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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천항 견인된 ‘해금강호텔 지지대’ 해체 중...재활용 여부 주목


북한 통천항에 자리한 하층 지지대를 촬영한 위성사진. 작년 12월 24일(왼쪽)과 비교해 올해 3월 6일(오른쪽) 크기가 작아진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진=Planet Labs
북한 통천항에 자리한 하층 지지대를 촬영한 위성사진. 작년 12월 24일(왼쪽)과 비교해 올해 3월 6일(오른쪽) 크기가 작아진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진=Planet Labs

지난해 12월 금강산에서 통천항으로 옮겨진 해금강 호텔의 하층 지지대가 해체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형 바지선이기도 한 이 지지대를 북한이 폐기하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시설로 재활용하려는 것인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해금강 호텔이 해체된 뒤 뱃길로 거의 40km 떨어진 곳으로 견인된 해금강 호텔 하층 지지대에서 변화가 포착됐습니다.

‘플래닛 랩스’가 6일 통천항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에 나타난 지지대는 이전보다 길이가 훨씬 짧아졌습니다.

물 위에 떠 있는 직사각형 ‘바지선’ 형태인 하층 지지대는 원래 약 95m 길이였지만 이날 위성사진에선 약 20m 줄어든 75m로 관측됐습니다.

특히 지지대 남쪽으로 바다가 훤히 드러나 이 부분에서 철거 혹은 해체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앞서 VOA는 지난해 3월 금강산 관광지구의 고성항에 자리한 해금강 호텔의 해체 정황을 포착해 보도한 바 있습니다.

물 위에 떠 있는 수상 호텔인 해금강 호텔은 건물을 떠받치는 하층 지지대와 건물 부위로 나눠져 있었는데, 북한은 건물을 먼저 해체하고 하층 지지대는 물 위에 방치해 왔습니다.

현장에 남아 있던 이 하층 지지대는 지난해 12월 19일을 전후해 돌연 사라졌는데, VOA는 위성사진 분석가인 데이비드 슈멀러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선임연구원의 도움을 받아 이 지지대가 원래 위치에서 북쪽으로 약 37km 떨어진 통천항으로 옮겨진 사실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이후에도 3개월 가까이 별다른 움직임 없이 방치돼 왔지만 이번에 남쪽 부분이 사라진 상태로 발견된 것입니다.

위성사진 분석가인 닉 한센 미 스탠포드대 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지지대의 약 4분의 1가량이 해체됐다는 해석에 동의했습니다.

다만 그런 작업이 물 위에서 진행되려면 물에 뜨는 여러 구조물이 하나로 조립된 형태여야 할 것이라며 4개의 구조물(섹션) 중 1개가 해체됐을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녹취: 한센 연구원] “Now you got two options, you can basically quit and use the barge as it now stands with three sections 75 meters, or you can continue to the whole thing apart and send it to the scrap heap. That is a big barge. You know, it's just wider and longer, but now you've got one that's 75 meters that's still pretty big. But if you want to launch missiles off it, let's use that as an example. That's a pretty good barge to do that from.”

한센 연구원은 “이제 2가지 선택지가 있다”면서 “하나는 작업을 중단하고 3개 섹션으로 이뤄진 75m짜리 바지선을 활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나머지 섹션도 해체해 폐기물로 처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3개 섹션으로 이뤄진 현재의 바지선은 “크기가 75m로 넓고 길어, 예를 들어 미사일을 발사한다고 해도 꽤 좋은 장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9년 10월 금강산 관광지구를 바운하고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 일행 뒤로 해금강호텔이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9년 10월 금강산 관광지구를 바운하고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 일행 뒤로 해금강호텔이 보인다.

해금강 호텔은 한국 현대아산 소유의 건물로 과거 한국 관광객들이 주로 이용해 왔습니다. 그러나 2008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면서 10년 넘게 방치돼 왔습니다.

이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9년 10월 금강산을 시찰한 뒤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한 바 있습니다.

이후 작년 3월 해금강 호텔에 대한 철거 작업이 시작됐으며, 4월엔 한국의 리조트 기업 아난티가 운영하던 금강산 골프장의 8개 숙소동이 해체됐습니다.

또 한국 관광공사가 거액을 투자한 문화회관 건물을 비롯해 한국 측 시설인 금강산 온정각과 고성항횟집 건물도 철거돼 현재 이들 부지엔 콘크리트 잔해만이 남아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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