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국제무대에서 주요 무기 수출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높은 품질과 뛰어난 상호운용성, 가격경쟁력이 강점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미국은 잠재적 경쟁국이 될 수도 있는 한국의 방산 수출에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루마니아가 지난달 한국과 각종 무기를 도입하는 9억 2천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장갑차, 각종 탄약 등 한국산 주력 무기가 포함된 이 계약은 루마니아의 최근 7년간 무기 도입 사업 중 최대 규모입니다.
루마니아 국방부 대변인은 22일 VOA에 “루마니아는 K9 자주포를 사용하는 10번째 국가가 됐다”며 “국제사회에서 한국산 자주포 수혜국이 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루마니아 국방부 대변인] “Thus, Romania became the 10th state using the K9 howitzer, increasing the international community of 155 mm/52 self-propelled howitzer beneficiaries. Most of the Romanian K9 artillery systems will be manufactured and repaired locally, with extensive involvement of local suppliers, with the aim of maximizing the benefits for the Romanian economy and industry.”
이어 “루마니아 경제와 산업에 대한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해 루마니아 K9 자주포 체계의 대부분은 현지에서 생산 및 수리되며, 현지 협력업체의 광범위한 참여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혀, 한국산 무기 도입이 루마니아의 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은 이처럼 지난 2년간 한국은 다수의 국가들과 대규모 방산 계약을 체결해왔습니다.
올해 초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32억 달러 규모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요격 시스템 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2022년에 폴란드와 약 124억 달러 규모의 방산 계약을 체결한 이후 올해 초에도 2차 계약을 성사시켰습니다.
또한 노르웨이, 핀란드, 에스토니아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과도 2022년부터 K9 자주포를 포함한 방산 계약을 체결하는 등 협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최근 VOA에 한국 방위산업이 지난 몇 년 동안 고객과 생산기반을 크게 확장했다며, 앞으로도 나토 회원국들과의 방위산업 협력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선임연구원] "“We realize that our magazines are nearly empty with missiles and ammunition. So, we're looking for partners, to co-develop, co-produce, and certainly South Korea, Japan and other nations would be, excellent ways to augment, our own reserves, our own munitions stockpiles, as well as those of other like-minded democracies.”
한국 ‘세계 10위’ 방산 수출국…가장 빠른 ‘수출 증가세’
세계 방산 수출 시장에서 한국의 존재감은 수치를 통해서도 확인됩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지난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전 세계 10위의 방산수출 국가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전 세계 방산 수입의 1.3%에 불과했는데, 이 비중이 2018년부터 2022년 사이 2.4%로 상승했습니다.
특히 해당 기간 동안 한국의 무기 수출은 74%, 수출액은 177% 증가했는데, 이는 세계 상위 25개 무기 수출국 가운데 가장 빠른 증가세입니다.
또 한국의 방위 산업 수출액도 최근 10년간 연간 2~30억 달러에 머물다가 2021년 73억 달러로 증가했고, 2022년에는 173억 달러로 크게 늘었습니다.
“한국 무기, 나토 동맹국들에게 훌륭한 대안”
전 미국 태평양사령부 부사령관을 지낸 댄 리프 페이스 마이너스 원 전무이사는 22일 VOA와의 화상통화에서 “뛰어난 품질과 상호운용성, 가격 경쟁력을 갖춘 한국산 무기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국면에서 무기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토 동맹국들에게 훌륭한 대안으로 떠올랐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리프 전 부사령관] “Clearly, the war against Ukraine by Russia has spurred a market that I find regrettable. Well, I think the progress the Korean defense industry has made in expanding its markets is due to two kind of basic characteristics of the capabilities they provide. First, quality they have to work you know, these are life and death capabilities and the second is interoperability. And then the third is cost you know, if they're more affordable than perhaps other sources, that's the business side of the defense equation.”
이 같은 평가는 한국과 무기 계약을 체결한 나토 회원국들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폴란드 국방부도 이날 VOA에 한국과의 방산 협력 이점을 강조하면서 “폴란드 군이 핵심 역량과 잠재력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으며, 산업 협력 측면에서도 생산 분야에서 역량을 더 잘 활용하고 통합할 수 있게 한다”고 밝혔습니다.,
[폴란드 국방부 대변인] “It allow the Polish Armed Forces to further increase their key capabilities and potential, while in terms of industrial cooperation it allow the Polish Armed Forces to better employ and aggregate competences in the field of production the defense industry. From Polish perspective, industrial cooperation with South Korea is crucial due to the scope of acquired technology and the possibilities of its transfer.”
에스토니아 국방부 대변인도 22일 VOA에 K9 자주포 등 한국산 무기를 도입한 것은 “에스토니아의 기후와 지형에 잘 맞는 뛰어난 성능과 정확도, 그리고 뛰어난 가격 경쟁력과 짧은 납품 기간 등이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에스토니아와 한국은 모두 상대적으로 작은 국가로, 공격적이고 적대적인 이웃국가들과 인접해 있어 국방의 중요성과 국방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상호 이해하고 있다”며, “양국의 국방협력은 과거에도, 현재도 강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에스토니아 국방부 대변인] “Estonia and South Korea are both relatively small countries, living next to aggressive and hostile neighbours, so we have a mutual understanding about the importance of defence as well as defence cooperation for our societies. Our defence cooperation has been and remains strong.”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공백 메우는 데 큰 도움 ”
오스카 피에트레비치 폴란드 국제문제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선임연구원은 22일 VOA에 폴란드를 비롯한 많은 역내 국가들이 러시아의 침공 초기 우크라이나에 상당한 규모의 군사 장비를 제공했다면서, 이로 인해 발생한 공백을 시급히 메워야 하는 상황에서 한국산 무기가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한국산 무기의 강점으로 ‘단기간에 납품을 이행할 수 있는 역량’을 꼽으면서, “이는 급변하는 역내 안보 환경에서 최대한 신속하게 무기를 납품할 수 있는 능력을 중요시하는 중앙 및 동유럽 국가들에게 특히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피에트레비치 선임연구원] “South Korea's primary competitive advantage is its capacity to fulfil orders in a relatively short timeframe to fulfil orders in a relatively short period of time. This is particularly important for Central and Eastern European countries, which value the ability to deliver weapons as quickly as possible in the region's rapidly changing security environment. South Korea's advantage in this area is due to both its extensive production capacity and its large domestic reserves, some of which could be exported. The ability to fulfil large orders quickly and efficiently distinguishes South Korea from its European competitors such as Germany or France.”
아울러 경제적 측면에서도 한국 관련 당국이 대출과 무기 관련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파트너에 산업 협력 제안을 통해 한국의 책임 아래 유럽 국가들이 해당 장비를 제조 및 수리, 개조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한국 무기 수출, 외교·안보 목표 강화”
이 같은 한국의 방산 수출 확대 추세에 미국 정부도 환영과 지지 입장을 밝혔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22일 VOA의 관련 논평 요청에 “미국은 유럽- 대서양 지역의 안보와 평화, 번영을 증진하려는 우리의 공동 이익을 뒷받침하는 한국과 나토 간 파트너십 심화를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The United States welcomes the ROK’s deepening partnership with NATO, which supports our shared interests in advancing security, peace, and prosperity in the Euro-Atlantic region. Facilitating arms transfers between close partners who share U.S. interests and values, and who commit to using them responsibly, advances U.S. foreign policy and national security objectives.”
그러면서 “미국의 이익과 가치를 공유하고 책임감 있게 사용하기로 약속한 긴밀한 파트너 간의 무기 이전을 촉진하는 것은 미국의 외교 정책과 국가 안보 목표를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국무부는 또 미국이 방산 수출 분야에서 한국을 ‘잠재적 경쟁국’이 아닌 ‘우호적 상호 협력국’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의 군수품 수요와 유럽 전역의 나토 동맹국 및 파트너들의 비축량 감소, 전 세계 다른 파트너의 요구로 인해 미국산 방산품에 대한 수요는 높으며, 이로 인해 주요 동맹 및 파트너들에 대한 배송 일정도 길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U.S.-produced defense articles are in high demand because of the munitions demand in Ukraine, the drawdown of NATO Allies and partner stockpiles across Europe, and the needs of other partners around the globe. This has resulted in lengthy delivery timelines for key allies and partners. It is crucial to increase our collective production capacity to fulfill this unmet need, and we are working closely with EU, NATO, and other global partners, including the Republic of Korea, to find creative ways to increase efficiency, expand global production, and maintain quality of production at lower costs.”
그러면서 “이러한 미충족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는 공동 생산 능력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며, 효율성을 높이고 글로벌 생산을 확대하며, 낮은 비용으로 생산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창의적 방법을 찾기 위해 한국을 포함한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및 기타 글로벌 파트너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U.S.-produced defense articles are in high demand because of the munitions demand in Ukraine, the drawdown of NATO Allies and partner stockpiles across Europe, and the needs of other partners around the globe. This has resulted in lengthy delivery timelines for key allies and partners. It is crucial to increase our collective production capacity to fulfill this unmet need, and we are working closely with EU, NATO, and other global partners, including the Republic of Korea, to find creative ways to increase efficiency, expand global production, and maintain quality of production at lower costs.”
“방산 수출, ‘국제 억지력 강화’ 한국 기여 확대”
댄 리프 전 미국 태평양사령부 부사령관은 “한국의 방산 분야 참여가 장기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장 상황과 관계 없이 한국의 방산 수출이 계속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리프 전 부사령관] “I think it's a long term broadening of South Korea's defense engagement as I just discussed earlier. So perhaps the focus will shift. Conflict in the human existences is so far inevitable it seems. So there's a role for strong defense capabilities. South Korea can contribute to that."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더라도 국제적 분쟁은 계속될 것이며, 국방력 강화의 중요성이 계속 대두되는 한 한국이 방산 분야에 기여할 여지는 계속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한국이 제공하는 첨단 방위 산업 기술은 가격 경쟁력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군사 시스템에 있다고 강조하면서, “미국과 나토, 다른 동맹국과의 관계 발전에 따라 한국의 방위 산업도 상호운용성과 높은 품질을 제공하는 한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리프 전 부사령관은 특히 미국의 관점에서도 한국과 같은 동맹이 방위 생산 능력을 강화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볼 때 이익이 될 것이라면서, 이것이 바로 미국이 방산 분야에서 잠재적 경쟁국이 될 수도 있는 한국의 참여 확대를 반기는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리프 전 부사령관] “Yes, especially when it's done in a collaborative way where you know, we're all seeking the same goal and that is in a free and open Indo Asia Pacific and a peaceful and stable world that allows the best types opportunity for all people. So one of the advantages is that it expands South Korea's engagement in global affairs beyond the threat from North Korea and more broadens its integration into global security in what should be a positive way. Secondly, it increases their engagement globally and builds relationships, a fabric that can provide deterrence not just deterring North Korea but perhaps other actors. So acting within the norms, rules and laws of international defense procurement is a good thing for a vibrant industry in a vibrant democracy.”
리프 전 부사령관은 한국의 방산 수출 확대가 북한의 위협을 넘어 세계 문제와 국제 안보에 대한 한국의 참여가 긍정적 방향으로 확산된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이를 통해 북한뿐만 아니라 다른 국제 행위자들에 대한 억지력을 제공하는 데 한국이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다고 리프 전 사령관은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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