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올해 2월까지 내야 하는 유엔 분담금을 10개월 넘게 내지 않고 있습니다. 전체의 0.005%에 불과한 예산을 분담하고 있지만 매년 납부 시한은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유엔 회원국의 분담금을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엔 사무국의 분담금 현황 홈페이지에 따르면 17일을 기준으로 북한을 제외한 150개 나라가 올해 분담금 납부를 마쳤습니다.
이중 51개 나라가 올해 유엔 분담금 납부 시한인 2월 8일 이전에 납부를 끝냈고, 99개 나라는 시한을 넘겨 분담금을 완납했습니다.
북한은 아직 ‘미납 상태’
북한은 아직까지 이 목록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는데, 이는 분담금을 아직까지 납부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북한은 매년 시한을 한참 넘긴 시점에 분담금을 납부해 왔습니다.
지난해엔 전체 142개 분담금 완납 국가 중 141번째로 납부를 마쳤고, 2022년엔 114번째, 2021년엔 65번째로 분담금을 유엔에 냈습니다. 매년 분담금 납부 순위가 점차 뒤로 밀린 것인데, 북한은 올해도 이 같은 양상을 이어가게 됐습니다.
북한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내야 할 분담금이 적습니다. 유엔이 각 나라의 경제 상황, 특히 국민소득과 외채 등 객관적인 경제지표에 근거해 분담금을 책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북한에는 2019~2021년 매년 전체 예산의 0.006%에 해당하는 분담금이 책정됐고, 2022년부턴 이보다 0.001%p 줄어든 0.005%가 청구되고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한 북한의 분담금은 매년 15만 달러 수준입니다.
분담금 비율이 2.574%인 한국에 비교하면 500분의 1에 불과합니다.
한국은 올해 마감일을 약 열흘 앞둔 1월 29일에 8천110만 달러에 달하는 분담금을 유엔으로 보냈습니다. 또 지난해에도 1월 31일에 7천529만 달러의 분담금을 납부했습니다.
미국은 매년 7억 달러 분담
미국은 유엔 사무국이 발표하는 분담금 나라 목록에 매년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대표적인 나라로 꼽힙니다.
회계연도가 10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인 미국은 1985년부터 유엔이 기준으로 삼는 연도가 아닌 미국의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분담금을 납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미국 의회는 유엔 등 국제기구의 일부 정책이 미국이 추구하는 방향과 모순된다는 이유를 들어 일부 삭감된 예산을 배정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실제 유엔에 납부하는 분담금은 매년 7억 달러 수준으로 여전히 다른 나라를 압도합니다.
유엔 사무국이 책정한 미국의 분담금은 22%. 유엔 전체 예산의 5분의 1 이상을 미국이 책임진다는 의미입니다.
북한과 비교한다면 미국의 분담금은 4천400배 많습니다.
현재 미국 다음으로 분담금 규모가 큰 나라는 중국(15.254%)이며, 일본(8.033%)과 독일(6.111%), 영국(4.375 %), 프랑스(4.318%)가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VOA는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에 분담금 납부 관련 사안을 문의한 상태로 현재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For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