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간에는 사람의 발길이 닫지 않은 자연, 즉 Wilderness 보호운동을 선도하고, 대통령과 의회에 광대한 지역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도록 영향을 준 존 무어를 소개해 드립니다. 미국 국립공원 제도의 아버지로 불리우는 존 무어는 오염되지 않은 자연의 수호신이며, 환경 지킴은 그의 평생 철학이었습니다. 그의 영향을 받아 시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은 미국 최초의 국가기념물 제도를 선포하고,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비롯한 많은 공원을 설립했습니다.

존 무어는 1838년 4월 21일, 스코틀랜드 던바에서 8남매중 세째로 태어났습니다. 그의 집은 대식구였고, 가풍이 엄격했습니다.

존이 11살때인 1849년 가족은 미국으로 이민을 왔습니다. 아버지 대니엘 무어는 미국 중북부 위스컨신 주에 농장을 구입했고, 온 식구가 농사에 매달렸습니다. 존은 장시간의 농장 일 때문에 책을 읽거나 공부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엄격한 아버지는 그러면서도 존에게 성경을 암송하도록 요구했습니다. 그 결과 존은 신약성서 전부와 구약성서의 4분의 1 정도를 암송할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버지는 큰 아들이 다른 자녀들보다 앞서 발전을 하도록, 약간의 융통성을 보여 주었습니다. 즉 존에게 아침 일찍 일어나 공부를 한 다음 농사일을 하도록 한것입니다. 기회를 살리기 위해 존은 조기 기상을 위한 기계를 만들었습니다. 새벽 한시가 되면 침대가 움직여 더 이상 누워있지 못하게 한 장치였습니다. 재주가 많은 존 무어는 1860년 이 장치를 위스컨신주 축제에 전시했습니다. 그와 함께 말 먹이 주는 장치, 테이블 톱, 나무로 된 온도계 등을 전시했습니다.

자연 보호에 헌신한 존 무어지만, 다양하고 창의적이며 독립적인 성향은 그의 또 다른 일면이기도 했습니다.

1861년 존 무어는 위스컨신 대학교에 들어가, 화학, 지리, 식물학 등을 공부했습니다. 한편으로는 가급적 인적이 드문 산, 목장, 임야, 바다 등 여러 곳을 탐사했습니다. 그는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이런 곳들을 자연의 종합대학이란 뜻으로 "University of the Wilderness”라 불렀습니다.

약 3년 후 그는 위스컨신 대학을 떠나 자연이 제공하는 모든 환상적인 현상들을 탐구하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여러가지 일을 하며 여행비와 연구비를 마련했습니다.

1867년에는 어느 공장에서 일하다 눈을 다쳐 한동안 실명하는 위기를 당했습니다. 충격적인 사고 후 다행히 시력을 회복한 존 무어는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한 열정이 더욱 강해졌습니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한 싸움과 그것을 탐구하는데 나머지 삶을 몽땅 바쳤습니다.

무어는 인디애나 주에서 플로리다 까지 걸어서 탐사여행을 갔습니다. 그는 북부 온타리오와 나이아가라 일대는 물론 프로리다와 큐바를 거쳐 뉴욕지역까지도 직접 탐사했습니다.

이처럼 많은 여행을 하는 동안 무어는 지형과 풍경을 스케치했습니다. 그중에는 많은 것이 세상에 처음 소개되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런 것들은 사람들에게 자연에 다시 한번 눈길을 돌리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사람이란 빵이나, 놀곳, 기도할 곳이 필요한 만큼 아름다운 환경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 자연은 정신과 육체 모두를 치유하고 힘을 준다.’고 무어는 강조했습니다.

남북전쟁(1861-1865) 후인 1868년 그는 샌프란시스코 지역으로 갔습니다. 무어는 그곳에서 시에라 산맥의 아름다운 모습과 완전히 사랑에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무어는 “장대한 풍경에 압도되었으며 떨어져 내리는 폭포를 가까이서 보기 위해 가파른 비탈길을 기어 올라갔다. 그는 앞에 전개되는 경치에 감탄의 소리를 지르며 꽃과 꽃 사이를 뛰어다녔다.”고 기록했습니다.

그는 이곳에 있는 어느 목장에 취업을 하고, 한차례에 몇 주씩 시간을 내 그 일대를 돌아다녔습니다. 그 지역이 오늘날의 요세미티 국립공원입니다.

목장 일을 하는 동안 그는 대규모 목장들이 들어섬으로써 요세미티 일대의 태고적인 아름다움이 쉽게 훼손되고 있음을 목격했습니다. 결국 그는 일도 그만두고 요세미티에 통나무 집을 짓고 살면서 1870년대초부터 적극적으로 이곳을 보호하기 위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요세미티 지역의 자연과 생태계에 관련된 무어의 글은 뉴욕 트리뷴에 처음 실리기 시작했습니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찬양하고, 인간과 생태계, 지구와 인간의 연결고리 등을 설명한 그의 글은 다양하고 폭 넓은 독자들의 인기를 끌었습니다.

예리한 분석은 당시로서는 누구도 생각치 못한 것들이었습니다. 또한 요세미티의 지형이 과거 빙하의 활동에 의한 것이라는 이론을 내세워 기존의 과학 이론을 뒤집었습니다. 그의 글로 많은 사람들은 요세미티를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게 되고 훼손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있어야 한다는 여론이 고조됐습니다. 그때의 기록들은 “시에라에서의 첫 여름” (First Summer in the Sierra (1911) 등 여러권의 책으로 출판되었습니다. 그런 노력 끝에 요세미티 일대는 1890년 드디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습니다.

그후 1903년 존 무어는 자연보호에 관심이 많은 시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과 3일 동안 캠핑을 하며 요세미티 일대를 살펴보았습니다. 무어 자신이 직접 안내를 한 캠핑 여행에서 두 사람은 걸어서 센티넬 돔, 글레이셔 포인트, 요세미티 계곡 등 명승지들을 둘러보았습니다. 이 지역은 마리포사 그로브 (Mariposa Grove of Giant Sequoias)로 불리우는 곳으로 캘리포니아 주 정부 보호를 받고 있었습니다.

캠핑 여행에서 자연에 대한 애착이 더욱 강해진 루즈벨트 대통령은 대형 세코이아 숲이 있는 이곳을 연방정부 보호로 바꾸고 요세미티 국립국립공원으로 합병했습니다. 이로써 요세미티 국립공원은 면적이 3천 제곱 Km가 넘는 광대한 국립공원이 됐습니다. 이 공원을 찾는 관광객은 1년에 4백만명이 넘습니다.

뿐만 아니라 루즈벨트 대통령은 임기 동안 미국 내 1억 4천 8백만 에이커에 달하는 숲을 보호구역으로 설정하고, 55 곳의 야생동물 보호구역, 18군데의 국가 기념물, 5개의 새로운 국립공원을 설립했습니다.

존 무어는 1892년 미국에서 가장 대규모인 풀뿌리 환경단체 시에라 클럽을 창설했습니다. 무어는 1914년까지 이 기구의 회장으로 일했습니다. 시에라 클럽은 오늘날 미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크고 영향력이 큰 자연보호기구로 성장했습니다. 오늘날 이 클럽은 3백만명 이상의 회원들과 후원자들을 갖고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와 인접한 캘리포니아 주 오클랜드에 거처를 두었던 존 무어는 나이 거의 40이 다된 1878년 저명한 의사의 딸인 루이사 스트렌젤과 늦깎이 결혼을 했습니다. 그리고 두 딸을 두었습니다. 존 무어는 그후 약 10년 동안 장인과 함께 10 제곱 Km가 넘는 넓은 과수원을 경영하는데 집중했습니다.

1900년대 초 존 무어와 시에라 클럽은 요세미티의 햇치 헷치 밸리(Hetch Hetchy Valley) 댐 건설을 둘러싸고 주민들과 치열한 싸움을 벌여야 했습니다. 1906년 샌프란시스코 대지진과 화재 참사 이후, 피해지역 복구와 댐 건설을 위한 계획이 추진됐기 때문입니다. 요세미티 계곡의 보존을 위해 힘써온 보호운동가들은 그 곳에 상수도용 저수지를 건설하려는 캘리포니아 사람들과 대립했습니다. 그러나 연방의회는 1913년 댐건설 사업을 승인했습니다.

계곡의 본래 모습을 지키지 못한 패배에 무어는 극심한 좌절감에 시달렸습니다. 이때부터 무어는 모든 정치적 투쟁을 포기한채 생애 마지막까지 가족과 같이 보내며 저술로 세월을 보냈습니다. 그러면서도 탐구의 노력을 멈출줄 모르는 무어는 73세의 고령에도 1911년 아마존을 여행했습니다. 이 여행에서 그는 놀라운 지형과 동물들을 많이 목격하고 다시 한번 자연의 신비에 감동했습니다.

그로부터 3년 후인 1914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존 무어는 폐렴으로 로스 엔젤레스에 있는 캘리포니아 병원에 입원했다가 눈을 감았습니다. 향년 76세.

존 무어는 전 생애에 걸쳐 자연 사랑을 세계에 전파함으로써 많은 훈장과 표창을 받았습니다. 그는 아무도 몰랐거나 사라져 버렸을 자연에 대한 경외심과 감사한 마음을 사람들 마음에 심어주었습니다.

그는 떠나갔지만 시에라-네바다 산맥에 있는 211마일의 하이킹 코스에는 그의 이름이 붙여져 존 무어 둘레길 (John Muir Trail)로 불리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삼림, 해안선, 야생지대, 산 등 여러 곳이 존 무어의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 마티네즈(Martinez)에 있는 그의 집은 국가 사적지로 보존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