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미국과 캐나다인들은 미군 병사의 무단 월북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북한 당국이 선전용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우려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017년 북한에 반공화국 적대행위로 억류됐다 1년 뒤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김학송 선교사는 킹 이병이 “제발로 지옥으로 들어갔다”고 표현했습니다.
[녹취: 김학송 선교사]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영웅심에 의해서 건너간 게 아닌지 싶고. 정말 제 발로 지옥에 간 거죠. 너무 북한도 모르고. 어떤 뉴스화를 위해 간 게 아닌지. 북한은 당신이 아는 것보다 더 지옥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한국계 캐나다인으로 북한에 31개월 동안 억류됐다 2017년 풀려난 임현수 목사도 킹 이병이 무모한 행동을 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녹취: 임현수 목사] “북한을 너무 모르고 막연하게만 알고 아니면 사람들 가운데는 자기를, 이런 거 이슈화되면 유명해지잖아요. 그렇지 않고서는 거기를 넘어가겠어요?”
임 목사는 북한에 억류됐을 때 한국에서 심각한 범죄를 저지르고 월북한 한국인들이 정권의 선전물로 이용되는 것을 목격했다며 킹 이병도 곧 그런 목적으로 TV에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임현수 목사] “한국 사람들이 많이 (북한으로) 넘어갔어요. 군인들 뭐 별사람 다 봤어요. 북한 안에서. 4~50명 될 것입니다. 모아 놓고 TV에서 토크쇼하듯이 했죠. 한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거나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적응이 힘드니까 넘어간 케이스죠. 조금 있으면 TV에 나오겠죠. 쇠뇌시켜서 딴 소리하겠죠. 미국이 나쁘다고 하든지.”
지난 2014년 북한에 6개월간 억류됐던 미국인 제프리 파울 씨는 이번 사안이 자신과 너무 다르기 때문에 코멘트를 삼가고 싶다면서도 킹 이병에게 안전을 원한다면 책임자나 관리자의 지시를 따르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파울 씨] “I would just follow the directions of the minders or the people that are in charge of you. That's the best thing I can say and then don't try to argue with them or don't try to convert them to democracy or and certainly don't badmouth the leader.”
또 그들과 논쟁을 벌이거나 민주주의로 전환시키려고 하지 말고, 지도자를 욕하지도 말아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파울 씨는 킹 이병이 이러한 적대적 언행을 하지 않는 한 고문을 당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자신도 억류 당시 고문을 당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김학송 선교사도 억류 당시 육체적 고문은 당하진 않았다며, 그러나 정신적 압박이 매우 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학송 선교사] “외국인이니까 조사를 받고 하겠지만 외국인이기 때문에 고문은 안 할 거예요. 저도 육체적 고문은 안 당했거든요. 정신적 붕괴가 왔지 육체적 고문은. 그리고 북한은 일단 의심하면서 스파이로 온 게 아닌가 조사부터 할 겁니다. 지금 상황이 미국과 북한, 남한이 최악의 상황이지 않습니까? 그러니 무조건 북한에서 이 사람을 카드로 쥐고 사용할 겁니다. 그냥은 안 보내요.”
하지만 지난 2015년 북한에 억류됐다 석방된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씨는 자신의 저서 ‘경계인’과 한국 언론(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취조 중 물고문을 받았다고 증언했었습니다.
특히 인터뷰 중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풀려난 뒤 엿새 만에 숨진 미 대학생 오토 웜비어를 언급하며 “그 미국인 청년이 머리와 얼굴에 물이 흠뻑 젖어서 수사관들의 부축을 받으며 취조실에서 질질 끌려가는데 거의 실신 상태로 머리를 숙이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나도 물고문을 당한 적이 있기 때문에 그 청년도 어떤 조사를 받았는지 뻔히 알 수가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웜비어의 모친 신디 웜비어 씨는 18일 자신의 ‘트위터’에 코멘트 대신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이날 미 ‘폭스뉴스’에 출연해 미군 월북과 관련해 언급한 영상을 공유했습니다.
헤일리 전 대사는 트위터에 “김정은에게 보내는 나의 메시지: 우리 미군을 해치면 지옥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또 ‘폭스TV’와의 인터뷰에선 “웜비어 가족에게 위로를 전한다”며 “오토 웜비어가 억류됐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잊지 마라, 김정은은 폭군이다. 그는 깡패다. 그는 살인자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헤일리 전 대사] “I mean, my my heart goes out to the Warmbier family because don't forget what happened to Otto Warmbier when they detained him this, Kim Jong Un is a tyrant. He's a thug. He's a murderer. And we have to remember that.”
한편 영국 주재 북한 공사 출신 태영호 한국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군 장병의 월북은 “오늘부터 지옥의 불시착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태 의원은 북한에서도 인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한국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역설적으로 이렇게 표현하며 “본인이 어떤 이유로 월북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며칠 지나면 자신이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것을 금방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