. 그는 또한 결국 국회에서 통제권을 회복하지 못할 것입니다. 어쨌든 그것이 지난해 이처럼 큰 위기를 촉발한 원인이었죠.
진행자) 북한은 김정은이 괌을 타격할 수 있는 중거리 극초음속 탄도미사일의 성공적인 발사 시험을 참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며칠 앞두고 벌어진 일인데요. 북한이 다가오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걸까요? 북한의 도발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대화하려는 의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크로닌 석좌)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끌려는 것 같지만 그 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한국의 국내 위기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는 또한 러시아와의 관계가 더 큰 역량을 가져다준다는 사실을 과시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비록 그들이 러시아로부터 정확히 무엇을 얻고 있는지는 모호하게 밝히지 않으면서 말이죠. 그런데 러시아는 이번 주에 북한에 이런 미사일 기술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러시아의 최종 입장이라고 보긴 어렵죠. 둘째, 이번 미사일 발사 시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의를 끌기 위해 정해졌습니다. ‘당신은 이 지역에서 불안정을 원치 않잖아. 더 큰 목표가 있잖아. 중국을 상대하길 원하지. 미국 경제력을 재건하길 원하지. 거래하자고. 나와 다시 대화해서 내가 받아들일 만한 조건을 갖고 돌아오라고. 하지만 이번에는 더 높은 대가를 치러야 할 거야. 내가 더 많은 역량을 가졌거든. 나의 역량을 봐. 나는 이제 중거리 탄도미사일, 극초음 미사일을 가졌어. 당신의 방어망을 피해서 태평양에 있는 핵심 방어 목표까지 타격할 수 있어. 본토까지는 아니더라도 말이야.’라는 메시지죠. 따라서 이건 단순히 대륙간탄도미사일에 대한 협상이 아니라 중거리 수준의 미사일에 대해서도 협상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들은 협상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에 회의적이고 동맹들이 더 많은 부담을 분담할 것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하지만 선거에서 승리한 뒤 트럼프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한국과의 조선업 협력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런 협력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더 많은 방위비 부담을 요구하는 것을 완화할 수 있다고 보시나요?
제프리 전 부보좌관) 물론입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경험으로는 그는 처음에 협상 불가능한 극단적인 요구사항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상대방의 반응을 살핍니다. 예를 들어, 조선업은 미 해군이 중국과 경쟁하는 데 있어 아주 큰 문제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아주 중요한 점을 짚어낸 겁니다. 아시다시피 한국은 조선업 분야에서 세계 최고 국가들 중 하나입니다. 이건 아주 훌륭한 아이디어이고 도움이 될 겁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찾고자 하는 바로 그런 종류의 협력이라고 생각해요.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는 조셉 윤 대사를 한국의 임시 대사로 파견할 예정입니다. 일반적으로 대사 대리가 대사 역할을 수행하는데요. 지금 이 시점에 조셉 윤 대사를 한국에 파견하는 배경은 무엇이며, 동맹 관리에 도움이 될까요?
크로닌 석좌) 해가 될 일은 없을 겁니다. 이것은 이 관계가 미국에 매우 중요하다는 걸 보여주는 신호입니다. 우리는 트럼프 행정부와도 일한 경험이 있고, 바이든 행정부와도 일한 신뢰 받는 인물로, 진정한 전문가인 대사급 인물을 원합니다. 지금은 한국에서 양당과 매일, 매 순간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을 인준할 수 없기 때문인데요. 왜냐하면 이 업무는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도움이 될 겁니다. 윤 대사는 훌륭한 전문가이며 한국과 미국 양측에서 신뢰를 받는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제임스 제프리 전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과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태 안보 석좌의 대담을 들으셨습니다.
※ 위 대담 영상은 VOA 한국어 방송 웹사이트와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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