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북한 해킹 조직을 지난해 미국 블록체인 기업에서 가상화폐 1억 달러를 탈취한 주범으로 지목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탈취 자금이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대량살상무기 지원에 사용된다면서 관련 계좌를 동결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지난해 6월 1억 달러 상당의 가상화폐를 탈취당한 사건이 북한의 소행으로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FBI는 24일 보도자료에서 “수사를 통해 북한과 연계된 라자루스 그룹의 사이버 행위자들이 2022년 6월 24일 신고된 ‘하모니’의 ‘호라이즌 브리지’의 1억 달러의 가상화폐 탈취 사건에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올해 1월 13일 북한 사이버 행위자들이 지난해 6월 탈취한 6천만 달러 이상의 이더리움(ETH∙가상화폐)을 익명 거래 프로토콜인 ‘레일건’을 통해 세탁했다”며 “이 이더리움 중 일부는 이후 여러 가상화폐 업체에 전송돼 비트코인(BTC)으로 전환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미국의 블록체인 기업인 하모니는 서로 다른 종류의 가상화폐를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 ‘호라이즌 브리지’에서 지난해 6월 해킹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런데 FBI는 약 7개월의 수사 끝에 당시 사건의 배후에 라자루스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입니다.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조직인 라자루스는 지난 수 년간 가상화폐 거래소 등을 해킹해 수억 달러를 탈취했습니다. 또 랜섬웨어 공격을 통해 전 세계 은행과 민간 기관 등에 피해를 입히고 있습니다.
FBI는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 지원에 사용되는 북한의 가상화폐 탈취와 세탁 행위를 식별하고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비트코인으로 전환한 일부 가상화폐 계좌를 일부 동결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앞서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사이버안보·기간시설안보국(CISA)은 "북한은 전 세계 금융기관과 암호화폐 거래소를 대상으로 사이버 절도를 단행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등 정부 우선순위에 자금을 지원한다”며 “잠재적으로 수억 달러에 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지난해 7월 백악관의 앤 뉴버거 사이버·신기술 담당 부보좌관은 북한이 악의적 사이버 활동을 통해 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자금의 최고 3분의 1까지 충당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