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단 3대뿐인 미 공군 정찰기 ‘코브라볼(RC-1355)’이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직전 한반도 동해 상공을 비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북한의 발사 준비 과정이 미국의 첨단 정찰자산에 포착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공군 정찰기 코브라볼(RC-1355)이 지난 6일 한반도 동해 상공에서 정찰 활동을 벌였습니다.
오전 5시부터 동해 상공 정찰
항공 추적 시스템 ‘플라이트레이더24(FlightRadar)’에 따르면 코브라볼은 이날 새벽 3시경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미 공군기지에서 이륙했습니다.
이후 일본 돗토리현 북부 해상을 거쳐 오전 5시경 일본 아키타현 앞바다에 도착, 해당 지역 상공을 약 5시간 동안 선회 비행했습니다.
이날 낮 12시, 북한은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코브라볼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2시간 전까지 해당 공역에서 정찰 활동을 벌인 것은 북한의 도발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고 이에 대비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전 세계에 3대만 운용 중인 코브라볼은 탄도미사일 발사 징후를 원거리에서 탐지하고 궤적을 정밀 추적할 수 있는 미군의 핵심 정찰 자산입니다.
특히 이날 정찰기와 함께 공중급유기가 같은 공역에서 포착된 점도 주목됩니다. 이는 장시간 비행을 위한 급유 지원을 받으며 북한의 도발 상황을 지속적으로 관찰했을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북한 도발 전 반복 출격
코브라볼이 북한 도발 직전에 한반도 상공에서 정찰 활동을 벌인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5월에는 중국 칭다오 동쪽 약 200km, 한국 신안 서쪽 약 300km 해상에서 수차례 선회 비행을 한 바 있습니다.
당시 코브라볼의 비행 직후 북한은 정찰위성 '만리경-1-1호'를 실은 로켓을 발사했습니다. 코브라볼은 1차 추진체의 낙하 예상 지점 인근에서 사전 정찰을 수행한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또한 지난 2023년 3월에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하기 전 동해 상공에서 활동했습니다. 이때도 코브라볼이 미사일 발사 과정을 감시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의도적 위치 노출 가능성
미군 항공기들은 일반적으로 트랜스폰더를 작동시켜 위치 정보를 공개하며, 이를 통해 민간 및 군용기 추적 시스템에 포착됩니다.
이에 관련해 일부 전문가들은 미군이 정찰 자산의 위치를 의도적으로 노출해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일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
앞서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VOA에 “미 정찰기의 잦은 출격은 북한에 대한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우리가 지켜보고 있으며, 의심스러운 행동을 모두 감지할 수 있다는 메시지”라고 진단했습니다.
다만 군사 전문가들은 상당수 군용기들이 위치 정보를 노출하지 않은 채 운용된다며, 민간 추적 시스템에 포착된 항공기들이 전체 정찰 자산의 실제 출격 횟수를 반영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For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