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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진항, 대량의 컨테이너 적재 포착…북러 무기 거래 의혹 증폭


지난 3일 북한 라진항 모습. 북한과 러시아 전용 부두 사이(붉은 화살표)와 중국 전용 부두(노란색 화살표)에 여전히 컨테이너가 대거 쌓여 있다. 사진 = Planet Labs
지난 3일 북한 라진항 모습. 북한과 러시아 전용 부두 사이(붉은 화살표)와 중국 전용 부두(노란색 화살표)에 여전히 컨테이너가 대거 쌓여 있다. 사진 = Planet Labs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루트로 의심받고 있는 라진항에 대량의 컨테이너가 며칠째 적재되고 있습니다. 위성사진에 따르면, 라진항을 드나든 선박들이 1년간 약 1만 4천 개의 컨테이너를 운송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미국 정부의 1만 6천 개 추산치와 비슷한 수치입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라진항, 대량의 컨테이너 적재 포착…북러 무기 거래 의혹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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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라진항을 촬영한 4일 자 위성사진에서 대량의 컨테이너가 또다시 포착됐습니다.

컨테이너가 발견된 곳은 ‘북한 전용’으로 분류된 부두로, 이곳은 지난달 30일까지 텅 비어 있었으나 이달 1일부터 컨테이너가 급속히 쌓이기 시작해 4일에는 부두 한 부분을 가득 메운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길이 약 150m에 이르는 이 컨테이너들은 표준 규격(길이 6m, 폭 2.4m)을 기준으로 약 60개가 적재된 것으로 추정되며, 다층으로 쌓였을 경우 그 수는 2~3배 더 많을 수 있습니다.

앞서 VOA는 지난달 29일 자 위성사진을 통해 ‘중국 전용’으로 분류된 북쪽 부두와 북한·러시아 전용 부두 중간 지점에서도 각각 140m, 120m 길이의 컨테이너가 다량 적치된 모습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북한 전용’ 부두에도 컨테이너가 등장하면서 며칠 사이 라진항의 3개 부두 모두에 대량의 컨테이너가 쌓인 모습이 노출된 것입니다.

또 VOA는 지난달 27일과 28일 이틀에 걸쳐 ‘북러 전용’ 부두 중간 지점과 ‘북한 전용’ 부두에 각각 130m 길이의 대형 선박이 입항한 사실을 보도한 바 있으며, 이후 이 부두들에 다시 대량의 컨테이너들이 적치된 것도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이는 북한과 러시아 간 무기 거래가 활성화된 신호일 가능성이 있어 더욱 주목됩니다.

지난 4일 북한 라진항 북한 전용 부두에 150m 길이의 컨테이너가 쌓인 모습(붉은색 원)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사진 = Planet Labs
지난 4일 북한 라진항 북한 전용 부두에 150m 길이의 컨테이너가 쌓인 모습(붉은색 원)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사진 = Planet Labs

지난 1년 ‘라진항 입출항’ 선박 20척

지난해 10월 백악관은 북한과 러시아가 라진항을 중심으로 무기 거래를 하고 있다는 위성사진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이 사진에는 라진항에 300여 개의 해상 운송 컨테이너가 적재된 모습이 담겼으며, 이 컨테이너들은 러시아로 옮겨진 후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운송된다고 밝혔습니다.

VOA는 지난해 8월 26일부터 대형 선박이 정기적으로 라진항에 입출항하는 모습을 포착해 보도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총 20척의 선박이 확인됐습니다.

컨테이너 최대 ‘1만 4천’ 개…미·한 추정치 근접

지난 1년 동안 라진항에서 발견된 선박들은 길이 130~150m, 폭 25m의 소형 화물선으로, 600700 TEU(Twenty-foot Equivalent Unit)급으로 분류됩니다. 이는 한 척당 약 600~700개의 표준 규격 컨테이너를 적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를 토대로 20척의 선박이 운송한 컨테이너 수를 계산하면 최대 1만 4천 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미국과 한국 정부가 최근 추산한 북한에서 러시아로 운송된 컨테이너 수치와 비슷합니다.

로버트 켑키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부차관보는 지난 4일, 김정은 위원장의 9월 러시아 방문 이후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약 1만 6천 500개 컨테이너 분량의 탄약과 군수품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신원식 한국 국방부 장관도 지난해 7~8월 이후 북한이 1만 2천 개 이상의 컨테이너를 러시아에 보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북한과 러시아가 라진항을 통해 실제로 무기를 거래했다면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입니다.

유엔은 여러 대북 결의를 통해 북한의 무기 수출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지만, 북한과 러시아는 이러한 거래 의혹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김남혁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서기관은 유엔 총회 회의에서 "우리는 러시아와 무기 거래를 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김남혁 서기관] “We have never had arms dealings with the Russian Federation and we have no plan to do so in the future either. We strongly denounce the hostile forces for the rumor of arms dealings as a plot breeding story against the DPRK, as well as a part of hostile attempt to tarnish the image of the DPRK in the international arena by invoking the illegal sanctions resolution against the DPRK.”

또한,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도 북한과의 무기 거래 의혹을 부인하며 어떠한 물적 증거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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