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북한이 한국과의 연결도로를 폭파하고 한국의 무인기 침투를 주장하며 군사적 대응 의사를 밝힌 데 대해 긴장 고조 행위를 멈출 것을 촉구했습니다. 미한 방위비 협상 타결에 대한 북한의 비난에는 동맹 강화를 위한 양국의 노력이 담긴 결과물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무부는 15일 북한이 경의선과 동해선 등 남북 연결도로 일부 구간을 폭파한 데 대해 “우리는 북한이 긴장을 완화하고 충돌의 위험을 높이는 모든 행동을 중단할 것을 계속 촉구하고 있으며, 대화와 외교로 복귀할 것도 계속 독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밀러 대변인] “We are monitoring the situation in the DPRK in close coordination with our Republic of Korea allies. We continue to urge the DPRK to reduce tensions and cease any actions that would increase the risk of conflict and we encourage the DPRK to return to dialogue and diplomacy.”
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우리는 동맹인 한국과 긴밀한 공조 아래 북한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앞서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15일 한국의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북한군이 오늘 정오께 경의선 및 동해선 일대에서 (남북) 연결도로 차단 목적으로 추정되는 폭파 행위를 자행했으며, 현재는 중장비를 투입해 추가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우리 군은 북한군의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한미 공조 하에 감시 및 경계태세를 강화한 가운데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보다 앞선 지난 9일 북한군 총참모부는 보도문을 통해 “9일부터 대한민국과 연결된 우리 측 지역의 도로와 철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견고한 방어축성물들로 요새화하는 공사를 진행되게 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밀러 대변인은 또 북한이 최근 ‘한국이 무인기를 평양에 침투시켰다’고 주장하며 모든 공격 수단으로 대응할 것임을 밝힌 데 대한 질문에도 북한의 위협적 행동을 지적하면서 긴장 고조 행위를 멈출 것을 촉구했습니다.
[녹취: 밀러 대변인] “When it comes to the actions by the DPRK, we have seen them continue to take steps that raise tensions and we will continue to encourage them to take the opposite path to reduce tensions and stop any actions that could increase the risk of conflict.”
밀러 대변인은 “우리는 북한이 긴장을 고조시키는 조치를 계속 취하는 것을 봐왔다”며 “우리는 그들이 충돌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모든 행동을 중단하고 긴장을 완화하는 상반된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계속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긴장 고조 대신 대화 복귀해야”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관련 사안에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북한이 긴장을 고조시키는 조치를 취하기보다는 대화로 복귀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The United States underlines the importance of dialogue to reduce tensions and inadvertent escalation. We once again call on the DPRK to return to dialogue rather than take steps that escalate tensions. We support dialogue and measures aimed at reducing tensions and the risk of conflict.”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VOA의 관련 논평 요청에 “미국 정부는 긴장과 우발적 확전을 줄이기 위한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아울러 “우리는 긴장과 분쟁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대화와 조치를 지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북한 외무성은 지난 11일 대외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중대 성명에서 “한국이 지난 3일과 9일에 이어 10일에도 심야시간을 노려 무인기를 평양시 중구역 상공에 침범시켜 수많은 반공화국 정치모략 선동 삐라를 살포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감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의 이번 도발 행위를 응당 자위권에 따라 보복을 가해야 할 중대한 정치군사적 도발로 간주한다”며 “국방성과 총참모부, 군대의 각급은 사태 발전의 각이한 경우에 대응할 준비에 착수했다”고 위협했습니다.
이 같은 북한의 주장에 대해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즉각 “군이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것은 없다”며 부인했습니다. 김용현 한국 국방부 장관은 북한의 무인기 침투 주장에 “그런 적이 없다”고 답했다가 관련 긴급회의를 하고 난 뒤엔 “북한 주장에 대해 사실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평양에 한국의 무인기가 침투했다는 외무성 성명 발표 뒤 바로 한국을 향해 오물 풍선을 살포한 바 있습니다.
앞서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근 잇따라 한국을 겨냥해 위협적인 수사와 조치를 취하는 것은 도발을 통해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목적이라면서, 이 같은 도발 수위가 점점 더 높아질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He is defining the Republic of Korea, as some sort of alien entity. And this then provides the justification for a more aggressive, hostile and even violent approach towards South Korea to ultimately fulfill his goal of unifying the nation under North Korea's rule.”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수석부차관보는 최근 VOA에, “김정은은 현 한국 정부를 북한이 상대할 수 없는 적대적 정권으로 규정하고, 관계를 완전히 단절하고자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미한 SMA, 주한미군·한국에 상호 이익”
한편 국무부는 북한이 미국과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에 합의한 것을 비난하며, 한국의 안보 불안정과 미한동맹의 불평등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VOA의 관련 질의에 “제안된 SMA는 미한동맹이 동북아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 및 안보, 번영의 핵심축임을 재확인한다”면서 북한의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The proposed SMA reaffirms that the U.S.-Republic of Korea Alliance is the linchpin of peace, security, and prosperity for Northeast Asia and a free and open Indo-Pacific region. We are pleased that U.S. and Republic of Korea negotiators have reached consensus on a proposed text of a Special Measures Agreement that will strengthen our Alliance and our shared defense.”
이어 “우리는 미한 양국 협상단이 동맹과 공동 방위를 강화할 특별조치 협정 문안에 합의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특히 방위비 협정이 미한동맹의 불평등함을 보여준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은 주한미군의 인건비와 군수, 물자, 서비스 및 건설 비용을 분담함으로써 주한미군의 주둔을 지원해왔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The ROK’s SMA contributions have supported the stationing of U.S. forces by sharing the costs of Korean National labor, logistics, supplies, services, and construction. More than 90 percent of these contributions are expended in the ROK’s domestic economy, and they represent a powerful investment in the U.S.-ROK alliance. Since 1991, Special Measures Agreements between the United States and Republic of Korea (ROK) have reflected our shared commitment to a stable stationing environment for U.S. forces in the ROK and a robust combined defense posture.”
또한 “이러한 분담금의 90% 이상이 한국 국내 경제에 지출되고 있으며, 이는 미한동맹에 대한 강력한 투자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1991년 이래 양국 간 방위비 분담금 협정은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 환경과 강력한 연합 방위 태세에 대한 공동의 노력을 반영해왔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1일 국제문제평론가 명의의 기고문을 통해 “방위비분담금 관련 협상은 안보 불안과 향후 더 큰 비용 부담 위험에 떠는 한국 괴뢰들에게 아량과 선심을 베풀어 막대한 비용을 계속 부담시키며, 세계 패권 전략 실현을 위한 돌격대로 쓰려는 악의 제국의 정략적 타산과 흉책의 산물”이라고 주장하며, 미국과 한국을 비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한 양국의 이번 방위비 분담금 합의가 양측 모두에 이익이 되는 합리적 결과라고 평가합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The US negotiators wanted a reasonable and mutually agreeable arrangement. And I think that's what they got. There is no globally established rationale for how much is right, how much is enough. South Korea and the U.S. have been doing is making incremental adjustments…So an 8% increase is higher than inflation. It brings us closer, a little bit to being more balanced. And so that's with the two sides have decided to do this time.”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최근 VOA와의 통화에서 한국의 분담금 증가율은 점진적이고 미국은 방위비 인상에 대한 필요성을 관철했다는 측면에서 상호 이익과 균형에 조금 더 가까워졌다고 진단했습니다.
앞서 지난 5일 합의된 12차 미한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은 2026년 한국의 분담금을 2025년 대비 8.3% 인상해 약 11억3천만 달러로 정하고, 2027년부터 2030년까지 매년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율을 반영해 분담금을 조정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합의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를 통해 향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주한미군 주둔과 미한 연합 방위 태세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For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