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기간 한산했던 북러 접경지역이 다시 분주해지고 있습니다. 양국 군사 협력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주목되는 움직임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러 접경지역의 북한 쪽 지대를 촬영한 24일 자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에 열차로 추정되는 기다란 모양의 물체 3개가 보입니다.
북한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조러친선 다리에서 선로를 따라 북한 쪽으로 약 2km 내려온 이 지점은 통상 북한에서 러시아로 향하거나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넘어온 열차가 정차하는 지점입니다.
이들 열차 추정 물체는 길이가 각각 225m와 110m, 60m로 모두 화물의 선적 혹은 하역이 이뤄지는 야적장 일대 선로에 모여 있습니다.
이중 길이가 긴 2개의 열차는 하얀색으로 포착됐는데, 하얀색 덮개가 씌워진 화물이거나 하얀색 지붕이 덮인 열차 객차로 추정됩니다.
또 중간 길이의 열차는 위성사진에 청록색으로 표시됐는데, 이 역시 화물인지 혹은 객차 지붕 색인지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이 일대는 앞서 김정은 위원장의 방러 전후 한산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방러 나흘 전인 7일 이곳 선로엔 전날까지 포착된 하얀색 물체가 사라졌고, 이전까지 야적장 한 편에 자리 잡고 있던 화물 추정 물체 역시 자취를 감췄습니다.
이런 상태는 김 위원장이 러시아 국경을 넘어 북한으로 돌아온 지 약 이틀 뒤인 19일까지 계속됐는데, 그러다 22일과 이날 북한 측 선로에서 다시 열차가 등장한 것입니다.
이런 움직임이 주목되는 건 올해 1월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가 바로 이 지점에서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또 최근 두 나라가 군사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만큼 실제 무기 운송 여부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물론 열차와 화물의 활발한 움직임만으로 북러 간 무기 거래를 단정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불법 활동 현장으로 특정한 지점에서 열차가 포착되는 건 의심을 살만한 정황입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 기간 북한과 우주, 군사 분야에서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
현재 미국과 한국 정부 등은 두 나라가 정상회담에서 포탄 등 무기 거래 문제를 협의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최근 며칠 사이 재개된 북러 간 열차 통행과 실제 무기 거래와의 연관성이 주목됩니다.
현재 북한과 러시아는 무기 거래와 군사 협력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25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지난 20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비난하는 성명을 통해 최근 북러 간 만남을 “친선적이며 정상적인 대외관계”라고 밝혔습니다.
또 20일 관련 문제로 한국 정부에 초치된 안드레이 보르소비치 쿨릭 주한 러시아 대사는 “미국과 한국 언론이 과장되게 유포하는 추측들엔 아무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고 주한 러시아 대사관이 전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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