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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한일 북핵수석 공동성명 "유엔 회원국들 북한 노동자 송환해야"


미한일 북핵 수석대표가 7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회동했다. 오른쪽부터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김건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 대양주국장.
미한일 북핵 수석대표가 7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회동했다. 오른쪽부터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김건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 대양주국장.

미한일 북핵 수석대표는 7일 윤석열 한국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대북 공조를 다졌습니다. 세 나라는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안보리 결의에 따라 북한 해외 노동자들을 송환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건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그리고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 대양주국장은 7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미한일 북핵수석대표 회동을 가졌습니다.

이들은 협의를 마친 뒤 공동성명을 내고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국제사회에 해외에 여전히 체류하며 외화를 벌어들이는 북한 해외 노동자들을 돌려보낼 것을 촉구한 겁니다.

미한일 세 나라 북핵 수석대표가 대면 협의를 한 것은 지난해 12월 자카르타 회동 이후 약 4개월 만이고 세 수석대표가 공동성명을 발표한 것은 지난해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 처음입니다.

세 나라 수석대표는 “유엔 회원국들이 2017년 안보리 결의 2397호에 따라 그들의 관할권 내에서 소득을 얻는 모든 북한 노동자들을 송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유엔 회원국들은 경각심을 갖고 2017년 안보리 결의 2375호에 합치되도록 해외 북한 노동자들에게 노동 허가를 갱신하거나 신규 부여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북한의 제재 회피 시도에 대해서도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한일 북핵 수석대표가 7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회동했다.
미한일 북핵 수석대표가 7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회동했다.

세 나라가 북한의 주요 외화 수입원으로 지적돼 온 해외 노동자 문제를 다시 제기하고 나선 것은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를 이유로 취했던 국경봉쇄 조치를 해제할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입니다.

한국의 조성렬 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입니다.

[녹취: 조성렬 교수] “이번 성명의 성격은 북한이 지속적으로 미사일 개발을 해 나가는데 필요한 자금줄을 막는데 목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북한이 최근 해외 노동자라든지 사이버 테러를 통한 현금 갈취 이런 부분들을 막으려는 노력은 눈에 띄는 것 같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2017년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375호에서 회원국들에 북한 노동자에 대한 고용 허가 부여를 금지한 데 이어 2397호에서는 회원국들이 해외 북한 노동자들을 2019년 12월 22일까지 모두 송환시키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사태 발발로 북한이 국경을 봉쇄, 해외로부터의 입국을 모두 차단하면서 2019년 말 이후 결의 이행이 사실상 중단됐습니다.

북한은 과거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해 세계 각국에 5∼10만명의 해외 노동자를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중 상당수가 잔류 중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국 외교부는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이런 의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수의 북한 노동자들이 세계 각지에서 경제활동을 지속하고 있다”며 “이들이 벌어들이는 수익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자금으로도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한일 북핵 수석대표는 성명에서 “북한의 IT 즉 정보기술 분야 인력들이 계속해서 신분과 국적을 위장해 안보리 제재를 회피하고 해외에서 북한의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자금으로 사용되는 소득을 얻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이 악성 사이버 활동을 통한 정보 획득과 자금 탈취, 세탁에도 깊이 우려한다며 “이런 불법적 자금 확보를 차단하기 위한 공동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전문가패널에 따르면 북한은 2015∼2019년 사이버 수단을 통해 20억 달러가량의 금액 탈취를 시도했고, 민간 업계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최대 17억 달러의 암호화폐를 탈취했다고 성명은 명시했습니다.

성명은 아울러 “지역과 국제 안보에 대한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안보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다변화해 나갈 것”이며 “미국 북핵수석대표는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이 철통같음을 재확인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공동성명은 미한일의 대북 압박 기조를 확인한 내용이라는평가가 나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입니다.

[녹취: 조한범 선임연구위원]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군사적 대응 강화 그리고 대북 억제 이쪽에 있지 외교적 해법을 찾는 출구를 모색하는 쪽은 아니다 이렇게 볼 수 있고요. 그러면 결국 윤 대통령의 미국 방문 그 다음에 그 이후 이어질 한미일 안보협력도 같은 방향일 것이다 이렇게 볼 수 있죠.”

이번 성명은 북핵 수석 대표들의 공동성명으론 이례적으로 북한 인권문제도 언급했습니다.

성명은 “북한 내 인권 침해와 유린을 개탄하며, 북한 인권 상황의 개선을 위한 협력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밝히고 납북자와 미송환 전쟁포로 문제 등에도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한국 민간연구기관인 아산정책연구원 양욱 연구위원입니다.

[녹취: 양욱 연구위원] “굉장히 어려운 경제 상황, 인권 상황에서도 미사일 발사와 핵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는 북한 정부의 부당성을 강조함으로써 북한을 지원하고자 하는 국제사회의 일부 국가들에 대해서도 경종을 울리는 효과를 가져 온 것으로 보입니다.”

세 나라 북핵수석들은 북한의 도발 중단과 비핵화 협상 복귀를 재차 촉구했으며 미국과 일본 측은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 에 대한 지지를 밝혔습니다.

성 김 대표는 회의 모두 발언에서 “북한의 위협은 우리 공동의 문제이고 우리는 공동의 대응방안을 발전시키고 있다”며 “이런 노력의 한가운데에는 완전한 비핵화를 모색한다는 우리의 흔들림 없는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과 블링컨 국무장관을 포함한 미국 고위 관리들은 반복적이고 공개적으로 북한과 전제조건 없는 외교를 추구한다는 것을 분명히 해왔다”고 재확인했습니다.

[녹취: 성 김 대표] I want to emphasize again that we remain strongly committed to diplomacy even as DPRK launches unpresedented number of ballistic missiles.”

성 김 대표는 “북한이 전례 없이 많은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외교에 전념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성 김 대표는 또 “국제 인도주의 인력들의 지원 노력이 그동안 북한의 국경 봉쇄로 어려움을 겪었다”며 “북한이 조만간 이들 인력에게 국경을 개방하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번 협의는 북한의 대형 기념일과 명절이 집중된 4월 한반도 정세 격화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열린 겁니다.

북한은 지난달 미한 연합연습 등에 대응해 단거리탄도미사일(SRBM)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순항미사일을 발사하고 핵무인수중공격정 시험과 전술핵탄두를 공개하는 등 도발 수위를 높여왔습니다.

김건 본부장은 핵과 미사일 개발 속도를 높이는 북한을 향해 “핵무기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요술 지팡이인 양 주민들을 오도하고 있다”며 “이는 경제를 산산조각 내고 있으며 안보를 저해하고 고립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녹취: 김건 본부장] “North Korea’s nuclear obsession is nothing more than a self-destructive boomerang that destroys the future of all North Koreans."

김 본부장은 “핵에 대한 북한의 집착은 모든 북한 주민의 미래를 파괴하는 자멸적인 부메랑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후나코시 국장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을 통한 한일관계 개선과 이를 토대로 한 미한일의 공조 강화를 강조했습니다.

그는 “기시다 총리와 윤 대통령은 북한의 위협 등 현재의 전략적 환경에 대한 공동의 평가에 기초해 미한일 협력을 더욱 발전시키기로 했다”며 “한일 양자관계 개선은 분명 3국 간 협력을 더욱 심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성 김 대표는 이날 서울 통일부 청사를 찾아 권영세 장관을 만났습니다.

성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이달 말 방미와 관련해 “조만간 있을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 저희도 많이 기대에 차 있는 상황”이라며 “윤 대통령의 방미가 분명히 미한 간 강력한 동맹관계를 전 세계 모두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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