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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북한에 억류자 송환 거듭 촉구…가족에 위로금 지급”


북한에 장기간 억류된 한국인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씨. 김정욱 씨는 지난 2014년 5월 평양에서 열린 기자회견, 김국기 씨와 최춘길 씨는 지난 2015년 3월 기자회견 모습이다. 사진 = AP(왼쪽) / Reuters(가운데, 오른쪽).
북한에 장기간 억류된 한국인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씨. 김정욱 씨는 지난 2014년 5월 평양에서 열린 기자회견, 김국기 씨와 최춘길 씨는 지난 2015년 3월 기자회견 모습이다. 사진 = AP(왼쪽) / Reuters(가운데, 오른쪽).

한국 정부가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인 6명의 생사 확인과 즉각적인 송환을 북한에 촉구하고 국제적 공론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억류자 가족에게 피해 위로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탈북민 출신에 대해선 가족의 부탁으로 조심스럽게 구명 운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외교부는 최근 김건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이 지난주 스위스 제네바를 방문해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인들의 송환을 위한 협력을 요청한 데 대해 관련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외교부 대변인실은 29일 VOA에 “우리 정부는 북한에 억류된 우리 국민 6명의 생사 확인 및 즉각 송환을 북한에 촉구해 오고 있다”며 “특히, 그중 3명(김정욱, 김국기, 최춘길)은 억류된 지 10년째”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를 계기로 국내외 관심을 지속 환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외교부는 앞서 김건 본부장이 지난 25일 알-나시프 유엔 인권최고대표대행을 만나 “올해로 한국 국민 3명이 북한에 억류된 지 10년째라면서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문제에 관해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즉각적 해결을 촉구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었습니다.

김건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나다 알-나시프 유엔 인권최고대표대행을 면담했다. 사진 = 한국 외교부.
김건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나다 알-나시프 유엔 인권최고대표대행을 면담했다. 사진 = 한국 외교부.

통일부는 이와 관련해 일부 억류자 가족에게 위로금을 지급했다고 확인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31일 VOA에 “최근 억류자들도 납북자 지원법에 따라 가족의 신청으로 피해위로금을 지급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에 한국 태생의 기독교 선교사인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목사와 탈북민 출신인 고현철, 김원호, 함진우 씨 등 6명이 억류돼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김정욱 선교사는 2013년 10월 평양에서 체포돼 이듬해 국가전복음모죄 등으로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아 11년째 억류 중입니다.

또 김국기 선교사는 2014년 10월, 최춘길 선교사는 12월에 체포돼 이듬해 모두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탈북민 출신 한국인 3명에 대해선 한국 정부나 가족 모두 언급이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VOA에 “가족들의 의사를 존중한 결과”라며 “탈북 출신 가족들은 신상 공개를 원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앞서 지난 2016년 7월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 고아를 납치하려 한 탈북민 고현철 씨를 체포했다고 주장했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의 인권 단체 관계자들은 고 씨가 탈북민들의 탈출을 돕다가 체포됐다며 북한 당국의 발표는 거짓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아울러 함진우 씨는 지난 2017년, 김원호 씨도 비슷한 시기에 억류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자세한 상황은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국민통일방송의 이광백 대표는 이와 관련해 30일 VOA에 함진우 씨는 억류 직후 “외교부 등에 생사 확인과 송환 요구 등을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외교부가 당시 적극적으로 움직여주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또 “가족들의 의견이 서로 달랐던 기억이 난다”며 이런 어려움이 구명 운동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북한에 억류 중인 6명 가운데 전면에 나서 생사 확인과 송환을 촉구하는 가족은 거의 없습니다.

김정욱 선교사의 친형인 김정삼 씨만 공개적으로 송환을 촉구하고 있으며 김국기 선교사의 부인 김희순 씨는 지난해 VOA에 공개편지를 보내 칠순을 함께 맞이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을 뿐 공개적 석방 운동은 삼가고 있습니다.

인권 단체들은 가족이 나서기 힘들더라도 정부와 시민사회단체들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무부가 주최한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워싱턴을 방문 중인 이광백 대표는 “가족들의 어려움을 이해하지만 북한 정부의 납치나 불법체포와 같은 인권유린 행동에 단호하고 공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역시 워싱턴을 방문 중인 한국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의 이영환 대표도 “비정부기구들과 언론에서 계속 억류자들의 이름을 호명해줘야 한국 정부도 더 관심을 갖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30일, 지난해 10월 김정욱 선교사 북한 억류 10년을 맞아 발표한 대변인 성명을 VOA에 공유하며 북한에 억류자 생사 확인과 석방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구 대변인은 “우리 국민 여섯 명이 본인 의사에 반해 자유를 박탈당한 채 북한에 장기간 억류되어 있다”며 “북한 당국은 북한의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오던 우리 국민들에게 ‘무기노동교화형’이라는 중형을 선고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은 “북한 내 억류 우리 국민들에 대한 생사 확인 등 최소한의 정보도 제공하지 않음으로써, 가족들의 고통을 가중시켜 오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통일부 대변인] “우리 정부는 이러한 북한 당국의 불법적, 반인륜적 조치를 규탄하며, 국제인권규약 당사국이기도 한 북한이 하루속히 북한 내 억류 우리 국민들을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낼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한국인 억류자 문제는 미한일 정상이 지난해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납북자‧억류자, 미송환 국군포로 문제의 즉각적 해결을 위한 공동의 의지를 재확인한다”고 밝힌 후 과거보다 훨씬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북한 관련 모든 피해자와 그들의 가족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바이든 대통령] “We're committed to working together to see the return of all prisoners of war and those who have been abducted and detained”

“우리는 모든 전쟁 포로와 납치 및 억류된 사람들의 귀환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런 노력을 포기하지 않고 그들을 잊지 않을 것”이며 “모든 수감자의 자유를 위해 계속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정부는 그러나 억류자들의 신변이나 접견, 석방과 관련한 모든 협력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VOA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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