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건군절 열병식 행사에서 미국과 한국에 대한 핵 공격 역량을 과시한 가운데,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남북한 간 ‘선제공격 위협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최전방에서 북한의 전술핵무기에 맞서야 하는 한국이 자체 핵무장 카드를 꺼내 들고 워싱턴에서도 이런 요구를 전례 없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현실적 제약을 넘기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다만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적극 호응하고 있는 동맹국 한국의 자체 방어력 확보 의지를 꺾는 데 따르는 득과 실은 추가 논의 주제로 남겼습니다. 11일 영상으로 공개된 VOA ‘워싱턴 톡’ 프로그램에서는 한국 핵무장이 미한 관계에 미칠 파장과 미국이 그런 딜레마를 피하고자 어떤 대안을 구상하는지 살펴봤습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태 석좌와 스콧 스나이더 미국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의 대담을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인민군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고체연료 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공개했습니다. 북한이 고체연료 추진 ICBM 개발에 얼마나 진전을 냈습니까? 이것이 미국에 얼마나 더 큰 위협입니까?
패트릭 크로닌 석좌) 고체연료 ICBM은 북한의 국방력 강화 5개년 계획 중 하나입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고체연료 엔진 연소 실험을 했는데 이번 열병식에서는 빈 발사관을 동원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고체연료 ICBM 시험 발사가 몇 주나 몇 달 뒤 실시될 수 있습니다. 올해 시험 발사를 통해 그 능력에 근접할 것입니다.
진행자) 이번 열병식에서 화성-17형 ICBM이 10~12개 정도 공개됐는데요. 이번에 공개된 ICBM들은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정도의 규모인가요?
스콧 스나이더 국장) 열병식에 동원된 미사일들은 북한이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들입니다. 미국을 타격하고 미국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려 한 거죠. 하지만 크로닌 석좌 언급대로 그런 역량은 아직 갖추지 못했습니다. 또 앞으로 얼마나 걸릴지도 모르고요.
진행자) ICBM 마다 핵탄두를 4개씩 탑재한다고 하면 ICBM 10~12개가 미국의 44개 지상발사 요격미사일을 압도할 수 있는 거 아닙니까?
크로닌 석좌) 그렇습니다. ICBM에 여러 개의 탄두를 장착하는 것이 김정은의 목표 중 하나입니다. 그 역량을 입증하지는 못했지만 이론적으로는 다탄두를 장착할 만큼 큰 ICBM을 가지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추진 중인 계획 중 하나입니다. 김정은은 미사일과 핵탄두를 대량 생산할 것이라고 이미 2018년 밝혔습니다. 2021년엔 1만5천km 사거리의 화성-17형 ICBM, 고체연료 ICBM을 만들어 여러 개의 탄두를 장착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는 이런 역량을 여전히 개발 중입니다. 카메라 등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는 열병식에서 이런 무기를 보여주기는 훨씬 쉽죠. 열병식에 나왔다고 모두 작동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다만 개발 중이니까 이를 심각하게 여겨야 합니다. 하지만 그는 아직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KN-23, 초대형 방사포, 전술핵운용부대도 열병식에 등장했습니다. 한국도 북한의 전술 핵무기의 타격 대상이라는 신호입니까?
스나이더 국장) 북한은 미사일로 미국과 한국을 둘 다 타격할 수 있다는 이중 목표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물론 그중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지난 1년 동안 남북한 간 선제공격 위협 경쟁이 시작됐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핵 선제공격을 법제화하면서 이런 경향이 더욱 두드러졌고요. 또 한국 정부가 선제공격 역량을 언급한 데 대해 북한이 매우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한층 심화됐죠.
진행자) 북한의 ICBM 역량이 한국에도 위협이 된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북한의 ICBM 기술이 미국의 핵우산을 압도하면 미국의 확장억제를 또다시 억지하는 것 아닙니까?
크로닌 석좌) 북한이 미국과 한국을 분리하고 싶어 한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여러 면에서 반대 상황입니다. 우리가 말하는 건 무기만이 아니니까요. 무엇보다 우리는 북한보다 더 많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고 매우 강력한 동맹을 맺고 있습니다. 한반도에는 28,500명의 미군이 있습니다. 주한미군과 한국의 재래식 전력은 우리의 억제 체계인 확장억제의 큰 부분입니다. 전쟁 발발 시 미국은 한국과 함께 개입하는 것입니다. 북한의 핵무기 사용은 자살 행위입니다. 따라서 북한의 역량 증대에 따라 확장억제에 대해 의문이 생기고 논쟁이 치열해도 억지력은 여전히 유지됩니다. 북한이 핵을 강압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미한 동맹을 분리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한국에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북한은 한국, 일본, 미국을 더 가깝게 만들고 있습니다. 북한이 미국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도 공격하려고 하니까요. 북한은 우리를 떼어놓으려 하지만 그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진행자) 1991년 조지 H.W. 부시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모든 핵무기를 철수하면서 한국엔 북한 핵 개발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득하는 한편 핵우산 제공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의 핵 개발을 막지 못했죠. 1991년과 그 이후 일어난 일들을 목격한 한국이 왜 지금은 미국의 확장억제 약속을 믿어야 하나요?
스나이더 국장) 매우 복잡한 질문이네요. 질문 내용과 관련해서도 내가 반박할 수 있는 몇 가지 구체적인 부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핵 문제에 대한 세계 정책과 한반도 정책을 일치시키는 데서 오는 잠재적인 어려움을 이 질문이 중요하게 짚고 있습니다. 미국이 1991년 성취하려던 목표를 살펴봅시다. 미국은 앞으로 일어날 일을 알지 못했는데 당시 초점은 외국 땅에서 핵무기를 제거하고 이를 이용해 북한을 회담에 끌어들이는 것이었습니다. 1991년, 1992년 이런 노력의 궁극적인 결과는 미북 제네바 기본합의였습니다. 개인적 생각으로는 이때가 북핵 프로그램을 동결하고 되돌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미래를 내다볼 수 없는 건 지금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스나이더 국장) 그렇습니다. 현재의 정책 결정이 어떻게 잠재적인 문제를 앞으로 일으킬지 우리는 항상 의식해야 합니다. 진행자는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도 언급했는데요. 일부 미국인 학자는 한국의 이 약속을 빌미로 한국이 (폐연료봉) 재처리를 못 하도록 제한하려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북한은 이미 오래전에 그 선언을 어겼다는 것입니다. 한국이 우라늄 농축과 폐연료봉 재처리를 하지 않는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미국과의 양자 합의와 국제원자력기구 안전조치 준수 때문입니다.
진행자) 한국은 우크라이나 다음으로 가장 심각한 핵 위협에 직면해 있습니다. 한국 국민들은 왜 한 번도 검증되지 않은 미국의 확장억제를 믿어야 할까요?
크로닌 석좌) 맞아요. 우리는 억지력을 증명할 수 없어요. 억지력이 실패할 때만이 우리는 그것이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죠. 부정 명제를 증명하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28,500명의 주한미군은 첫 번째 억지 메커니즘입니다. 전략자산 전개, F-35와 F-22 전투기, 항공모함 타격단, 미한 연합훈련, 통합지휘체계 등 북한이 일으키는 어떤 전쟁에도 미국이 함께 할 것이라고 한국인들이 안심할 만한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더라도 말이죠. 또 우리는 북한보다 더 많은 무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북한이 생존을 걸지 않고는 핵무기를 실제로 사용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진행자) 최근 발표하신 보고서에서 한국이 독자 핵무기 개발에 나서기보다 미국과 민간 원자력협력을 확대할 것을 제안하셨습니다. 한국인들이 이러한 제안을 고려해야 할 이유는 무엇입니까?
스나이더 국장) 저는 한국인들이 핵 억지력 문제를 바라볼 수 있게 하는 비용 편익의 틀을 강조하고 전환하려 했습니다. 또 민간 원자력협력을 강화하는 것 외에도 확장억제 역량을 더 현실화하기 위한 지속적 협력 강화를 권고했습니다. 탁상훈련 등을 더욱 진전시키는 것이죠. 하지만 본질적으로 미한 간 핵 관련 합의는 한국의 핵무기 능력 개발 자제를 대가로 미국이 한국에 민간 원자력 협력을 제공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때마침 현재 민간 원자력 시장에는 커다란 기회가 있는데 미국과 한국이 협력하지 않으면 둘 다 기회를 놓칠 것입니다. 따라서 한국이 자체 핵 역량을 개발하는 우회도로로 간다면 이런 잠재적 혜택들은 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 실현될 수 있는 가시적인 이점도 있습니다. 또한 미한 핵합의의 두 측면에 모두 집중하는 것은 양국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한국의 선택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한 방법입니다.
진행자) 한국이 독자 핵무장에 나설 경우 민간 부문이 입을 피해와 비용은 어느 정도일까요?
크로닌 석좌) (윤석열 대통령이) 핵무기에 관심이 있다고만 발표했는데도 언쟁이 벌어졌습니다. 한국 대통령의 발언 이후 동맹 간 꽤 많은 불협화음과 의견충돌이 있었습니다. 문제는 북한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고 국제사회의 일원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에 대해 신경 쓰지 않죠. 북한은 이미 제재를 많이 받고 있기 때문에 추가 제재에 대해서도 신경 쓰지 않습니다. 한국은 미국 의회와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을 것이고 민간 원자력 에너지와 무기 수출에서의 높은 위상도 위태로워질 것입니다. 따라서 한국이 핵무기 추구 쪽으로 갑자기 선회하면 잃을 것이 많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한국이 그런 제재나 경제적 압박, 타격을 받는 것이 과연 역내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부합할까요?
크로닌 석좌) 아니요. 미국에 끔찍한 일이 될 것입니다. 미국과 한국은 두 나라 모두에 이익이 되는 강력한 동맹을 맺고 있습니다. 한국은 미국 핵무기를 자국 방어에 활용할 필요가 있고 미국 역시 자국 방어와 이익 보호를 위해 한국의 재래식 전력을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양국 모두가 득을 볼 수 있죠. 이 동맹에 갑자기 균열이 생기고 불신이 커진다고 생각해 봅시다. 베트남전 이후 미국이 아시아 지역에 관여하지 않고 한국이 비밀리에 핵 개발을 추진했을 때처럼 말입니다. 오늘날은 정반대입니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의견이 다르지만 매우 긴밀히 협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이 제재당하는 게 미국에도 끔찍한 일이 될 것이라고 하셨는데요. 바로 그런 이유로 한국 일각에선 핵 개발에 나서도 미국의 제재를 피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습니다.
크로닌 석좌) 하지만 제재에는 의회를 포함한 여러 당사자가 관여한다는 게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글렌 수정법은 자동으로 발효될 겁니다. 어떤 대통령은 한국을 신속히 처벌하거나 압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 대통령도 그럴까요? 또 국제사회와 민간 기업들도 있습니다. 한국의 행동에 제재를 가하고 영향을 줄 다른 요소가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진행자) 한국이 핵무기를 만들고 관련 시설을 구축하는 데 얼마나 걸릴까요?
스나이더 국장) 상황을 잘 모르기 때문에 대답하기 매우 어려운 질문입니다. 방금 진행자가 미한 관계가 어떻게 변할지 짚으셨는데요. 한국이 잠재적인 핵보유국임을 우리는 압니다. 기술을 갖추고 있죠. 윤석열 대통령은 비교적 빨리 핵무장할 수 있다고 시사했습니다. 하지만 핵 개발의 어떤 측면은 국제사회의 다른 국가가 반대하면 훨씬 오래 걸리고 더 큰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봅니다.
진행자)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과 핵전력을 갖는 것은 다른 차원 아닙니까? 핵무기를 50~100개 갖추는 ‘핵전력’ 보유 말입니다.
스나이더 국장) 물론 우선 핵무기를 개발한 뒤 무기고를 구축해야 합니다. 북한은 15년이 걸렸습니다. 거의 틀림없이 한국은 더 빨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북한은 불리한 상황에서 핵 개발을 했습니다. 그렇다고 한국이 1년 안에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한국, 일본과 각각 다른 내용의 원자력협정을 체결했다는 지적이 한국 내에서 나옵니다. 일본은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하고 우라늄도 농축할 수 있지만 한국은 할 수 없죠. 왜 다릅니까?
크로닌 석좌) 중요한 질문입니다. 한국이 하룻밤 사이에 핵무기를 만들 수 없는 건 무기급 핵물질에 대한 제약 때문입니다. 미국은 핵무기 제조에 사용될 재처리와 농축의 확산을 늘 저지하려고 했죠. 미국은 1950년대 원자력법을 발효시킨 이래 동맹과 개별적으로 원자력의 민간 이용과 협력을 협상했습니다. 여기서 근본적인 질문은 왜 일본만 예외로 뒀을까요? 당시는 특별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때는 냉전의 마지막 10년인 1980년대였습니다. 당시엔 냉전의 마지막 10년이 될 줄 몰랐죠. 나카소네 야스히로 일본 총리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서로를 ‘론’ ‘야스’로 부를 만큼 가까웠습니다. 또 미국은 일본이 소련에 대한 전략적 보루의 중심에 서도록 독려하고 있었고요. 제가 너무 깊이 들어가고 있는데, 요점은 당시 전략적 이유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양국 정상 간 친밀한 관계와 시기적 이유가 있었죠. 원자력협정을 협상할 때 한국과는 그런 관계가 아니었습니다.
진행자) 전략적 결정이었다면 지금은 한국과 전략적 차원에서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지 않을까요?
크로닌 석좌) 그럼요. 내릴 수 있죠. 토론할 만한 주제입니다. 나는 큰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싶진 않지만 한국에서 이것이 뜨거운 논란의 대상이라는 걸 미국인들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 한국은 핵무기를 만들 수 없는가? 핵무기를 만들지 않는 것이 ‘현명한 이기심’이라는 것이 답입니다. 만족스러운 대답이 아니겠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핵무장이 한국에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을 위해 미국의 무기고를 활용하세요. 윤석열 대통령이 바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핵전력에 한국이 더 큰 목소리를 내고 관여하도록 해 달라고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미한 양국은 바로 그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맞춤형 억제 체계를 구축하는 중이죠.
진행자) 스나이더 국장님, 덧붙일 말씀이 있나요?
스나이더 국장) 미국은 기본적으로 핵 비확산을 위해 핵물질을 통제하는 접근법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접근법에 따르면 일본에 재처리를 허용한 것은 미국의 실수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만약 비확산 전문가들이 이 협상을 처음부터 다시 할 수 있다면 한국에 재처리 권한을 주기보다 일본의 권한을 없애고 싶어 할 겁니다. 특히 일본이 고속증식로 건설로 치른 엄청난 대가와 일본 원자력 산업에 미친 영향을 고려할 때 더욱 그렇습니다.
진행자) 일부 한국인들은 한국 자체 핵무장을 지지하는 일부 미국인 학자들에 고무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오해가 생길 수 있는데요. 핵무장 찬성엔 한국이 알아서 방어하라는 논리가 깔린 것 아닙니까?
스나이더 국장) 이 사안과 관련한 매우 중요한 질문입니다. 미국이 한국의 핵무기 개발을 암묵적으로 승인하면서 동맹을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동맹을 파기할지에 대한 질문이죠. 동맹이 파기된다면 한국은 엄청난 비용을 치르는 것입니다. 한국인들은 그런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 특정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토론이 시작 단계에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문제를 극복하려면 꽤 오래 토론이 계속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일리가 있습니다. 한국 핵무장에 힘을 싣는 미국 학자들은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기도 하니까요.
스나이더 국장) 일부는 그렇죠. 하지만 다른 이들은 미국의 부담을 생각하면서 그런 부담의 일부를 넘길 수 있을 만큼 한국을 신뢰할 수 있다고 느낍니다.
진행자) 중국 정찰풍선 사태는 경직된 미중 관계에 큰 타격을 가했습니다. 미중 간 긴장 고조가 북핵 문제 해법 모색에 어떤 영향을 줍니까?
스나이더 국장) 10년 전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캘리포니아주 서니랜드 회담에서 북한 문제 협력에 합의했습니다. 2023년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같은 합의를 할 것이라고 상상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미중 전략적 경쟁의 수준과 깊이, 폭이 훨씬 커졌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중국 정찰풍선은 몬태나주 상공을 지났는데 맘스트롬 공군기지에는 지하 핵미사일 격납고가 있죠. 미국에 얼마나 심각한 안보 위협입니까? 중국의 정찰 활동과 공자학원 등 정보전에 대응해 미국과 동맹들이 힘을 모아야 할 변곡점에 있는 건가요?
크로닌 석좌) 이번 사태는 중국의 정찰 활동을 조명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국제적이며 포괄적인 활동입니다. 이 비행선들은 근우주에서 비행하고 있습니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비행선 정찰대 규모에 대해 우리는 지난 몇 주, 지난 며칠 사이에야 비로소 파악했습니다. 이 정찰대는 8년 전 신설된 전략지원군의 일부일 텐데요 정보전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사이버전과 정치전, 전자전을 통합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직면한 심각한 위협입니다. 몬태나주 미니트맨-3 격납고 상공에서 이미지 또는 신호 정보를 수집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닙니다. 그들은 아무도 상상할 수 없는 매우 민감한 전화 통화를 감청했을 수 있습니다. 또 어떤 정보를 획득했는지 누가 알겠습니까? 하지만 이제 미국과 동맹을 이런 대규모 감시와 정보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과거와는 다른 종류의 정책이 시작돼야 하는 시점입니다.
진행자)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국은 중국 전투기의 한국 방공식별구역 침범에 대해 더 민감하게 반응할까요? 예전에는 미국 정부가 우려를 표명할 때도 있고 한국 정부에 물어보라는 반응을 낼 때도 있었는데요.
크로닌 석좌) 중국과 러시아가 한국의 방공식별구역, 영해와 우주공간에 침범하는 것에 대해 미국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봅니다. 더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주한미군이 여기에 큰 경각심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워싱턴은 멀리 떨어져 있고 미국도 긴 국경을 지키는 데 집중하느라 한국 영공 침범이 미국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을 때도 있죠. 하지만 분명히 말하는데, 중국이 한국에 공격적 행동을 하면 우리는 한국을 보호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석좌와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의 대담 들으셨습니다.
※ 위 대담 영상은 VOA 한국어 방송 웹사이트와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