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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화성-15형' 발사 이틀만에 초대형 방사포 도발...김여정 "태평양은 우리 사격장" 대미 위협


북한 매체가 신형 무기 실험라고 주장하며 공개한 사진들. 왼쪽부터 신형대구경조정포, 초대형방사포 KN-25, 지대지 전술유도무기 KN-24,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자료사진)
북한 매체가 신형 무기 실험라고 주장하며 공개한 사진들. 왼쪽부터 신형대구경조정포, 초대형방사포 KN-25, 지대지 전술유도무기 KN-24,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자료사진)

북한이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를 쏜 지 이틀 만에 또 다시 초대형 방사포를 동해상에 발사했습니다. 올들어 잠잠했던 북한이 미한 연합훈련 등 군사적 움직임에 맞대응을 본격화하는 양상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20일 오전 7시께부터 7시 11분께까지 평안남도 숙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미사일은 각각 390여㎞와 340여㎞를 비행 후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표적으로 자주 활용하는 동해의 알섬 근처에 낙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에 이어 이틀 만이자, 올해 세 번째 도발입니다.

북한 대외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와 관련해 이날 “군 서부전선 장거리포병부대 해당 방사포병구분대가 20일 아침 7시 방사포 사격 훈련을 진행했다”며 “600mm 방사포를 동원해 발사점으로부터 각각 계산된 395km와 337km 사거리의 가상 표적을 설정해 동해상으로 2발의 방사포탄을 사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의 보도는 방사포탄 발사 1시간 17분만인 8시 17분에 이뤄진 것으로, 통상 무력 도발 이튿날 관련 내용을 정리해 보도하는 관행에 비춰 매우 이례적인 겁니다.

‘조선중앙통신’은 해당 방사포에 대해 “군의 최신형 다연발 정밀공격 무기체계로서 적의 작전비행장당 1문, 4발을 할당해둘 정도의 가공할 위력을 자랑하는 전술핵 공격수단”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미한이 “19일 전략폭격기 B-1B와 스텔스전투기 F-35 등 10여대를 동원한 연합공중훈련을 또다시 벌려놓았다”며 이번 방사포 발사가 이에 대한 대응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미한은 앞서 19일 북한의 18일 ICBM 도발에 대응해 한국 측의 F-35A와 F-15K 전투기, 그리고 미측의 F-16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으로 진입하는 미국 B-1B 전략폭격기를 호위하면서 연합 편대비행을 실시하는 방식으로 연합 비행훈련을 펼쳤습니다.

한국 합참은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 행위이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으로 이를 강력히 규탄하고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김진무 숙명여대 글로벌서비스학부 교수는 북한이 미한의 공군연합훈련에 대응해 작전비행장 타격훈련을 함으로써 ‘눈에는 눈 이에는 이’식의 도발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김진무 교수] “한미 연합이 B-1B하고 F-35를 띄웠잖아요 이번에. 그러니까 공군 전력을 띄웠으니까 거기에 대응하는 군사적 조치를 취한다, 능력이 있다 그런 걸 과시하는 거죠.”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를 전술핵 공격 수단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핵탄두 탑재를 위해선 추가 핵실험이 필요할 것이라며 가능성을 낮게 봤습니다.

탄두를 소형화해서 직경과 중량이 소형화돼야 하는데 그 기술을 달성했는지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담화를 내고 미국을 겨냥한 조처를 계속할 것임을 예고했습니다.

김 부부장은 “최근 한반도 지역에서의 미군의 전략적 타격 수단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태평양을 북한의 사격장으로 활용하는 빈도 수는 미군의 행동 성격에 달려 있다”고 위협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홍민 북한연구실장은 일본 열도를 넘어가는 중장거리 미사일을 여러 차례 쏘겠다는 의지를 미국을 겨냥해 대놓고 드러낸 발언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18일 발사한 ICBM에 대해서도 이튿날인 1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사일총국 지도로 이뤄진 ‘화성-15형’ 발사 훈련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훈련은 사전 계획 없이 18일 오전 8시 하달된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 즉 김정은 위원장 명령서에 의해 불의에 조직됐다”며 불의의 기습발사훈련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이 ICBM 도발에 따른 대북 제재 등을 고려한 듯 발사 훈련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미한 확장억제력 강화와 다음달 중순으로 예고된 대규모 미한 연합훈련에 대한 맞대응 도발이라는 분석입니다.

홍민 북한연구실장입니다.

[녹취: 홍민 실장] “한미가 올해 굉장히 강화된 확장억제력 전개를 할 것이다라고 예상됐기 때문에 북한은 1, 2월 중 좀 잠잠하게 있다가 어느 정도 한미가 훈련이 진행되고 확장억제력 관련 구체적 일정이 나오는 그 순간에 ‘화성-15형’을 쏴서 올해 여기에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는 모양새를 일단 갖춘 거죠.”

김여정 부부장은 ‘위임에 따른’ 것이라며 1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적의 행동 건건사사를 주시할 것이며 우리에 대한 적대적인 것에 매사 상응하고 매우 강력한 압도적 대응을 실시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대해선 대북 적대시 정책 실행기구로 전락시키려는 미국의 강권과 전횡을 허용해선 안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사무국장은 북한이 이번 ICBM 도발을 기습발사 훈련이라고 한 것은 명분일 뿐 이번을 포함해 겨우 3차례 발사한 ‘화성-15형’의 무기체계로서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추가 시험발사가 필요한 단계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신종우 사무국장] “평양 순안비행장 근처에는 미사일 기지가 없으니까 미사일 기지에서 나와서 느릿느릿하게 움직이는 이동식 발사대가 다 보일텐데 그리고 평양 순안 개활지에서 미사일 발사대가 하나 달랑 서 있는 걸 한미 정보 당국이 몰랐을까 그런 걸 보면 기습이라는 표현은 선전적인 용어일 뿐이지 보여주기식 도발을 한 거죠.”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지난해 11월 3일 실패했던 개량형 ‘화성-15형’을 다시 발사한 걸로 추정된다”며 2017년의 ‘화성-15형’ 발사 때보다 탄두 중량을 줄이고 일부 엔진 성능을 개량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김여정 부부장은 20일 담화에서 이번 ‘화성-15형’ 발사와 관련해 발사 소요시간, 연료 앰풀화, 대기권 재진입 등 북한의 ICBM 기술에 의문을 제기한 한국 측 전문가들의 평가를 일일이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김 부부장은 대기권 재진입 등의 “만족한 기술과 능력을 보유했고 이제는 그 역량 숫자를 늘리는 데 주력하는 것만 남아 있다"며 "남의 기술을 의심하거나 걱정해줄 것이 아니라 자기를 방어할 대책에나 고민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롱조로 말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사실상 올해 첫 도발을 ICBM 발사라는 높은 수위로 시작했고 김여정 부부장이 태평양을 북한의 사격장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미국을 겨냥해 긴장을 단기간 최대치로 끌어올리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3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북중 교역 봉쇄 등으로 경제난이 심화되고 있는 북한으로선 미한 연합군에 맞선 도발을 장기간 지속할 내구력이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게 박 교수의 설명입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북한이 이거 계속 유지 못합니다. 소모전이 되면 한미가 훨씬 우세하죠.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단기간 내 긴장을 조성해서 국면 전환을 모색할 가능성도 있다, 방점은 7차 핵실험으로 가면서, 그것도 결국 경제적인 것과 연계되지 않을까 싶고요.”

한국 합참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미한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미한일 안보협력을 바탕으로 확고한 대응태세를 갖추고,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기초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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