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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보훈처 “‘저소득국 참전용사 후손 850명에 장학금 지원”


미국의 한국전 참전 용사들이 지난 2019년 6월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했다. 출처: 국가보훈처. (자료사진)
미국의 한국전 참전 용사들이 지난 2019년 6월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했다. 출처: 국가보훈처. (자료사진)

한국전쟁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아 한국 정부가 거동이 불편한 유엔 참전국 참전용사들을 직접 찾아가 감사를 전하는 행사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또 저소득 참전국 후손 850명에게 교육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보은과 교류를 미래세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미 참전용사들과 역사 교사들은 한국의 이런 노력을 반겼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가보훈처는 20일 유엔 참전국 참전용사들에 대한 보은 행사와 교류를 더욱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보훈처는 이날 국제보훈사업 현황을 묻는 VOA의 질의에 대해 서면 답변을 통해 올해 계획을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먼저 참전용사들이 대부분 90대 이상 고령으로 건강이 좋지 못한 점을 감안해 찾아가기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21개 참전국에 있는 41개 한국 재외공관과 의미 있는 장소에서 위로·감사 행사를 더 확대해 열겠다는 것입니다.

보훈처는 이런 행사를 통해 참전용사와 (유)가족, 참전부대원 등 한 해 4만 5천 명을 초청할 계획입니다. 또 참전용사가 입원한 병원과 자택을 직접 방문해 위로하고 격려하는 등 예우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기존 참전용사 한국 재방문 초청사업도 연 3회, 회당 5박 6일 일정으로 지속할 예정입니다.

보훈처는 이를 통해 한국을 지켜준 데 대해 감사를 표하고 한국의 발전상을 홍보하는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은혜를 잊지 않고 보답하는 국가로서의 위상과 격을 높여 한국의 국가 브랜드 가치를 향상”하는 한편 참전용사들에게는 “한국전 참전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하는 의미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많은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은 한국의 눈부신 발전상을 보며 큰 보람과 자긍심을 갖는다고 말합니다.

래리 키나드 전 한국전쟁참전용사협회(KWVA) 회장은 앞서 VOA에 “우리가 한국에서 한 일은 유익했다”며 한국과 한국 국민을 구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전쟁은 “잊힌 전쟁이 아니라 잊힌 승리”라며 자부심을 나타냈습니다.

[녹취: 래리 키나드 전 KWVA 회장] “What we did in Korea was something good. We saved the nation and we saved the people. And what we're talking about is a forgotten victory. Not a forgotten war.”

한국전쟁이 끝난 뒤 고향으로 복귀한 대부분의 미 참전용사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잊힌 전쟁’의 트라우마에 있었지만 한국의 눈부신 경제 발전과 민주화를 목격하면서 전우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는 것입니다.

한편 보훈처는 서면 답변에서 올해 정전협정 70주년을 맞는 7월 27일에 ‘유엔군 참전의 날’ 정부 기념식을 열어 유엔군 참전 의미를 되새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전협정으로 “한국과 자유민주주의 가치 수호기념”, “정전협정, 한미상호방위조약, 주한미군 등 군사적 보장 장치의 중요성” 등을 강조하고 의미를 나라 안팎에 홍보할 계획이란 설명입니다.

또 참전용사들뿐 아니라 후손들에 대한 지원과 교류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보훈처는 올 7월 22개 참전국 후손과 한국 대학생 등 150명을 초청해 일주일간 교류 캠프를 열며 연말에는 캐나다에서 별도로 현지 캠프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2018년 네덜란드에서 시작한 참전국 현지 캠프는 2109년 태국, 2020년 뉴질랜드, 2021년 벨기에, 지난해에는 미국에서 열렸습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참전국 참전용사 후손에 대한 장학사업입니다.

보훈처는 에티오피아 350명, 필리핀 200명, 콜롬비아 200명, 태국 100명 등 저소득 4개 참전국 후손 850명에게 교육비로 1인당 매월 3만원, 미화로 23달러를 지급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국내 대학에 유학 중인 참전용사 후손 약 25명에게는 매달 30만원, 230달러의 장학금을 지급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유엔 참전용사의 희생과 헌신에 보답하고 참전국과의 미래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목적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박민식 처장은 올해 연두 업무보고에서 참전국 다음 세대와의 교류를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었습니다.

[녹취: 박민식 처장] “자유의 가치로 국제사회와 연대하겠습니다. 이제 22개 참전국을 넘어서 물자 지원국을 포함한 66개국으로 대상을 확대하고 대상자도 유엔 참전용사 후손, 주한미군 장병 등 미래세대로 참전의 인연을 개선시키겠습니다.”

보훈처는 이런 계획의 일환으로 ‘유엔 참전 글로벌 아카데미’를 통해 참전국 내 22개 학교에서 한국전쟁의 역사 교육, 관련 영상 제작과 행사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유엔 참전국 학교 교사들은 한국 정부의 이런 교육 지원이 학생들에게도 유익을 준다고 말합니다.

뉴욕주 스프링빌 중학교에서 사회 과목을 가르치는 조셉 카브 교사는 지난해 워싱턴에서 열린 한국전쟁 관련 제3회 교사들을 위한 월드 콩그레스 행사 뒤 VOA에 이런 행사와 한국 정부의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셉 카브 교사] “When you look at the legacy of the Korean War, the United States and the United Nations preserved South Korea in the South Korean people have created an incredible democracy, they have created an incredible economy, and they're very close ally with the United States. However, many teachers do not teach about this in the United States.”

한국전쟁의 유업을 볼 때 미국과 유엔은 한국인들이 놀라운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을 이루도록 도왔고, 한국은 미국과 매우 긴밀한 동맹을 맺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많은 교사가 이를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카브 교사는 이런 이유로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그 유업을 기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전쟁을 일으킨 북한은 전쟁이 북침으로 발발했다고 선전하며 이를 조국해방전쟁승리일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특히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8일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을 맞아 “조국해방전쟁승리 70돌과 ‘일당백’ 구호 제시 60돌”을 맞아 훈련 열풍을 거세게 일으켜 전투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선전했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전문가는 북한 정권이 한국전쟁 역사를 철저히 왜곡시켜 군사력 강화와 도발의 빌미로 활용한다고 비판합니다.

이에 대해 박민식 보훈처장은 앞서 VOA와의 인터뷰에서 “역사적 진실은 그런 프로파간다로 바꿀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세계인은 한국전쟁이 남침으로 발발했고 북한 김일성이 저지른 만행임을 구체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북한 정권의 그런 행태는 한심하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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