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간에는 더 이상 아름답고 조화로운 그림책은 상상하기 어렵다는 평을 받는, 동화 작가 겸 삽화가 바바라 쿠니의 생애를 되돌아보겠습니다. 바바라 쿠니는 60년 동안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책을 펴냈습니다. 따뜻하고 섬세한 그림과 이야기는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에게도 많은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어떤 책들은 그녀가 직접 이야기를 썼고, 어떤 책은 다른 이가 쓴 이야기에 그림을 그린 것도 있습니다. 작가로, 화가로 바바라 쿠니가 낸 책은 모두 110권에 달했습니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펴낸 책은 사망하기 6개월 전인 1999년 9월에 나온 것으로 매리 린 레이가 쓴 "달 바구니” (Basket Moon)였습니다. 이 책은 약 100년 전 미국 뉴욕 주의 산골에 사는 한 소년과 그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소년의 가족은 달 처럼 둥그런 바구니를 만들어 마을 사람들에게 팔며 살아갔습니다. 소년도 차츰 바구니 만드는 솜씨를 배우며 살게 됐습니다.
이 책이 나오자 유명 출판사가, 이야기와 함께 실려 있는 바바라 쿠니의 그림이 무척 아름답다고 평했습니다. 출판사는 또 바구니 가족이 사는 자연의 세계와 손재주가 너무나 잘 어울린디고 평했습니다.
바바라 쿠니의 그림은 섬세함으로 유명했습니다. 그중 한 예가 “엘리노어” (Eleanor)라는 책입니다.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 부인의 이야기입니다. 쿠니는 엘리노어가 아기였을 때 어떤 옷을 입었는지 정확히 그려냄으로써 역사의 세세한 부분을 찾아내기도 했습니다. 또 하나의 자세한 예는 “챈티클리어와 여우” (Chanticleer and the Fox)입니다. 이야기는 영국 시인 제프리 초서의 “캔터베리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바바라 쿠니는 그림 속의 꽃과 풀 잎 하나하나가 `4세기 초서가 살았을 때 자라던 것을 그대로 그린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바바라 쿠니는 때때로 그처럼 섬세하게 그리려 애를 쓰는 것이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지 회의를 갖기도 했습니다. 몇명이나 되는 아이들이 그런 것을 알까, 관심이나 있을까, 의심이 들기도 했습니다. 바바라 쿠니는 1959년 “챈티클리어와 여우”로 칼드코트 메달(Caldecott Medal) 상을 받는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나는 그림에 많은 것을 담았다. 그 중에는 분명 누구나 좋아하는 것이 있을 수 있기때문이다. 모두가 다 이해하지는 않겠지만 어떤 사람들은 지금 당장, 또 다른 사람들은 좀 나중에 이해할 수있을 것이다.”
미국 도서관 협회는 매년 우수한 어린이 그림책 에 이 상을 수여하고 있습니다. 바바라는 “소 달구지를 끌고” (Ox-Cart Man)에 실린 향토적인 그림으로 두번째 칼드코트 상을 받았습니다. 바바라 쿠니의 첫 번째 책이 나온 건 1940년대였습니다. 바바라는 처음에, 판화를 그렸습니다. 바바라 쿠니는 나중에 펜과 잉크, 수채화, 유화 , 그외 여러가지 물감을 사용해 그림을 그렸습니다.
바바라 쿠니는 1917년 뉴욕 시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머니는 화가였고, 아버지는 주식을 거래하는 분이었습니다. 바바라는 매사츄세츠에 있는 스미스 대학에서 미술사학을 전공하고 1938년 졸업했습니다. 그후 뉴욕 아트 스튜던츠 리그에서 회화와 판화를 공부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중 바바라는 군대에 들어갔습니다. 결혼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결혼은 오래 유지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의사인 찰스 탈보트 포터와 (Charles Talbot Porter)재혼했습니다. 두 사람은 생을 마감할때가지 함께 살았습니다. 이들 사이에서는 네 자녀가 태어났습니다.
바바라 쿠니는 자신의 저서 3권이 어떤 저서 보다 자신의 삶을 사실대로 이야기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중 하나가 1982년에 나온 “미스 럼피우스” (Miss Rumphius) 입니다.
두번째는 “섬 소년” (Island Boy)입니다. 소년의 이름은 마티아스 (Matthias)입니다. 이 소년은 미국 동북부 메인주 티비츠 섬 (Tibbetts Island)에서 태어났습니다. 12 자녀 중 막내였습니다.
마티아스는 성장해 세계를 항해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늘 어렸을때 살던 고향 섬으로 돌아오곤 했습니다. 바바라 쿠니도 세계를 여행했습니다. 그러나 인생 후반에는 메인 주의 해안,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자신의 삶을 이야기한 세번째 책은 “해티와 거친 파도” (Hattie and the Wild Waves) 입니다. 바바라 쿠니 어머니의 어린 시절 이야기입니다. 해티라는 이름의 소녀는 뉴욕의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패티는 늘 가족에게 자신의 꿈은 커서 페인터, 즉 화가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언니들은 집에 페인트 칠을 하고 싶다는 동생을 놀렸습니다. 그러나 해티는 건물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패티는 달, 하늘, 나무에 부는 바람, 바다의 거친 파도를 생각했습니다. 해티는 자라면서 다른 직업을 생각하기도 했지만 결국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는 그림을 그리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것 보다도 독자들의 심금을 울리는 책은 “미스 럼피우스” (Miss Rumphius) 였습니다. 이 책은 미국의 도서장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1982년 바이킹- 펭귄 출판사에 의해 처음 발행됐습니다. 미스 럼피우스는 앨리스 럼피스라는 여인의 이야기입니다. 책 속에 나오는 젊은 이야기 꾼은 어렸을 적 어린 소녀 앨리스의 이야기로 시작을 합니다.
“그날 저녁 앨리스는 할아버지의 무릎에 앉아 멀고 먼 곳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이야기가 끝나자 앨리스는 ‘크면 나도 그 먼곳으로 갈꺼에요. 그리고 늙으면 나도 바닷가에서 살거에요’라고 말했다.
할아버지가 말했다. ‘그거 좋지, 아가야, 그런데 세번째로 해야 되는 일이 있단다.’ ‘그것이 뭐에요?’ 앨리스가 물었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무엇인가를 해야 해’
그러나 앨리스는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수 없었다. 앨리스는 일어나 세수를 하고 아침밥을 먹고 학교에 갔다. 집에 와서는 숙제를 했다.
이야기 속에서 앨리스는 언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세계를 여행했습니다. 앨리스는 사시사철 눈이 녹지 않는 높은 산에도 올라갔고 정글에도 갔고, 사막도 구경했습니다. 그러다 어느날 낙타에서 떨어져 허리를 다쳤습니다. 미스 럼피우스는 원하는대로 먼 곳을 많이 구경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부질없는 짓이었습니다. 그리고 바닷가 고향으로 되돌아 갔습니다. 미스 럼피우스는 거의 완벽한 정도로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할 일이 남아 있었습니다.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드는 그 무엇인가를 해야 했습니다. 미스 럼피우스는 바다를 바라보며 세상은 이미 아주 좋은 곳인데, 무엇을 더 해야지? 라고 생각했습니다.
다음 해 봄, 미스 럼피우스의 허리는 다시 아파왔습니다. 거의 하루 종일 누워 있어야 했습니다. 그때 침실 창문을 통해 꽃이 보였습니다. 키가 크고 파랗고 자주빛 나고, 장미 빛 나는 그 꽃은 작년 여름 자신이 심어놓은 루핀이었습니다. 미스 럼피우스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그 꽃을 보자 기뻤습니다. 다음 해에 더 많은 루핀을 보기 위해 꽃씨를 뿌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할수가 없었습니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습니다. 미스 럼피우스는 몸이 좀 나아 걸을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느날 오래동안 와보지 못했던 산 언덕으로 갔습니다.
언덕 위에 오르자 그녀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습니다. 산의 다른 쪽이 온통 파랗고 보랏빛 나고, 장미빛 나는 루핀 꽃으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람이었다. 미스 럼피우스는 기뻐서 무릎을 꿇었다. 바람이 나의 정원에서 꽃씨를 가져왔구나. 그리고 새들도 도왔구나.”
여기서 미스 럼피우스는 멋진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그 아이디어는 루핀 씨를 몽땅 사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여름 내내 어디를 가든, 꽃씨를 뿌렸습니다. 들에도, 길가에도, 학교 둘레에도, 교회 뒤에도 뿌렸습니다. 그러는 동안 허리도 더 이상 아프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그녀를 정신 나간 할머니, Crazy Old Lady라고 불렀습니다.
그 다음해 봄, 어디를 가나 루핀 꽃이 피었습니다. 미스 럼피우스가 그 어려운 일을 해낸 것입니다. 책 속의 젊은 이야기 꾼은 이렇게 계속합니다. “나의 고모 할머니 미스 럼피우스는 이제 극 노인이 됐습니다. 그녀의 머리는 하얗게 세었습니다. 그리고 해마다 루핀은 더 많이 피고 있습다. 사람들은 그녀를 루핀 레이디라 (Lupine Lady)라 부릅니다. 나는 고모 할머니에게 말합니다. “나도 어른이 되면 멀리 멀리 다니다가 바닷가 내 집에 돌아와 살거에요. 그러면 나의 할머니는 “꼬마 앨리스야, 그래도 세번째 해야 될 일이 있단다” 라고 말할 거에요.
바바라 쿠니의 후기 작품들은 미국 동북부 메인주에서 나왔습니다. 바바라는 어렸을적부터 살던 이곳을 사랑했습니다. 그녀는 지역 도서관에 백만 달러 이상을 지원했습니다. 메인 주 정부는 바바라가 타계하기 4년전인 1996년, 그녀를 메인주의 인간문화재로 지정해 감사를 표했습니다. 바바라의 책을 읽은 독자들은 어른이나 아이나 그녀가 바로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든 여인이었다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