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고려항공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행 항공편을 크게 늘렸습니다. 추가 운항까지 나서며 하루 최대 3번이나 향했는데, 최근 베이징 노선을 축소한 것과 대비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고려항공은 지난 13일 블라디보스토크로 여객기 3대를 띄웠습니다.
항공기의 운항 정보를 보여주는 ‘플라이트레이더24(Flightradar24)’에 따르면 고려항공은 이날 정기편인 JS271편에 더해 임시편인 JS371편과 471편을 블라디보스토크 노선에 투입했습니다.
2개 임시편 추가 편성
북한은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 오전 9시 10분 블라디보스토크행 항공편을 운영 중입니다.
그런데 이날은 JS371편과 471편을 추가로 편성하며 운항을 늘린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북한은 정기편이 아닌 임시편을 띄울 땐 기존 정기 노선과 앞자리 숫자만 다른 편명을 붙입니다.
정기편인 JS271편은 오전 9시 10분경 평양을 출발해 현지 시각으로 오전 11시 40분에 도착했으며, 되돌아오는 JS272편은 오후 1시 30분에 출발해 오후 2시 10분 평양 순안공항에 착륙했습니다.
한반도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사이에는 1시간의 시차가 있습니다.
임시편인 JS371편은 오후 12시 5분,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해 편명을 JS372로 바꿔 달고 오후 3시 21분 다시 평양으로 향했습니다.
또 JS471편은 앞선 2개의 항공편보다 이른 오전 10시 8분 현지에 도착해 오후 12시 평양으로 되돌아갔습니다.
북한은 사흘 뒤 월요일인 16일에도 블라디보스토크행 임시편을 운영했습니다.
정기편인 JS271편에 더해 JS471편을 편성한 것입니다.
이날 언론에 따르면 최선희 외무상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유라시아 여성포럼’ 참석차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했습니다. 최 외무상은 정기편을 탑승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러시아 노선 분주…베이징은 축소
종합하면 고려항공은 지난 금요일과 이번 월요일 총 5개의 항공편을 평양-블라디보스토크 노선에 투입했습니다. 게다가 지난 9월 2일과 9일에도 임시편을 띄운 점까지 고려하면 최근 북한과 러시아 사이의 항로가 매우 분주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이 군사 부문을 넘어 정치와 경제 등 다른 분야로 확장되고 있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대니얼 스나이더 스탠퍼드대학 동아시아학 교수는 16일 VOA에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지난 1년간 분명히 깊어졌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교수] “I think the relationship between Russia and North Korea has clearly deepened both in terms of the supply of North Korean weapons and ammunition to Russia, which we know from the evidence that's been collected on the battlefield in Ukraine and that includes the use of North Korean short range ballistic missiles as well as artillery.”
이어 “북한은 러시아에 무기와 탄약을 공급하고 있고, 러시아는 북한에 석유 등 경제적 원조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의 방북을 포함한 고위급 인사들의 교류도 많아졌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대조적으로 중국행 노선은 최근 운항이 축소되고 있습니다.
앞서 VOA는 고려항공이 최근 갱신한 ‘항로시간표’를 분석해 북한이 매주 목요일 평양과 베이징을 왕복하던 JS251, 252편의 운항을 중단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고려항공은 베이징 향발 JS151, 152편과 함께 JS251, 252편을 운항해 왔지만, 이번 조치로 고려항공의 베이징행 항공편은 매우 화요일과 토요일에 운항하는 JS151편만 남게 됐습니다. 주 3회에서 2회로 베이징행 항공편 운항 횟수를 줄인 것입니다.
이로써 현재 고려항공의 최다 취항지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바뀌었습니다. 이전까지 고려항공이 가장 많이 향한 곳은 베이징이었습니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지난 13일 VOA에 “(운항 관련) 항공사의 결정은 수요에 따라 이뤄진다”며 북한과 러시아의 교류가 늘고 있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녹취: 뱁슨 전 고문] “These sort of decisions are driven by demand and you don't want to fly half empty airplanes all the time… The Chinese relationship with North Korea is a little strange, even though there's been efforts to elevate the interactions. So it's hard to read the politics of it, but I can't believe that North Korea that Kim Jong Un is feeling very comfortable about the China relationship at the moment.”
또한 “중국과 북한과의 관계가 다소 이상하다고 생각한다”며 “정치적인 상황을 정확히 알긴 어렵지만 김정은이 현재 중국과의 관계를 매우 편하게 느끼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최근 일각에선 북중 무역 규모가 하락하고, 북한의 전승절 행사에 주북 중국대사가 모습을 보이지 않는 등의 이유를 들어 북한과 중국 관계에 이상기류가 흐른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중 사이에 여객기 운항 횟수까지 줄어들면서 이 같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항공기 대부분 노후화
한편 고려항공은 투폴레프사의 TU-204 항공기와 안토노프사가 만든 AN-148 등 약 10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전 문제로 실제 운항 가능한 항공기의 수는 이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대부분은 제조된 지 40년이 넘을 정도로 노후화됐습니다.
실제로 블라디보스토크행 항공편을 3번이나 띄운 13일의 경우, 고려항공은 45년 된 일류신사의 IL-62와 31년 된 TU-204 기종을 투입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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