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가상화폐 등 새로운 금융 기술을 계속 악용하고 있다고 미 재무부 부차관보가 밝혔습니다. 북한의 자금세탁 수법이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스콧 렘브란트 미 재무부 테러자금·금융범죄실 전략정책 담당 부차관보는 18일 북한이 재무부가 지목한 가상 자산 관련 주요 위협 행위자 중 하나라고 밝혔습니다.
렘브란트 부차관보는 이날 하원 금융위원회 국가안보·불법금융 및 국제금융기관 소위원회 청문회에 사전 제출한 서면 보고에서 재무부가 시행한 “2024년 국가자금세탁위험평가에서 가상자산과 가상자산 사업자를 이용해 수익을 창출하거나 수익금을 세탁하는 여러 위협 행위자를 식별했다”며 “이 중에는 스캠 범죄자와 랜섬웨어 사이버 범죄자, 북한 행위자들과 마약 밀매업자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면 보고] “In the virtual asset context, the 2024 National Money Laundering Risk Assessment (NMLRA) identified several threat actors using virtual assets and VASPs to generate revenue or launder their proceeds, including scammers, ransomware cybercriminals,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DPRK) actors, and drug traffickers.”
렘브란트 부차관보는 “북한이 계속 새로운 금융 기술을 불법적으로 악용하고 있다”면서 “여기에는 가상 자산을 사용해 자금을 조달하고 이동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사이버 행위자, 더 정교한 경향 있어”
그러면서 과거 유엔 전문가패널의 보고를 인용해 “북한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사이버 수단을 통해 20억 달러에 달하는 돈을 훔치려고 시도했다”고 말했습니다.
렘브란트 부차관보는 또 “북한은 스캠 범죄자나 랜섬웨어 행위자와 유사한 방법으로 자금을 세탁하지만, 북한 사이버 행위자는 더 정교한 경향이 있어, 세탁된 가상자산을 법정화폐로 교환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장외 거래자를 활용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서면 보고] “Additionally, DPRK continues to advance its illicit exploitation of new financial technologies, including using virtual assets to raise and move money. According to the UN Panel of Experts, the DPRK attempted to steal as much as $2 billion between 2015 and 2019 through cyber means. DPRK uses similar methods to launder funds as scammers and ransomware actors, although DPRK cyber actors tend to be more sophisticated and typically leverage over-the-counter traders to convert laundered virtual assets into fiat currency.”
렘브란트 부차관보는 그러면서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실(OFAC)이 북한이 탈취한 가상화폐의 자금 세탁에 연루된 믹서(mixer) 서비스에 제재를 가했던 사실을 거론했습니다.
앞서 재무부는 지난 2022년 8월 북한 해커들이 탈취한 가상화폐 돈세탁에 관여한 믹서 업체 ‘블렌더’를 제재했습니다.
이어 북한 정찰총국의 통제를 받는 해킹 조직 라자루스 그룹이 탈취한 4억5천500만 달러 상당의 가상화폐를 세탁하는 데 가담했다는 이유로 또 다른 믹서 업체인 ‘토네이도 캐시’를 제재 대상에 올린 바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불법적인 사이버 활동을 막기 위해 미국과 국제사회가 제재를 확대하고 있지만 제재를 회피하는 북한의 수법 또한 교묘하게 진화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미 국방정보국(DIA) 정보분석관 출신으로 세계 각지의 북한 제재 회피 활동을 추적해온 브루스 벡톨 엔젤로주립대 교수는 지난 1월 VOA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돈세탁과 자금 은닉을 위해 비트코인과 가상화폐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벡톨 교수] “We're seeing them using Bitcoin and cyber, to hide their money to launder their money and to keep us from facing that. And it's going to be a real challenge.”
벡톨 교수는 “이는 큰 도전이 될 것”이라며 북한의 최신 불법활동에 대응해 국제사회가 “사이버 범죄와 비트코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가상 화폐 탈취 등 사이버 공격 자체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2022년 2월 7일 홈페이지에 “우리는 있지도 않은 우리의 사이버공격, 가상 화폐 절취설을 내돌리는 미국의 비열한 행위를 우리 국가의 이미지 훼손으로, 주권에 대한 심각한 위협과 도전으로 보고 절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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