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북한 라진항을 북러 무기 거래 현장으로 지목한 이래 이곳에서 수상한 움직임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에도 대형 선박이 이틀 연속 포착됐는데, 1월 한 달 동안 최소 9척이 드나들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라진항 부두에서 110m 길이의 대형 선박이 포착됐습니다.
이 일대를 촬영한 28일 자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에 나타난 이 선박 바로 앞 부두엔 화물이 차 있는 약 100m 길이의 컨테이너도 놓여있습니다.
이 컨테이너를 싣기 위해 입항한 선박으로 추정됩니다.
하루 전인 27일에는 또 다른 선박 한 척이 한 때 ‘중국 전용’으로 분류됐던 항구에 입항했습니다. 이 선박 옆에서도 길게 늘어선 컨테이너가 포착됐습니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해 10월 북한이 러시아에 컨테이너 1천 개 이상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며, 라진항에 약 6m 표준 규격의 해상 운송 컨테이너 300여 개가 적재된 장면을 찍은 위성사진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백악관은 라진항에 선적된 컨테이너가 러시아 선박에 실려 러시아 항구로 옮겨진 뒤 열차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이동한다고 전했었습니다.
이번에 발견된 대형 선박이 북한 무기가 실린 컨테이너 선적을 위해 입항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백악관이 무기 거래 현장으로 지목하기 직전까진 라진항을 드나드는 선박이 사실상 전무했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움직임입니다.
VOA는 라진항을 촬영한 위성 사진 분석을 통해 지난해 8월 26일 최초 선박 포착 이후 2023년 말까지 이 일대를 출입한 선박을 26척으로 추산했습니다.
올해 들어선 지난 24일까지 7척의 입항을 확인했는데, 27일과 28일 새로 발견된 선박을 더하면 1월 한 달 동안 이곳을 드나든 선박은 9척으로 늘어납니다. 새해 첫 달부터 약 사흘에 1척꼴로 ‘수상한’ 입항과 선적 움직임을 노출하고 있는 것입니다.
유엔 안보리는 결의 1718호 등 다수의 대북 결의를 통해 북한의 무기 수출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북한과 러시아는 무기 거래와 군사 협력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앞서 김인철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서기관은 지난해 열린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우리는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의혹에 대한 미국의 주장을 단호히 거부한다”며 “이는 존엄 높은 유엔 회원국인 북한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정치적 동기에 의한 허위정보 캠페인”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인철 서기관] “In addition, we categorically reject the US allegation of the alleged DPRK Russia arms dealings. It is a politically motivated disinformation campaign aimed at tarnishing the image of the DPRK, a dignified UN member state. Instead of absolutely claiming absurdly claiming about non-existent arms dealings, the US must once and for all stop supplying lethal armaments to Ukraine which cause bloodshed and prolongs the world.”
러시아도 같은 회의에서 북러 무기 거래 의혹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적에 대해 “우리는 러시아와 북한 사이의 양자 관계 발전과 관련한 미국과 그 동맹국의 추측을 거부한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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