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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톡] “한국, 중국 강압에 단호히 대응해야...미중 사이 균형은 국가 생존 위협”


조 바이든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지난해 11월 악수를 나누고 있다. (자료사진)
조 바이든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지난해 11월 악수를 나누고 있다. (자료사진)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도발적 발언이 한중 관계를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전직 고위 관리들은 중국의 ‘졸렬 외교’에 한국이 단호히 대응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힘을 존중하는 중국을 달래려는 시도는 잘못된 신호만 줄 것이라며 자주권과 국가 안보는 타협의 대상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이 처한 지정학적 환경을 고려할 때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려는 전략은 국가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고도 지적했습니다. 17일 VOA ‘워싱턴 톡’ 프로그램에 출연한 토마스 컨트리맨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차관 대행과 엘브리지 콜비 전 미국 국방부 전략군사 담당 부차관보의 대담을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한국과 중국은 서로 대사를 초치하는 등 양국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습니다. 중국이 미한동맹, 미한일 공조 등 윤석열 정부의 외교정책을 다각도로 비판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엘브리지 콜비 전 부차관보) 우리는 이번 사안을 중국의 더 넓은 전반적 행동과 관점에서 봐야 합니다. 블링컨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에 대한 국무부와 중국 외교부의 성명의 어조가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중국은 미국에 상당히 비판적입니다. 호되게 꾸짖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죠. 중국은 전반적으로 냉전 시대의 봉쇄적 사고방식으로 간주하는 것 같습니다. 한국, 일본, 타이완을 포함해 누구든 같은 편으로 여겨지면 공격할 것입니다. 저는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했는데 중국은 타이완 정부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었습니다. 필리핀과 인도를 비판하기도 했고요. 구조적으로 볼 때 중국이 부상할수록 점점 더 위압적으로 행동할 것입니다. 한국이 지금 그것을 느끼고 있는 것이죠. 중국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전술적인 변화나 일정 기간 후퇴는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중국이 오랫동안 이런 식으로 행동할 것으로 예상해야 합니다.

진행자)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발언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판까지 불러왔습니다. 한국은 싱 대사의 발언이 내정간섭일 수 있다고 판단했고 중국 외교부는 싱 대사를 옹호하면서 양국 관계 악화는 중국 탓이 아니라고 맞받았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토마스 컨트리맨 전 차관 대행) 우선 저는 이것을 내정 간섭이라고 부르진 않겠습니다. 대신 졸렬한 외교라고 하겠습니다. 콜비 전 부차관보 말대로 중국은 다른 국가와의 외교관계에서 위압적이고 훈수를 두며 거들먹거리는 경향을 보입니다. 예전에는 소련과 미국 외교관들의 전유물이었지만 점점 더 중국도 그런 식으로 행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앞으로 중국의 그런 행동을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라는 점에도 동의합니다.

진행자) 많은 한국 여당 의원들은 싱 대사를 ‘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정해 추방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전보다 더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콜비 전 부차관보) 물론 한국이 결정할 문제지만 저는 한국의 그런 태도가 옳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의 현실은 그들은 힘을 존중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절제된 힘을 보여야 합니다. 미국 일각의 주장처럼 중국 정권 교체, 창피주기, 중국의 분할을 추구해선 안 됩니다. 그러나 중국이 우리의 이익을 존중할 수밖에 없도록 확고하고 응집력 있는 벽을 중국에 제시해야 합니다. 컨트리맨 전 차관대행이 중국 외교관의 행태를 언급하셨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중국은 부상하는 강대국처럼 행동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사드 배치 이후 중국을 달래려는 한국의 태도가 오히려 중국의 강압적인 태도를 더 부추겼다고 보시는 건가요?

콜비 전 부차관보) 그렇습니다. 솔직히 중국만의 독특한 행동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떠오르는 강대국을 달래려고 하면 그 강대국의 합리적 반응은 무엇일까요? “이 방법이 통하네”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물론 타협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국가 안보를 다룰 때는 타협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주권이나 근본적인 안보는 포기하지 않는다는 거죠. 사드 사태의 교훈은 중국을 회유하거나 달래선 안 된다는 것입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반대편에 베팅하는 것은 절대 좋은 베팅이 아니다’라고 여러번 밝혔고, 작년 미한 정상회담에서도 그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뒤집어 인용한 것은 미국을 겨냥한 것이었을까요? 한국에 대한 영향력을 잃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내면서요.

컨트리맨 전 차관 대행) 사적 견해인지 아니면 중국 정부로부터 승인받은 연설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와 중국 외교부 내 뚜렷한 추세는 외교관들이 성공하려면 더 도발적으로 큰소리치고, 기자가 언급했듯이 강압을 넘어 거친 행동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사태에서 뚜렷이 드러났습니다. 중국이 자국 외교에 대한 반발로부터 뭔가 배울지 의문입니다. 10년 전 호주는 아시아태평양에서 중국의 최고의 파트너 중 하나가 될 준비가 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호주의 비교적 사소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압제적 대응은 중국에 대한 호주인들의 인식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습니다. 중국은 보복 혹은 맞대응 차원에서 이번에도 같은 행동을 할 위험이 있습니다. 한국이 중국의 도발에 흥분하거나 맞도발로 대응하지 말고 어른스럽게 행동하길 바랍니다.

진행자) 한국 야당은 윤석열 정부가 중국과의 관계를 훼손해 가며 지나치게 미국 일변도 외교를 해서 미중 경쟁 사이에 끼게 된 거 아니냐고 비판합니다. 미국이 중요하지만 중국과 러시아를 고려한 균형 외교가 한국에 현명한 접근법일까요?

콜비 전 부차관보) 그런 평가에서 일리가 있는 건 한국이 미중 경쟁의 한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일본, 러시아와도 가까운 위치에 있고요. 하지만 그건(균형론) 근본적으로 중대한 실수입니다. 몇 년 전 한국을 방문했을 때 크게 느낀 부분이기도 합니다. 한국처럼 지리적으로 중간에 자리 잡은 국가에 가장 위험한 상황이 있죠. 어떤 의미에서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지리적 위치이기도 한데요. 한국은 물론 세계 최대 경제대국 중 하나이지만 사실 인근 지역에서 가장 작은 나라입니다. 이런 나라에 가장 위험한 상황은 비동맹 상태로 양쪽 모두에 접근하는 것입니다. 미국식 표현으로 ‘양 진영 사이의 땅’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잠재적, 은유적, 실제적으로 전쟁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땅을 놓고 싸워야 하는 상황이 되는 거죠. 이런 상황에 처하지 않은 나라도 많습니다. 헨리 키신저는 칠레에 대해 ‘남극 대륙의 중심을 겨누는 단검’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는데, 당시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였습니다. 마찬가지로 뉴질랜드도 중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죠. 이런 나라들은 양쪽 모두에 접근하는 외교를 펼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은 그런 사치를 누릴 수 없습니다. 현재 한국 정부가 추구하는 길이 현명한 것입니다. 즉 미국과 가까워지는 것이죠.

진행자) 미국은 중국의 위협에 맞서 공동 이익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강력하게 동맹국들의 편에 설까요?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중국과의 거래 중단은 피해가 막심할 것이라며 ‘디리스크’는 맞지만 ‘디커플’은 절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접근법이 누그러지면 한국만 대중 강경책으로 피해를 입지 않을까요?

콜비 전 부차관보) 그럴 수 있습니다. 미중 해빙이 나쁜 생각인 건 그런 이유 때문이기도 하죠. 근본적으로는 해빙의 증거가 없다는 점입니다. 중국 외교부 성명 등 중국 당국의 발언을 살펴보세요. 중국 내 전문가들 견해를 보도한 CNN 기사를 보면 중국인들은 해빙이 올 것이라고 믿지 않습니다. 실제 시진핑 주석은 최근 열린 중앙 국가안전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최악의 상황과 극단적인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 높은 풍랑과 거칠고 사나운 파도, 위험한 폭풍우에 맞설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죠. 따라서 미중 해빙은 추정일 뿐입니다. 본질적으로 증거가 없습니다. 중국은 블링컨 장관 방문에 앞서 미중 해빙이 이뤄지려면 미국이 본질적으로 모든 것에 항복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저는 사실 바이든 정부가 뭘 하고 있는지 혼란스럽습니다. 정부에는 매우 똑똑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그들도 실상 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바이든 정부가 제3자에게 합리적으로 비치길 바라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해빙 논리엔 결함이 있습니다. 인도와 일본에서도 비슷한 말을 들었죠. 그건 ‘우리는 위험을 무릅쓰고 중국에 저항하는데 미국은 다시 ‘주요 2개국’ 상황으로 돌아가려 한다’는 것입니다. 옐런 장관의 발언과 태도는 정말 걱정스럽습니다. 분석 자체는 맞을 것입니다. 설리번 보좌관도 말했듯이 미중 무역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우리는 근본적인 지정학적 경쟁 관계에 있고 단호하고 강하게 동맹과 함께하는 것이 올바른 접근법입니다.

진행자) 바이든 정부가 동맹에 혼란스러운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까?

컨트리맨 전 차관 대행) 방금 들었던 분석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미중 관계가 해빙된다고 갑자기 가장 친한 친구로서 서로를 포용하는 게 아닙니다. 전 세계의 모든 문제를 총괄하는 2인 협의체를 구성하겠다는 뜻도 아니고요. 해빙은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이 필요한 분야에서 협력을 모색하고, 중국으로부터 위협을 느끼는 동맹국들에 대해 강력하고 헌신적인 태도를 유지하겠다는 뜻입니다. 인도를 제외하고는 한국과 일본은 미중 간 긴장 완화를 원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식으로든 안보를 포기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진행자) 바이든 정부가 중국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누그러뜨린 것 같은데요. 디커플링에서 디리스킹으로 수위를 낮춘 것 아닙니까? 동맹에 혼란스러운 신호를 주는 것 아닐까요?

컨트리맨 전 차관 대행) 저는 바이든 정부에서 누구도 디커플링을 말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진행자) 콜비 전 부차관보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콜비 전 부차관보) 저는 근본적으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앵커의 질문에 공감합니다. 중국과 경쟁하면서 협력한다는 바이든 정부의 접근법에 대해 중국이 동의한다는 징후를 찾을 수 없습니다. 중국은 거의 비웃고 있고, 분명히 비판하고 있습니다. 친강 중국 외교부장의 성명을 보면 그들은 미국이 범인이자 배후라고 믿고 있습니다. 친강의 말이 옳든 그르든 우리는 미중 사이에 해빙이 없는데 해빙이 있는 척 할 수 없습니다. 물론 우리는 불필요한 대립을 피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런 대립이 없기만을 바랄 순 없습니다. 제가 걱정하는 것은 앵커가 제기한 질문과 같습니다. 저는 상당한 위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걱정하는 것은 바이든 정부의 실제 우선 순위가 유럽과 우크라이나에 있기 때문에 중국과의 온도를 낮추려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바이든 정부가 그렇게 말하진 않지만 저는 걱정됩니다. 합리적이고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아시아 국가라면 ‘미국이 온도를 낮추고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구나’라고 말할 것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G7에서 중국의 정찰풍선 사태를 “실없다”고 했죠. 그건 놀라운 말입니다. 중국은 우리 나라 전체 상공에 거대한 정찰풍선을 날렸습니다. 국제적인 관심이 집중됐었는데 실없다니요. 이번 발언에 비춰볼 때 이들은 또 어떤 다른 일을 하려 할까요? 더 중요한 건 아시아에서 우리가 충분히 유리한 위치에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들은 중국을 회유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양보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혹은 필요한 일을 하지 않을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고요. 그건 절망적이고 역효과만 가져옵니다.

진행자) 컨트리맨 전 차관 대행님도 동의하십니까?

컨트리맨 전 차관 대행) 많은 점에서 동의하지 않습니다. 누구도 회유를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긴장 완화는 일반적으로 옳은 일입니다. 성숙한 어른은 가능하면 그런 선택을 하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미국에 대해 좋은 말을 할 때까지 기다린다면 영원히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선전전이 아닙니다. 미국이 소련과 중국 등의 독재 체제에 맞서 힘으로 주도권을 잡고 앞으로 나아갈 방법에 대한 현실적 제안을 하는 전투입니다. 그리고 누구도 중국을 회유하자거나 중국에 항복하자는 얘기를 하지 않습니다.

진행자) 콜비 전 부차관보님은 덧붙일 말씀이 있나요?

콜비 전 부차관보) 양보하고 회유하는 것이 어른스러운 행동이라는데 동의하지 않습니다. 바이든 정부는 분명히 회유하고 있고 사람들도 목격하고 있습니다. 이런 종류의 괴롭힘을 저지하기 위해 경찰이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가까이에서 목격해 왔습니다. 중국은 위험한 계책을 부리고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국의 선전선동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다루는 올바른 방법은 그들의 공격적 의지가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시키는 것입니다.

진행자)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는 중국이 보유한 핵탄두 추정치는 작년 1월 350기였는데 1년 사이 410기로 늘었으며 보유량을 계속 늘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국이 이제 본격적으로 핵무기 확충에 나선 것입니까? 이것이 역내에 얼마나 더 큰 위협을 제기하나요?

컨트리맨 전 차관 대행) 우리는 중국의 궁극적인 목표를 모릅니다. 다만 그들이 천명하는 목표인 지역 평화에 위배된다는 것은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중국은 5개 핵보유국 중 핵탄두를 늘리는 유일한 국가로서 핵확산금지조약의 정신을 위배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회유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제 사실을 지적하겠습니다. 현재 중국은 약 400개의 탄두를 보유하고 있는데 실전 배치되지 않았습니다. 반면 미국과 러시아는 핵탄두를 탑재한 미사일을 배치했는데 경고 신호에 따라 발사됩니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핵 선제공격 배제’ 정책을 가지고 있는데 핵보유국으로서 올바른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중국의 핵무기 확충은 ‘핵 선제공격 배제’ 약속의 신뢰성을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중국의 군사력이 실질적으로 크게 강화됐다기보다 시 주석이 과잉 남성성과 힘을 투사하려는 움직임이 위기 상황에서 핵 남용의 위험을 더 높인다는 것입니다.

진행자) 중국이 핵무력을 빠르게 현대화하는 만큼, 한국도 군사력을 증강해야 할까요?

콜비 전 부차관보) 물론입니다. 우리 모두 군사력을 증강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한국은 군사적 준비태세 측면에서 미국의 동맹국 중 가장 훌륭한 나라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가 처한 상황에 대해 훨씬 다른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존 아퀼리노 미국 인도태평양 사령관 등은 중국이 전례 없는 수준의 평시 군사력 증강에 나섰다고 밝혔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냉전이 한창이던 시절, 심지어 2차 세계대전 당시와 비견되는 수준이죠. 의도를 완전히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핵무력을 증강할 뿐 아니라 재래식 군사력을 구축했습니다. 타이완을 점령할 뿐 아니라 역내 전쟁에서 미국을 물리치기 위한 목적이죠. 가장 중요하게는 지역적, 국제적으로 전력을 투사하기 위해 설계된 것이 분명합니다. 중국은 항공모함, 우주 위성, 핵 추진 잠수함을 만들고 있습니다. 중동, 인도양, 심지어 대서양에 기지를 짓고 있습니다. 이건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알려줍니다. 그런데 중국의 의도는 비교적 분명합니다. 블링컨 국무장관조차 시진핑이 2027년까지 타이완 침공 준비를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침공하게 될까요? 누구도 알 수는 없지만 오리처럼 생기고 오리처럼 걷고 오리처럼 꽥꽥거린다면 아마 오리일 겁니다.

진행자) 미국의 핵우산은 북한의 핵위협을 막기 위해 설계됐습니다. 핵우산이 중국의 핵위협을 막는데도 사용돼야 할까요?

컨트리맨 전 차관 대행) 우선 콜비 전 부차관보의 발언에 대응하고 싶습니다. 저는 미국과 일본이 더욱 긴밀히 협력해 중국을 억지하고 역내 충돌 시 필요하다면 중국에 군사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구축해야 한다는 데 동의합니다. 우리는 올바른 종류의 무기에 집중해야 합니다. 미국은 향후 30년 동안 2조 달러를 핵무기에 지출하기로 했습니다. 이것은 방위를 위해 실제로 더 사용 가능한 무기에 국방비를 지출하지 못하도록 합니다. 우리가 3국 방어에서 현명한 선택을 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 우려됩니다. 중국의 핵위협에 관해 얘기해 보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핵무기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핵무기를 폭발시키지는 않았지만 과거 미국과 소련이 그랬던 것처럼 핵무기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실제 핵폭발로 이어질 핵무기 사용에 대한 공포를 조성해 재래식 전쟁에서 승리하려고 합니다. 이것은 중국의 군사력 증강과 관련해서도 매우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물론 이건 북한도 분명히 사용할 전술이고요. 그리고 저는 어떤 분쟁에서든 중국과 북한이 공모할 가능성을 결코 무시하지 않습니다. 북한과 중국에 대한 억지력은 핵이 우선이 아닙니다. 무엇보다도 재래식 힘과 협력에 의존하는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왜 워싱턴선언을 핵동맹이라고 부르는지 이해합니다. 국내 정치적 이유 때문입니다. 핵무장 국가의 공격에 대해 가장 먼저 사용할 수단으로 핵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재래식 억지력에 필요한 작업을 수행하는 데 방해가 된다면 잘못된 것입니다.

진행자) 콜비 전 부차관보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콜비 전 부차관보) 한 말씀만 드리고 싶습니다. 미국은 한국과 동맹을 맺었고 이에 따른 미국의 공약이 있으며, 누가 한국을 공격하든 한국은 미국의 핵우산 아래 있다는 것입니다. 표현은 다르지만 정신은 같습니다. 우리는 가령 아이젠하워 행정부 때와 같은 방식으로 핵무기에 의존하진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핵무기는 항상 존재합니다. 누군가 말했듯이 핵무기는 벽장 속의 큰 막대기입니다. 이건 중국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에 제공하는 핵 억지력과 중국과의 관련성에 대해 우리가 얘기하지 않았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게 아닙니다. 만일 향후 10년 안에 중국이 한국에 직접 군사 행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면 우리의 핵 전력과 재래식 전력은 매우 중요해질 것입니다. 핵심은 두 가지 모두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하나를 다른 하나와 바꿀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토마스 컨트리맨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차관 대행과 엘브리지 콜비 전 미국 국방부 전략군사 담당 부차관보의 대담을 들으셨습니다.

※ 위 대담 영상은 VOA 한국어 방송 웹사이트와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워싱턴 톡] “중국은 힘을 존중…‘졸렬 외교’에 휘둘리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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