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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회의서 일본-북한 충돌…북한 “군사적 야망 위해 우릴 구실 삼아선 안돼”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유럽 본부.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유럽 본부.

북한과 일본이 유엔 군축회의장에서 공방을 벌였습니다. 일본 대표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거론하며 완전한 비핵화를 촉구하자 북한 대표는 일본이 군사적 야망을 위해 북한을 이용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스위스 제네바 유엔본부에서 16일 열린 군축회의에서 일본 대표는 “북한이 최근 전례 없는 빈도와 새로운 방식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핵과 미사일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며 북한의 무기 프로그램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했습니다.

[녹취: 일본 대표] “The DPRK has intensified nuclear and missile activities, including its recent ballistic missile launch with an unprecedented frequency and in a new manner. Such activities pose a great threat to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We demand that DPRK refrain from any other destabilizing or provocative actions, including any further nuclear tests or launches that use ballistic missile technology. Japan urges North Korea to abide by all relevant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nd to abandon its all weapons of mass destruction and ballistic missiles of all ranges in a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manner as stipulated in the resolutions.”

이어 “이 같은 활동은 국제 평화와 안보에 큰 위협을 제기한다”며 “우리는 북한이 추가 핵실험이나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를 포함한 불안정하고 도발적인 어떤 행동도 자제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일본은 북한이 모든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고 결의에 명시된 대로 모든 대량살상무기와 모든 범위의 탄도미사일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폐기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같은 일본의 발언에 주용철 주제네바 북한 대표부 참사관은 다음 날인 17일 발언권을 요청해 대응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군사활동이 주권적 결정이자 미국 등의 군사활동에 대한 대응 성격이라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녹취: 주 참사관] “From the outset of this year, the US staged large scale combined military exercises and all sorts of war drills targeting the DPRK together with its allied forces, while frequently deploying strategic assets in and around the Korean peninsula. In response to such a worrying military action, which seriously encroaches upon the security interests of the DPRK, our country has no other option but to further bolster national defense capability.”

주 참사관은 “올해 초부터 미국은 한반도와 그 주변에 전략자산을 수시로 전개하면서 동맹국들과 함께 북한을 겨냥한 대규모 연합 군사훈련과 각종 전쟁연습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안보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이런 우려스러운 군사적 행동에 대응해 우리로서는 국방력을 더 강화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주 참사관은 “일본이 치욕적인 역사를 반복하지 않을 책임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고 싶다”며 일본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녹취: 주 참사관] “I would like to remind Japan that it assumes responsibility not repeat humiliating history. The only way to do so is to giving up its ambitious plan of rearmament, become a regional military power. The release of new strategy, security strategy, significant increase of defense spending ambition to possess a counter strike capability for a pre-emptive attack runs counter to its constitutional principle of exclusive defense.”

이어 “그렇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야심찬 재무장 계획과 역내 군사 강국으로 거듭나는 것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새로운 안보전략과 선제 공격을 위해 반격 역량에 국방비를 대폭 늘리려는 야심은 헌법상 전수방위 원칙에 위배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최근 일본이 자국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연락사무소를 개설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이런 움직임은 동북아 지역에 새로운 안보 도전을 제기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이 같은 주장에 일본도 반박권을 요청해 대응에 나섰습니다.

일본 대표는 “일본은 헌법에 따라 다른 나라에 위협이 되는 군사대국이 되지 않고 전적으로 방위를 지향하는 정책과 비핵 3원칙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대표는 이 같은 일본 대표의 발언에 재반박권을 이용해 “일본은 북한의 합법적인 권리를 군사적 야망의 구실로 삼아선 안 된다”며 거듭 일본의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최근 유엔 회의장에선 이처럼 일본과 북한, 혹은 한국과 북한 대표가 서로 공방을 벌이는 상황이 자주 벌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이 미국이나 한국, 일본 등을 겨냥한 발언을 하면 한국과 일본이 반박권을 적극 활용해 북한의 주장에 대응하고, 북한이 또다시 반박권을 행사하면 다시 맞받아치는 새로운 관행을 만들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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