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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이스라엘에 "가자 민간인 사상 줄여야"...어산지 미 송환 결정 연기


로이드 오스틴(오른쪽) 미 국방장관과 요아브 갈란트(왼쪽)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26일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주 펜타곤(국방부 청사)에서 회담하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오른쪽) 미 국방장관과 요아브 갈란트(왼쪽)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26일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주 펜타곤(국방부 청사)에서 회담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민간인 사상자 수가 너무 많다고 이스라엘 국방장관에게 지적했습니다.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의 미국 송환 관련 법원 결정이 연기됐습니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국 간 협력 문제 등을 논의했는데요. 관련 소식,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먼저 팔레스타인 분쟁 관련 소식입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을 만나 가자지구 내 민간인 사상자를 줄여야 한다고 요구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스틴 장관이 26일 국방부에서 갈란트 장관을 만나 분쟁 관련 현안들을 논의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오스틴 장관은 “민간인 사상자 수가 너무 많고 인도적 구호 규모가 너무 작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가자지구가 인도적 재앙으로 고통받고 있고, 상황이 더 악화하고 있다”고 오스틴 장관은 우려했습니다.

진행자) 오스틴 장관이 가자 안의 민간인 피해와 점점 더 나빠지고 있는 현지 상황을 지적했군요?

기자) 네. 오스틴 장관은 가자지구 라파에 갇혀 있는 100만 명 이상의 주민들 안전이 “최우선 순위”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기근을 피하고자 즉각 지원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이 라파 지상전 착수를 두고 큰 이견을 보이고 있는데요. 오스틴 장관이 이 문제도 언급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날(26일) 한 국방부 고위 관리는 기자들에게 오스틴 장관이 라파에 있는 하마스 대원들을 분쇄할 필요를 인정했지만, 동맹국들의 “도덕적 책무”와 민간인 보호에 대한 “공유된 전략적 이익”을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오스틴 장관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라파 내 주요 작전에서의 대안적 접근법의 광범위한 얼개를 제시했다고 이 관리는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날(26일) 회담 전후에 갈란트 장관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네. 갈란트 장관은 회담에 들어가기에 앞서 하마스 파괴와 인질들 석방 보장, 그리고 “이스라엘군의 우위와 능력”을 확보해야 할 긴급한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회담이 끝난 뒤 이스라엘의 전쟁 목표가 저지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자신들 목표가 “가자지구 내 군사 및 통치 조직인 하마스를 파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가자지구 구호 문제에 대해서는 갈란트 장관이 무슨 말을 했습니까?

기자) 네. 갈란트 장관은 먼저 “우리는 구호 제공뿐만 아니라 구호품 배분의 실질적인 문제 등 가자지구에서의 인도적 노력에 관해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하마스는 구호품 전달을 방해하고, 팔레스타인인들의 희생으로 압박을 가하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한다”면서 “이것은 길을 막고 약탈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카타르와 이집트 등 중재국들을 통해 미국이 테러 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사이에 간접 협상이 진행됐는데요. 협상을 두고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회담이 끝난 뒤 한 국방부 고위 관리는 기자들에게 오스틴 장관이 협상이 “곧 모든 인질의 석방을 가져올 것”이라는 희망을 논의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갈란트 장관은 라파 지상전과 휴전 방안을 두고 두 나라가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을 의식한 듯 “우리는 가치의 100%와 이익의 99%를 미국과 공유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갈란트 장관은 다른 미국 정부 고위 관리들도 만났죠?

기자) 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그리고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만났습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설리번 보좌관이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구호의 흐름을 증가시킬 필요성을 갈란트 장관에게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또 “이스라엘은 라파 내 민간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한 전략적이고도 정밀한 작전을 수행해야 하며, 민간인 사상자 발생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 25일 가자지구 내 즉각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는데요. 이스라엘이 이 결의안이 통과된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6일 미국이 저지하지 않아 채택된 안보리 결의안을 맹비난했습니다. 그는 결의안이 하마스를 대담하게 만들었다면서 전쟁을 강행할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미국은 이날(26일) 결의안 표결에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기권했습니다.

진행자) 안보리 결의안이 촉구한 휴전 문제에 관해서 하마스 측에서는 어떤 말이 나오고 있나요?

기자) 네.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영구 휴전, 가자지구 철군, 그리고 고위급 반군들을 포함해 이스라엘에 있는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석방하기로 이스라엘이 동의할 때까지 인질들을 석방하지 않을 것이라는 그런 입장입니다. 한편 하마스는 최근에 제안된 휴전안이 이런 요구를 충족하지 못해 이를 거부했다고 25일 밝혔습니다.

진행자) 휴전 방안을 거부했다는 하마스 측 발표에 이스라엘 정부는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네타냐후 총리는 성명을 내고 하마스 발표가 “그들이 합의를 위한 협상에 관심이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증명했다”고 비난했습니다. 또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몽상적 요구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며 하마스의 군사 및 통치 능력 제거, 인질 전원 석방, 그리고 이스라엘에 대한 가자지구의 위협 근절이라는 전쟁 목표 달성을 위해 계속 행동할 것이라고 네타냐후 총리는 강조했습니다.

지난달 21일 런던 시내 영국 고등법원 앞에서 줄리언 어산지를 사건 관할국에 인도하지말라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시위자가 들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달 21일 런던 시내 영국 고등법원 앞에서 줄리언 어산지를 사건 관할국에 인도하지말라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시위자가 들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영국 법원이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 씨의 미국 송환과 관련된 결정을 연기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 고등법원은 26일 미국 정부가 사전 조건을 충족해야 어산지 씨가 미국에 송환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날 심리가 어산지 씨의 미국 송환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심리가 아니었나요?

기자) 네. 앞서 말했듯이 어산지 씨가 자신의 미국 송환 문제에 대해 법원에 다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지 결정하는 자리였습니다. 만약 이날 심리에서 법원이 어산지 씨 요청을 거부하면 영국 안에서 어산지 씨 송환을 막을 방법이 없어지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참고로 어산지 씨는 지난 2019년부터 영국 교도소에 수감된 상태입니다.

진행자) 법원이 미국 측에 요구한 조건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네. 어산지 씨가 미국 법정에서 미국 헌법이 보장하는 의사 표현의 자유에 의존할 수 있고, 사형 선고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영국 당국에 보장하라는 조건입니다. 법원은 미국 정부가 대답을 준비하기 위해서 3주의 시간을 주었습니다.

진행자) 앞서 어산지 씨 측은 미국 법정이 사형 선고를 내릴 수 있다면서 송환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미국 정부가 사형 선고 가능성을 언급한 적이 없습니다. 또 미국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어산지 씨에게 적용된 혐의들로 사형을 선고할 형사법 조항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어산지 씨에게 사형을 선고할 법적 근거가 없는데도 어산지 씨 측에서 그렇게 주장하는 거로군요?

기자) 네. 하지만 변호인들은 어산지 씨가 미국에서 사형 선고가 가능한 간첩죄나 반역죄로 추가 기소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산지 씨가 미국 법정에서는 실제로 어떤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있나요?

기자) 네. 어산지 씨에게 적용된 혐의가 모두 18개인데요. 워싱턴포스트는 이들 혐의에 각각 최대 5년이나 10년 징역형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사법당국이 어산지 씨에게 적용한 혐의가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2010년 당시 미 육군 첼시 매닝 일병이 빼낸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관한 기밀 군 기록과 외교 문서들을 공개한 혐의입니다. 미 사법당국은 어산지 씨가 가려지지 않은 소식통의 이름들과 여타 민감한 군사정보가 포함된 문건들을 폭로함으로써 사람들 생명을 위태롭게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어산지 씨 측은 문건 공개가 정당한 행위였다고 반박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지자들과 몇몇 매체는 어산지 씨가 미국의 해외 활동에 대한 불리한 정보를 공개한 언론인이며, 그의 미국 송환과 처벌이 언론과 출판의 자유를 보장한 미 수정헌법 1 조를 훼손하는 법적 선례가 될 것이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영국 고등법원이 이날(26) 심리에서 미국 사법당국이 어산지 씨에게 적용한 혐의에 관해서 언급했군요?

기자) 네. 영국 고등법원은 어산지 씨가 언론 활동이나 중대한 국가범죄를 폭로했다고 기소된 것이 아니라, 해킹하고 심각한 위험에 처한 소식통들의 이름을 공개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오는 5월 20일 영국 고등법원이 어산지 씨가 법원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고 결정하면 어산지 씨는 바로 미국으로 송환되는 겁니까?

기자) 그렇게 되면 영국 안에서는 송환을 막을 방법이 없는데요. 하지만 어산지 씨는 최후의 수단으로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인권법원에 제소할 수 있습니다.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2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2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군요?

기자) 네. 뤼터 총리가 리창 중국 총리의 초청으로 26일부터 이틀간 중국을 실무방문했는데요. 27일 시 주석과 회담하고 양국 간 협력 문제 등을 논의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양국이 네덜란드의 수출 통제 조처로 마찰을 빚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네덜란드는 올해 초 자국 반도체 장비 회사인 ASML의 일부 제품을 중국으로 수출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네덜란드가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 합세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는데요. 다만 네덜란드는 자국의 대중 칩 수출 통제는 미국의 압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ASML은 반도체 장비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진 회사죠?

기자) 네, ASML은 반도체를 만들 때 꼭 있어야 하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세계 시장에 거의 독점적으로 공급합니다. 매년 생산되는 수가 적은 탓에 많은 반도체 회사가 ASML 장비 확보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네덜란드가 대중 수출을 통제하기 전에는 중국 시장이 ASML 매출의 29%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주요 언론은 이번 양국 정상회담을 어떻게 다루고 있습니까?

기자) 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신문은 시 주석이 뤼터 총리에게 ‘반도체칩 수출 통제 이후 장벽을 세우지 말라고 경고했다’는 제목을 내세웠고요. 로이터 통신은 ‘뤼터 총리가 회담 후 ASML사를 둘러싼 갈등을 경시했다’는 제목을 뽑았습니다. 양국 정상의 발언을 들여다보면 이번 회담에서 두 국가가 중점을 둔 현안이 달랐다는 것을 엿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두 정상이 어떤 말을 주고받았는지 보죠. 먼저 시 주석의 주요 발언 어땠나요?

기자) 시 주석은 네덜란드와의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히면서도, 어떤 외부 압력도 중국의 과학·기술 개발과 진전의 속도를 막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시 주석은 중국이 네덜란드의 최첨단 장비 수입을 확대할 준비가 돼 있다며, 네덜란드에 진출한 중국 기업에 대한 공정하고 투명한 사업 환경 조성을 희망한다고 말했고요. 또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촉구하고 양국 간 인사 교류 촉진을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시 주석이 뤼터 총리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는 내용은 뭡니까?

기자) 기술과 경제 분야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듯한 조처를 지적한 겁니다. 시 주석은 “인위적으로 기술 장벽을 세우고 산업·공급망을 차단하는 것은 분열과 갈등만 낳을 뿐”이라고 말했고요. 경제와 관련해선, “디커플링은 막다른 골목이고 유일한 선택은 열린 협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디커플링은 국제 공급망에서 중국을 제외한다는 의미로 쓰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에 뤼터 총리는 어떤 입장을 보였나요?

기자) 뤼터 총리는 중국의 개발 이익에 해를 끼치는 조처는 자국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하며, 디커플링은 네덜란드 정부의 정책 선택지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또 네덜란드는 경제, 무역, 탄소 배출 감소 등에서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고요. 중국과의 우호를 소중히 여기며 파트너십을 강화할 의향을 내비쳤습니다.

진행자) 반도체칩 수출 통제 조처와 관련해서도 발언했나요?

기자) 네. 뤼터 총리는 회담 이후 기자들에게, 네덜란드는 수출 통제 조치를 할 때 “한 국가를 특정 겨냥하지 않고 그 영향이 제한되도록 항상 노력한다”고 말했습니다. 뤼터 총리는 중국 방문에 제프리 반 레이우엔 네덜란드 무역장관과 동행하긴 했습니다만, 중국 정부 지도자들과 회담에서 주요 의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네덜란드의 주요 의제가 우크라이나 전쟁이었다고요?

기자) 네, 현재 중국은 표면적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러시아와의 무역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국제 사회가 러시아의 침략 전쟁에 제재를 가하는 것과는 상반되는데요. 뤼터 총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리한다면 유럽 전체에 위협이 될 수 있고, 이는 네덜란드에도 “직접적인 안보 위협”이라는 것을 중국이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국과 러시아의 밀착 관계를 꼬집은 건데요. 뤼터 총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유력한 차기 수장 후보로 꼽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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