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전문가인 독일 ST애널리틱스의 마커스 실러 대표는 20일 VOA에 핵탄두를 공중에서 폭발시키는 것은 전형적인 핵 공격 방식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마커스 실러 ST애널리틱스 대표] “To get the most out of the yield of a nuclear weapon you usually want to detonate it above ground at an altitude of one kilometer or up to five kilometers. It really depends on the size of the blast site and the yield of the nuclear weapon that you want to detonate. And so it certainly is a signal that they wanted to simulate a nuclear weapons attack, if that actually were a 800 m above ground explosion.”
실러 대표는 “핵무기 위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1 km에서 최대 5km 고도 상공에서 폭발시킨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이번에 실제로 지상 800m 공중폭발 실험을 실시했다면 “이는 확실히 핵공격을 상정한 모의실험을 원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은 19일 오전 “적 주요 대상에 대한 핵 타격을 모의한 발사훈련”을 했다며, 발사한 미사일 탄두가 목표 지점인 동해상 800m 상공에서 정확히 폭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이번 발사를 통해 “핵폭발 조종장치와 기폭장치의 신뢰성이 다시 한번 검증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탄두 공중폭파 실험을 한 적은 있지만 핵탄두 사용을 가정한 공중폭파 훈련의 성공을 주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의 데커 에벌렛 연구원은 20일 VOA에 북한이 공중에서 핵탄두를 폭발시키는 실험을 진행한 것이 흥미롭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데커 에벌렛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연구원] “They’re testing it with an airbust nuclear weapon and this is somewhat interesting. Airbust is good if you want to blanket and destroy a large number of soft targets over a somewhat larger area. Which means that this would be used for either destroying populated areas or armies in the field. If it was for example ground detonated, we could say they’re targeting hardened targets like bunkers.”
에벌렛 연구원은 공중폭발은 넓은 지역에 걸쳐 많은 수의 민간인들을 살상할 때 쓰는 방법이라며 “이는 인구 밀집 지역이나 전장의 군대를 파괴할 때 사용될 것임을 뜻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핵무기 지상폭발은 지하 벙커등을 파괴할 때 실시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이 주장한 공중폭발은 파괴력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반 밴 디펜 전 미 국무부 수석부차관보] “An airburst is, sort of the way that you detonate a nuclear warhead to get the most efficient blast effects on the ground target. If you detonate it on the ground a lot of the blast gets absorbed by the ground itself. And so it's not as efficient for destroying targets using the blast effects of the nuclear weapon. So they're certainly saying all the right kinds of things to try to make us all believe that they have a useful operational quote ‘tactical nuclear weapons’ capability. But again we don't know what they actually did.”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핵탄두 공중폭발은 지상 목표물에 대해 가장 효율적인 폭발 효과를 내는 방식”이라며 “핵탄두를 땅에 터뜨리면 위력의 대부분이 땅에 흡수되기에 표적들을 파괴하는데 효율적이지 않다”고 부연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실행 가능한 소위 ‘전술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외부세계가 믿길 원한다”며 “하지만 북한이 실제로 어떤 실험을 했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땅속 '사일로'에서 미사일 발사...신속 반격 의도
북한 매체들이 공개한 미사일 발사 사진에 화염과 연기가 ‘V(브이)자’ 형태로 솟구친 데 대해 미사일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하 원통형 시설인 ‘사일로’에서 발사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에벌렛 연구원은 화염과 연기가 사일로의 ‘화염 방출구’를 통과할 때 ‘V자’ 형태를 띤다는 점이 그 증거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자신이 속한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가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북한이 지난 1월 말부터 동창리 위성발사장에 구덩이를 판 것을 파악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존의 발사대 옆의 언덕에 지하 사일로 용 구멍을 팠다는 것입니다.
에벌렛 연구원은 그러면서 지하 사일로는 미사일을 매우 빠르게 발사할 수 있기에 신속한 핵 반격에 용이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에벌렛 연구원] “If South Korea were to launch a preemptive strike against North Korea the travel times for South Korean missiles are like five minutes or less. So for North Korea, speed is a way of overcoming that problem.”
에벌렛 연구원은 “한국이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에 나선다면 한국의 미사일이 북한에 도달하는 데에는 5분도 걸리지 않는다”며 “북한도 신속한 공격 역량을 갖춰 한국의 미사일 공격에 대응하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하 원통형 사일로에 미사일을 넣고 발사 버튼만 누르면 된다며, 발사 준비 징후를 적국이 탐지할 수 없을 정도로 신속하게 진행된다고 말했습니다.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 조셉 뎀시 연구원도 이날 VOA에 북한이 지하 사일로를 발사 원점으로 활용하려는 것은 핵 반격에 나설 때 속도가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조셉 뎀시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 연구원] “North Korea has historically focused on mobility for its ballistic missile forces. While that makes them less vulnerable to being located there can be a delay between a launch order and the missile launcher being setup to fire. This is true even of North Korea’s new generation of solid fuel SRBM although to much lesser degree due to not requiring refuelling. Alternatively if the launcher is setup and remains in the launch position this can present a clear visual indicator of hostile intend. Conversely while fixed launch sites such as silos are much easier to locate they solid fuel missile can be launched almost immediately. The latest launch was conducted under the narrative of a counter nuclear strike, implying that this system could be launched promptly in response to an incoming attack before being itself struck.”
뎀시 연구원은 “북한은 전통적으로 탄도미사일 부대의 기동성에 초점을 맞춰왔다”며 “이 방식은 위치 노출에는 덜 취약하지만 발사 명령과 발사대 준비 사이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동식발사차량 등을 사용할 경우 액체연료형보다 발사 준비 시간이 짧은 고체연료형 미사일을 발사할 때도 시간이 지연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반대로 사일로와 같은 고정 발사대는 위치가 노출되기 훨씬 쉽지만 고체 연료 미사일의 경우 거의 즉시 발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뎀시 연구원은 북한이 이번 훈련을 실시하면서 ‘핵 반격 전술훈련’이라고 묘사했다며, 이는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이 목표물을 타격하기 전에 북한이 사일로를 이용해 신속하게 반격용 미사일을 발사하려는 의도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핵탄두 소형∙경량화 미지수...실전에서 다양한 변수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국에 대한 전술핵 공격 위협을 높이고 있지만 전술핵 개발의 핵심인 핵탄두 소형화, 경량화 기술 수준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뎀시 연구원은 “모형 전술 핵탄두가 북한이 밝힌 고도에서 정확히 작동했는지 검증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뎀시 연구원] “Whether simulated warhead was accurately activated at this height has not been verified. North Korea’s current capacity to produce tactical nuclear warhead that are compact enough for these smaller shorter range missile also remains ambiguous.”
이어 “북한이 이러한 작은 단거리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을 만한 전술 핵탄두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는지도 모호하다”고 말했습니다.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장착할 만한 작은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는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평가하고 있지만 경량화 수준에는 회의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수 킬로톤 급의 가벼운 핵탄두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술의 고도화와 여러 번의 핵실험을 거쳐야 하지만 아직 북한이 그 정도 실험을 실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또 실전 상황에서 북한의 핵탄두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 “On the missile side they've done a lot of flight testing and launches of the solid-propellent short-range missiles. So those seem to be highly reliable. But of course, they haven't done very much nuclear weapons testing fortunately. And so you know there's got to be some uncertainty there about whether the nuclear warhead would properly function especially delivered by a missile because that puts a lot of stresses and pressures on the on the warhead that they haven't directly tested.”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고체연료 단거리 미사일의 경우 북한이 여러 번 실험을 실시해 신뢰도가 높을 수도 있지만 핵실험은 여러 번 실시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사일에 탑재된 핵탄두가 압력과 충격을 견디고 제대로 작동할 지에 대해 많은 불확실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실제 전쟁 상황에서는 미한 연합군이 재래식 전쟁 단계에서 북한의 미사일 파괴에 나설 것이기 때문에 북한이 사용할 수 있는 미사일이 얼마나 남아 있을 지도 알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