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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러 무기거래로 군사역량 증강…북한 다음 도발 훨씬 심각할 수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회담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회담했다.

미국 전문가들은 북러 무기 거래로 북한의 군사 역량이 강화되고 역내 및 세계 안보에 대한 위협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군사 역량과 중·러와의 협력을 강화한 북한의 다음 도발은 훨씬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가정보위원회 북한 정보 담당관을 지낸 마커스 갈로스카스 애틀랜틱카운슬 인도태평양 안보 이니셔티브 국장은 26일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과 미사일을 제공하는 대가로 상당한 경제적 이익 외에 군사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갈로스카스 국장은 이날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애틀랜틱카운슬이 개최한 웨비나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북한에 실제 작전 상황에서 미사일 성능을 시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러시아의 불법적인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탄도미사일 등을 제공함으로써 미사일 성능을 시험·검증하고 개선하는 등 군사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는 겁니다.

26일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애틀랜틱카운슬에서 북-러 군사협력을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가 열렸다.
26일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애틀랜틱카운슬에서 북-러 군사협력을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가 열렸다.

갈로스카스 국장은 “북한은 미사일의 성능을 평가할 수 있고, 불행하게도 잠재적으로 계속 개선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그보다 그 다음에 일어날 일이 더 걱정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갈로스카스 국장] “But also very specifically allows them to then evaluate the performance of the units and then unfortunately, potentially continue to refine and protect them. But even more so, I'm concerned about what might come next.”

갈로스카스 국장은 백악관이 최근 북한의 러시아에 대한 무기 지원 대가로 북한에 유입될 수 있는 것들로 전투기, 지대공 미사일, 장갑차, 탄도미사일 생산 장비와 재료, 기타 첨단 기술 등의 구체적인 목록을 제시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것도 정말 문제”라며 “이미 인상적인 북한의 무기 개발과 실험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모든 것은 한국과 역내, 우리의 이익, 우방과 동맹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북한의 능력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러시아가 북한에 군사 분야에서 실질적인 이점을 제공할 수 있는 실질적인 위험이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갈로스카스 국장] “And so that's also really problematic. And anything that helps North Korea build up its already impressive program of weapons development and testing will increase North Korea's ability to pose a threat to South Korea and to the region, to our interest, to our friends and allies. So I do definitely see going forward a real risk that that Russia could provide some real advantages in the military space to North Korea.”

존 허브스트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웨비나에서 러시아가 북한과 이란의 무기 지원을 받아 전쟁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고 비판했습니다.

[녹취: 허브스트 전 대사] “The fact that Russia was running out of its own missiles and running out of its own drones, which is why it became reliant on Iranian drones a few months into the big invasion, means that it can continue operations by receiving this stuff from Pyongyang.”

허브스트 전 대사는 러시아는 자체 미사일과 드론이 부족했기 때문에 대규모 침공 몇 달 후 이란의 드론에 의존하게 됐으며, 평양에서 이런 물자를 공급받아 작전을 계속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이 4일 정례브리핑에서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탄도미사일을 제공받아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이 4일 정례브리핑에서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탄도미사일을 제공받아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북러 무기 거래와 이에 따른 위협을 막기 위해 한국과 일본이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고 진단했습니다.

갈로스카스 국장은 “중국과 러시아가 실제로 유엔 제재에 협조하고 이를 준수하지 않는다면 북한의 중국 및 러시아와의 거래를 실제로 방해하긴 어렵다”며 “북한과 러시아는 국경을 맞대고 있고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협력한 전례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한국과 일본은 모두 훌륭한 동맹이지만 과연 그들이 이런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유엔 제재가 러시아 무기 생산에 큰 영향을 끼친 만큼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허브스트 전 대사는 “유엔의 제재가 러시아의 무기 생산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제재가) 러시아가 드론과 미사일을 이란에 이어 이제는 북한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제재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고, 강화될 수 있는 만큼 제재를 강화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며 “서방의 부품을 러시아에 공급하는 데 도움을 주는 국가와 기업을 엄중 단속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허브스트 전 대사] “So the sanctions are doing their work. They could be tightened. We should be seeking for ways to tighten them. We should be cracking down on countries and businesses that are helping get Western components into Russian hands. But we should not underestimate the positive impact in terms of our policy that the sanctions have had.”

북한이 핵 역량을 포함해 군사적 역량을 크게 향상시켰고 러시아·중국과의 협력 관계를 강화한 만큼 북한의 다음 도발은 훨씬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갈로스카스 국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쟁을 하겠다는 전략적 결단을 내렸다는 일각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아직은 제한적인 북한의 공세가 매우 빠르게 증가할 경우 대규모 전쟁의 위험성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갈로스카스 국장] “But I think it's important to acknowledge the risk of major if still limited aggression by North Korea is growing very rapidly.”

갈로스카스 국장은 “북한의 군사력이 최근 몇 년 동안 핵 역량을 포함해 매우 향상되고 확장됐기 때문에 다음 공세는 그 어느 때보다 훨씬 더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녹취: 갈로스카스 국장] “And so with all of this in mind, the conditions for North Korea to conduct a localized attack with these improved capabilities while relying on its threat to escalate with nuclear weapons to protect the regime, relying on the backing from Russia and the potential for Chinese prevention to basically cause us to hesitate and to prevent regime ending consequences for North Korea. (중략) But if North Korea succeeds in this sort of limited attack, it could easily spiral into a larger conflict nuclear exchange or a larger war with China. But if it doesn't, it could put North Korea in a position where they achieve this localized win and then the things return to the status quo, and then the allies confidence in the U.S. is shaken and the regime's position is greatly strengthened.”

갈로스카스 국장은 북한이 향상된 군사력을 바탕으로 핵무기로 (확전) 위협을 확대하면서 러시아와 중국의 지원을 업고 국지적 공격을 감행할 경우 미국은 김정은 정권의 종말을 가져올 만한 반격을 주저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또 “북한이 실제로 이런 국지적 공격에 성공한다면 이는 핵무기가 오가는 더 큰 충돌이나 중국과의 전쟁으로 쉽게 번질 수 있다”며 “설사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북한은 국지적 승리를 거둘 수 있고 미국에 대한 동맹의 신뢰는 흔들리게 되며 김정은 정권의 입지는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북한은 미사일총국이 개발 중인 신형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형 첫 시험발사를 24일 진행했다, 25일 관영매체를 통해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미사일총국이 개발 중인 신형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형 첫 시험발사를 24일 진행했다, 25일 관영매체를 통해 사진을 공개했다.

국가정보부국장을 지낸 베스 새너 미국 소재 독일마셜펀드 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북러 간 군사 협력이 중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새너 연구원은 “러시아와 (북한과 이란) 이 두 불량 국가 간의 관계가 중국에게 딜레마를 안겨 준다”며 “표면적으로는 이들이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에 도전한다는 측면에서 중국이 이익을 볼 수도 있지만 중국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기를 원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중국은 한반도의 불안정이나 한반도에서 전쟁에 휘말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러시아의 북한 지원은 분명히 중국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고 상당히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중국은 북러 협력을 싫어한다”며 “우리의 동맹을 공고히 하고, 일본과 한국, 일본과 필리핀의 협력을 강화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들은 바로 바이든 행정부 정책에 대해 중국이 싫어하는 것들”이라며 “따라서 우리는 이런 노력을 배가하고 이런 것들이 실제로 중국의 장기적인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을 중국이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새넌 연구원] “China hates that because it solidifies our alliances. It solidifies the Japan South Korea alliance and the Japan Philippine alliance. And, you know, all these things that China dislikes about the Biden administration policies. This makes it harder. So we should just be doubling down on that and make China understand that none of these things are really in their long term interests.”

전체주의 국가들의 공세에 대비하려면 방위산업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습니다.

허브스트 전 대사는 “모스크바의 대규모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우리가 배운 것은 강대국과의 전쟁엔 탄약과 장비가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러시아의 추가 공세와 중국의 공세에 대비하려면 아직까지 하지 않은 방위 산업을 크게 강화해야 하며, 동맹들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허브스트 전 대사] “What we've learned as a result of Moscow's big invasion of Ukraine is that war with major powers is ammunition and equipment intensive. And so to prepare for further Russian aggression, to prepare for Chinese aggression, we need to substantially ramp up our arms industry, which we have yet to do, and our allies need to do the same. Now, it is true, if you're a cynic, that will be good for those for those industries, for those companies. But it's also true, again, if you believe that protecting the world from aggression, preventing major power war, preventing genocide is a moral good, then once again, we need to be the arsenal of democracy.”

허브스트 전 대사는 “공세로부터 세계를 보호하고 강대국 전쟁을 방지하며 대량 학살을 막는 것이 도덕적 선이라고 믿는다면 우리는 민주주의의 무기고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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