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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신각수 전 외교부 차관 “윤석열-기시다 정상회담은 80점”


6일 한국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방한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며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 한국 대통령실)
6일 한국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방한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며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 한국 대통령실)

최근 서울에서 이뤄진 윤석열-기시다 한일 정상회담은 80점을 받을만하다고 신각수 전 한국 외교통상부 차관은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위협이 고도화되고 있기 때문에 한국과 일본의 안보협력은 당연하고 좀 더 확대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외교통상부에서 제1차관과 제2차관을 지내고 주일한국대사 (2011~2013)를 역임한 신각수 전 차관을 최원기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인터뷰] 신각수 전 외교부 차관 “윤석열-기시다 정상회담은 8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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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6일 서울을 방문해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한일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에 학점을 매긴다면, 몇 점을 주시겠습니까?

한국 정부를 대표해 유엔 총회(25일)에 참석한 신각수(좌) 외교통상부 차관
한국 정부를 대표해 유엔 총회(25일)에 참석한 신각수(좌) 외교통상부 차관

신각수) 제 개인적인 판단은 80점 정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왜 이런 말씀을 드리냐면, 이제 기시다 일본 총리가 곧 퇴진하게 됩니다. 9월 27일 자민당 총재 선거가 있게 되면 은퇴하는데. 사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그동안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할 만큼 어려웠던 한일 관계를 복원하는데 많은 기여를 했습니다. 그래서 이제 기시다 총리가 퇴진에 앞서 한국을 방문함으로써, 셔틀 정상 회의도 계속하고 또한 한일 관계 복원도 계속하는, 그러한 면에서 상당히 의미가 있지 않았나 봅니다.

기자) 기시다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저 자신은 당시 어려운 환경에서 수많은 사람이 대단히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하신 것에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기시다 총리의 과거사 발언이 충분하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신각수) 전체적으로 뭐, 지금까지 일본 정부가, 역대 정부에서 여러 가지 형태의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사과를 해왔습니다만, 2015년 아베 담화에서 아베 전 전 총리가 후손들에게는 다시 반성과 사과를 되풀이하지 않겠다 라고 못 박은게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일본의 그 뒤에 있었던 스가 정부나 기시다 정부나 이를 지키느라고 계속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작년 5월에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이번에 한 수준의 사과 발언을 했죠. 즉, 역대 정부의 담화를 계승하겠다. 개인적으로는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이런 소감을 했습니다만, 저 개인적으로는 한국인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데는 불충분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이 지난해 정상화됐습니다. 한일 군사협력이 바람직한지, 또 어디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시는지요?

신각수) 바람직하냐의 여부를 떠나서 사실은 지금 북한 핵 무장이 거의 완성단계에 접어들었고, 중국의 공세적인 외교안보 정책 등 동북아의 전략환경이 굉장히 불안정하고 불확실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일 양국의 안보협력은 어떤 의미에서는 굉장히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지소미아가 지난해 정상화된 것은 당연한 것이고, 제가 보기에는 좀 더 한일 간의 신뢰 회복이 된다면 좀 더 발전된 방향으로 안보협력을 해야하고요. 우선 양국 국방당국 간의 인적 교류, 전략대화부터 시작해, 점차로 PKO(유엔 평화유지활동) 협력이라든지, 양국간 상호 물자 서비스 유통 협정, 그리고 나아가서는 비전투원 수송 작전까지 점차 확대해 나가야할 것으로 봅니다.

기자) 기시다 총리는 납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하다 물러나게 됐습니다. 앞으로 납치 문제, 일-북 관계가 어떻게 될 것으로 전망하시는지요?

신각수) 납치 문제는 일본 역대 정부 그리고 일본 사회 전체에 최우선 과제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높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또 대북관계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전개해왔습니다. 특히 기시다 총리는 언제라도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겠다며 일종의 ‘열린 초대’(Open-ended Invitation)을 했었구요.이러한 일본의 입장은 기시다 총리가 물러나더라도 후임 총리에서도 계속될 것으로 봅니다.

기자) 한국의 전임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과 중국을 상당히 중시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현 윤석열 정부의 외교 노선을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신각수) 전임 문재인 정부의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대외 정책을 한반도로 시야를 좁혀서, 북한과 중국에 비중을 두고 외교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남북 관계가 악화되고 한중 관계도 전혀 진전이 없었습니다. 또 이와 함께 한미 동맹에도 내부 분열이 있었고, 일본과는 최악의 관계가 된 상당히 어려운 환경을 윤석열 정부는 물려받았습니다. 그래서 윤석열 정부는 일종의 발상의 전환을 해서, 우리의 국력과 가치에 부합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를 지향하면서, 동아시아, 인태지역, 세계를 포괄하는 포괄적인 외교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이에따라 한미 동맹과 한일 관계 복원을 중시했고, 그 성과로서 워싱턴 선언과 캠프 데이비드 선언 같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다만 이런 방향 전환의 과정에서 국민과 사회와의 소통이 좀 부족했던 것이 아닌가.

기자) 현재 한국에서는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 ‘균형 외교’를 해야 한다는 시각이 있는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신각수) 저는 균형외교라는 말 자체가 한미 동맹과 한중관계를 등가로 평가하는 잘못된 전제 아래 성립된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우리의 가치라든지 국익이라든지 정체성이라든지 이런 걸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받아들이기 어려운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는 한미동맹과 한일협력을 기조로 해서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를 그리고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현명한 외교 방책이라고 생각하고, 다만 이러한 과정에서 한국이 독자적인 전략 공간을 만들어 우리 외교의 취약성을 극복할 수 있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미국과 중국은 전략적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무역, 남중국해, 타이완, 한반도에서 미중 대립 전선이 형성돼 있습니다. 한국은 여기에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까요?

신각수) 기본적으로는 동맹, 원칙, 국제법, 가치, 국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사안별로 한국 입장을 정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기자) 지난 4월 30일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제재 이행을 감시해오던 전문가 패널 활동이 러시아의 반대로 종료됐습니다. 앞으로 대북 제재 감시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신각수) 전문가 패널이 종료되면서 제재 이행 감시에 구멍이 생긴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북제재 위원회는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안보리 수준에서 제재 이행을 계속 꾸준히 추구해 나가야 할 것으로 봅니다. 바람직한 것은 북한 핵 문제와 북한 인권 문제는 상호 연계가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 양자를 다룰 그러한 기관을 유엔 총회에 설치해서 대북 제재 이행과 북한 인권 개선을 동시에 추구해가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기자) 신각수 대사님 감사합니다

신각수)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신각수 전 한국 외교통상부 차관으로부터 최근 있었던 한일 정상회담의 의미와 전망 그리고 북한을 비롯한 동북아의 정세 변화와 대처 방안 등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최원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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