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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유전자 검사 프리고진 사망 확인"...미 상무 "미-중 안정된 경제관계 매우 중요"


지난 24일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 추모 공간에 용병 업체 '바그너 그룹' 실소유주 예브게니 프리고진 창립자의 사진이 놓여있다. (자료사진)
지난 24일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 추모 공간에 용병 업체 '바그너 그룹' 실소유주 예브게니 프리고진 창립자의 사진이 놓여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 당국이 유전자 검사를 통해 용병 집단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 씨의 사망을 공식 확인했습니다. 지나 레이몬도 미 상무장관이 중국을 방문 중입니다. 미국과 중국 관리들은 안정적인 양국 경제 관계가 중요하다는 데, 같은 목소리를 냈습니다. 프랑스가 9월 새 학기부터 공립학교에서 이슬람 여성들의 전통 복장인 ‘아바야(abaya)’ 착용을 금지한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러시아 당국이 용병그룹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 씨의 사망을 공식 확인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연방 수사 당국이 유전자 분석을 통해 지난주 비행기 추락사고로 사망한 사람 10명의 신원을 모두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연방 수사위원회는 27일 유전자 검사가 완료됐다면서 사망자 10명의 명단을 발표했는데요. 이 가운데는 프리고진 씨와 바그너그룹을 초기부터 이끈 것으로 알려진 특수전 부대 장교 출신 드미트리 우트킨 씨 등이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사고 발생 나흘 만에 러시아 당국이 프리고진 씨의 사망을 확인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지난 23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던 프리고진 씨의 전용기가 모스크바 북서쪽 70km 정도 떨어진 트베리 지역에 추락했는데요. 러시아 항공당국이 사고기에 프리고진 씨가 탑승했다고 전하면서, 그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속보로 전 세계에 타전됐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그의 죽음을 두고 갖가지 추측과 설이 여전히 난무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사고 발생 직후에 나온 러시아 매체 보도에 따르면, 현장 근처에서 발견된 주검은 8구였는데요. 그 때문에 프리고진 씨가 사고기에 타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러시아 연방 수사위원회는 시신 10구를 모두 수습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프리고진 씨가 평소 변장술에 능했다는 점도 이런 생존설을 뒷받침하는 이유로 제시됐습니다.

진행자) 프리고진 씨가 사망한 것처럼 위장하고 어디선가 여전히 살아 있을 것이다, 이런 추측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과거에도 프리고진 씨가 사망했다는 설이 나돌았지만 그는 자신이 여전히 건재하다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그 때문에 이번에도 여러 가지 추측과 생존설이 나돌았는데요. 이런 가운데 러시아 연방 수사위원회가 이날(27일) 유전자 검사를 통해 프리고진 씨가 사망했다고 발표한 겁니다.

진행자) 러시아 수사 당국이 비행기 추락 원인은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러시아 연방 수사위원회는 앞서 유전자 검사와 함께 사고 경위도 조사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이번 발표에서 사고 원인에 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추락 사고의 배후에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프리고진 씨 사망 소식이 나온 23일, “러시아에서 푸틴이 배후에 있지 않은 일은 많지 않다”면서 사실상 푸틴 대통령을 배후로 지목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그에 앞서 “내가 프리고진이라면 먹을 것을 조심할 것”이라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바그너그룹의 무장 반란이 실패로 끝난 후 나온 이야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프리고진 씨가 이끈 바그너그룹은 지난 6월, 러시아 군 수뇌부에 반기를 들고 무장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바그너그룹은 모스크바를 약 200km 앞둔 지점에서 전격 철수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프리고진 씨의 입지는 크게 약화했고요.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의 “등에 칼을 꽂은” 즉 배신한 프리고진 씨의 안위가 결코 보장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비행기 추락에 대해 어떤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보당국은 기내 폭발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사고 발생 초기, 일각에서는 러시아 방공망이 해당 비행기를 격추했을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는데요.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24일, 지대공 미사일이 있었다는 정보는 없다며 정확하지 않은 보도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정부는 이런 의혹에 대해 선을 긋고 있죠?

기자) 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 배후설을 강하게 부인하면서, 그런 주장은 완전 거짓말이라고 일축했습니다. 과거에도 푸틴 대통령의 정적들이 독살되거나 독극물에 중독된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요. 그때마다 러시아 정부는 관련설을 일축해 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쪽에서는 선거 이야기가 들리는군요?

기자) 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7일, 우크라이나 국영 방송과 약 70분 동안 현재 전황과 정국 운영 방향 등에 관해 밝혔는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은 비록 지금 전쟁 중인 상황이긴 하지만, 서방의 지원이 있다면 기존 일정대로 총선과 대선을 치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원래 선거 일정은 언제죠?

기자) 총선은 10월, 대선은 내년 3월입니다. 하지만 지금 러시아와 전쟁 중인 상황에서 과연 선거를 치를 수 있겠느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주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던 린지 그레이엄 미 공화당 상원의원과의 대화를 언급하며 선거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린지 그레이엄 의원과 무슨 이야기를 나눴다고 하던가요?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에 따르면 그레이엄 의원은 당시 선거를 실시해 우크라이나가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선거를 치를 수 있다고 바로 대답했으며 그레이엄 의원이 매우 기뻐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선거라는 게 평시에도 많은 준비 작업과 자금이 필요한 국가적 대사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그 점을 언급했는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은 평화적 시기에 선거를 치르는 데 드는 비용이 50억 흐리우냐 (미화 1억3천500만 달러)라면서 전시에는 얼마나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레이엄 의원에게 “그래서 미국과 유럽이 재정적 지원을 해준다면”이라는 말을 했다고 말끝을 흐렸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러나, 군사 자금을 끌어다 선거를 치르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선거를 치르는 데 법적인 문제도 있지 않겠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 헌법은 계엄령하에서는 선거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 후 계엄령을 선포한 이래 90일마다 이를 연장해 오고 있습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계엄령은 오는 11월 15일까지 유효합니다.

지나 레이몬도 미 상무장관이 28일 베이징에서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과 회담 중 발언하고 있다.
지나 레이몬도 미 상무장관이 28일 베이징에서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과 회담 중 발언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중국으로 가봅니다. 지나 레이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지금 중국을 방문 중이죠?

기자) 네. 지나 레이몬도 상무장관이 27일 밤늦게 베이징에 도착해 28일 본격적인 일정에 돌입했습니다. 레이몬도 상무장관은 30일까지 3박4일간 베이징과 상하이 방문 등의 중국 일정을 소화합니다.

진행자) 최근 조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리들이 중국을 잇달아 방문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레이몬도 장관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재닛 옐런 재무장관, 존 케리 대통령 기후 특사에 이어 불과 3개월 만에 네 번째로 중국을 방문하는 미국의 최고위급 인사입니다. 미국과 중국 간에는 지금 쟁점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요. 그 가운데서도 특히 비중이 큰 양국의 경제, 교역 갈등을 레이몬도 장관이 어떻게 풀어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레이몬도 장관이 첫날에는 어떤 일정을 보냈습니까?

기자) 네. 레이몬도 장관은 이날(28일) 오전에,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을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레이몬도 장관은 미국과 중국이 안정적인 경제 관계를 유지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레이몬도 장관은 또 미국은 건전한 경쟁을 추구하며, 중국 경제가 발전하는 걸 방해할 의도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미국이 중국의 발전을 견제하고 방해한다는 비난을 자주 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레이몬도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정책은 결코 중국의 경제 발전을 방해하려는 의도가 없으며, “우리는 강한 중국 경제가 좋은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나친 중국 공급망에 의존함에 따르는 위험을 줄이는 이른바 ‘디리스킹(de-risking) 전략을 추구하고 있는데요. 중국은 미국이 중국의 경제 성장을 견제하고 배제하려 한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레이몬도 장관의 발언 가운데 또 주목할 만한 내용,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네. 레이몬도 장관은 “국가 안보에 관한 문제는 타협하거나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문제는 국가 안보와 무관하다면서 “나는 상호 이익에 가장 부합하는 분야에 대해 무역과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은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도 양국 교역과 경제 관계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왕원타오 부장은 중국은 미국과 협력해 양국 간 무역과 투자를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강화하기 위해 보다 우호적인 정책 환경을 조성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왕 부장은 또, 양국 경제 관계가 두 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다른 나라에도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일단 미국과 중국 모두 긍정적인 목소리는 내놨군요?

기자) 네. 하지만 원론적 이야기에 그칠 뿐, 양측 간 접점을 찾을 수 있는 부분이 별로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양국은 이번 회담의 구체적인 의제를 공개하지 않은 상태인데요. 첫날 회담에서 반도체 수출 규제 등 양국 간 주요 쟁점에 관해 논의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22일, 레이몬도 장관의 방중 소식을 알리면서, 양국 무역 현안, 미국 기업이 직면한 도전, 협력 가능 분야에 대해 건설적인 논의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간단하게 밝힌 바 있습니다.

이슬람 전통 의상 아바야 (자료사진)
이슬람 전통 의상 아바야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프랑스가 공립학교에서 이슬람 여성의 전통 복장 착용을 금지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프랑스 정부가 9월 새 학기부터 공립학교에서 이슬람 전통 의상의 하나인 ‘아바야’ 착용을 금지합니다.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교육부 장관은 27일 프랑스 언론 인터뷰와 기자회견 등을 통해 이 같은 방침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슬람 여성들의 복장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아바야는 어떤 복장인가요?

기자) 네. 아바야는 몸 전체를 가리는 망토나 우비 스타일의 헐렁한 의상입으로 드레스처럼 보이는 복장입니다.

진행자) 아탈 장관이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뭐라고 설명했습니까?

기자) ‘라이시테(laicite)’라고 하는 프랑스의 세속주의, 즉 정치와 종교의 분리와 관련이 있습니다. 프랑스는 헌법으로 정치와 종교 분리를 규정하고 있는데요. 아탈 장관은 최근 공교육 현장에서 ‘라이시테’가 도전받는 일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면서, 특히 학교에서 ‘아바야’ 같은 이슬람 전통 복장을 입는 학생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프랑스는 매우 엄격하게 세속주의 원칙을 지켜온 나라죠?

기자) 그렇습니다. 라이시테는 정치와 교육 등 모든 공적 영역에서 종교를 철저히 배제하는 프랑스 공화국의 핵심 원칙입니다. 프랑스는 19세기, 오랫동안 프랑스 사회를 지배했던 가톨릭교 영향에서 벗어나 이 같은 원칙을 지향했는데요. 그에 따라 정부 건물이나 공립 학교 등 공공장소에서 종교적 표식이 드러나는 걸 금지해 왔습니다. 하지만 프랑스 사회가 다변화하고 이슬람교 인구가 늘면서 라이시테를 둘러싼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프랑스 정부가 전에도 공공장소에서 이슬람 전통 복장 착용을 금지해 이슬람 사회의 반발을 산 적이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프랑스는 지난 2004년부터 학교에서 무슬림 여성들의 머리 가리개 착용을 금지했고요. 2010년에는 공공장소에서 부르카와 니캅 착용을 금지해 프랑스 내 500만 이슬람 사회의 반발을 샀습니다. 참고로 니캅은 눈을 제외한 전신을 가리는 복장이고요. 부르카는 전신을 다 가리고, 눈 부분은 작은 그물망으로 돼 있는 가장 폐쇄적인 복장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에는 이슬람 여성 복장 가운데서는 가장 세속적이라고 할 수 있는 아바야까지 금지했는데요. 프랑스 사회는 이번 결정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찬성과 반대,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세속주의를 옹호하는 프랑스 보수주의자들은 정부의 결정을 찬성하고 지지했습니다. 우파 야당인 ‘공화당’의 에릭 시오티 대표는 정부 결정을 즉각 환영하며, 그동안 공화당이 아바야 착용 금지를 계속 촉구해왔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프랑스 교장 연합도 정부 조처를 환영했는데요. 반면, ‘프랑스무슬림신앙위원회(CFCM)’의 압달라 제크리 부위원장은 “아바야는 종교적 복장이 아니라, 패션의 한 종류”라며 아탈 장관의 결정은 잘못됐다고 반발했습니다. 또 극좌 성향의 정당인 LFI 소속 클레망틴 오탱 하원의원도 이번 결정은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들, 무슬림에 대한 강박적 거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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